인절미 할아버지

by 신하연

한복을 입은 할아버지가 떡메를 치고 인절미를 만들고 계셨다. 회색으로 희끗희끗한 머리셨는데 상투를 틀고 백색 한복에 직접 떡을 뽑고 그 떡을 치고 계셨다. 너무 우리 민족의 모습이어서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 나중에 그 할아버지는 어린 손자와 함께 나와서 두부 젤라또 아이스크림 파는 곳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다. 그 모습이 왠지 뭉클했다. 떡을 만들어서 팔고 그 돈으로 손자 아이스크림 사주는 모습에 그 손주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까 싶었다. 왠지 손주는 떡메치기 하는 할아버지가 창피하지 않을까, 그래도 아이스크림 맛있게 먹으니 좋을까. 무뚝뚝한 표정의 할아버지는 떡 팔아서 우리 손주 이렇게 비싼 아이스크림 사줄 수 있으니 참 좋구나 이러실까. 손주가 창피해하든 말든 손주 입에 맛있는 거 먹일 수 있으니 좋다, 싶으실까. 손주는 너무 어려서 할아버지가 창피한지도 모를 수 있지만 나중에 커서 그런 할아버지를 싫어하게 되지는 않을까 그런 걱정까지 순간 들어버리는 걸 보면 나는 할아버지가 행복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나보다. 웃지 않으시고 묵묵하게 떡을 치고, 그게 잘 팔리지 않아도 힘을 세게 써서 떡을 치고 자신의 일을 유지하고 해내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요즘 사람들은 떡을 잘 먹지도 않고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간 건지도 잘 모르는데, 나도 그저 맛있다며 먹고 말았는데 할아버지에게는 떡이 전부일 것 같아서 그 혼과 열정에 나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의 감탄은 약간은 쓸쓸한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가을을 맞아 스러져 버리는 나뭇잎을 볼 때처럼. 사람이 아무리 노력하고 끊임없이 일을 해도 세계는 너무 빠르게 변하고 우리는 그 변화에 순응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럼에도 전통을 지키는 게 어떤 마음일지 조금이나마 그려져서.. 내 것을 지키고 우리 것을 지키는 마음으로, 내가 안 지키면 아무도 안 지킬 테니까 전통 방식으로 떡을 만들고 힘이 들어고 치고, 만들고 계신 것이었다. 기계로 쉽게 만들지 않고 그렇게 정성이 들어간 떡을 나는 평범한 떡을 먹듯이 먹어 놓고, 결국 이렇게 잠시 지나가는 마음 정도로 할아버지를 마음으로 위로해 드리고 끝이 나버리는 것도 왠지 안타까워서. 그래서 나는 쓸쓸하게 찬사하고 안타깝게 응원해드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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