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여행 3일차

2025.5.5

by 신하연

우리는 밖으로 나와서 걷다가 베이커리 카페에 들어갔다. 나는 어제 너무 많이 먹어서 굶으려고 음료만 주문했고, 남자친구는 프렌치 토스트를 시켰다. 사람들이 많고 조리 시간이 오래 걸려서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헀다. 우리는 기다리면서 각자의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작가가 되어 세계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했다. 유명한 사람도 만나보고 많은 사람들의 삶을 알아가고 싶다고 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의 그림 일기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오르한 파묵처럼 일기를 계속 쓰고 그걸로 책을 내고 싶다고 했다. 남자친구한테 생텍쥐페리의 사람들의 땅을 다 읽으면 빌려주겠다고 이야기했다. 남자친구는 전문성 있는 일을 갖추고 정년 없이 평생 일할 수 있는 걸 꿈꾼다고 했다.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사내 벤처 같은 건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프렌치 토스트는 잘 구워져 노릇노릇했다. 계란물을 입혀서 색이 고왔고, 갈색으로 익은 부분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샤인머스켓, 사과, 구운 바나나도 곁들어 나왔다. 나에게 한입씩 먹어보게 하고, 이런 바나나는 안 먹어 보지 않았냐며 주었다.

우리는 원래 영랑호에 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바람도 너무 많이 불고 추워서 척산온천휴양림에 가기로 했다. 설악산 식물원도 후보였지만 따뜻하게 쉬고 싶어서 언젠가로 미뤘다. 택시를 탔는데 기사 아저씨가 젊은 사람들이 온천에 간다고 하며 웃으셨다.

척산온천 휴양림은 택시가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터가 넓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카운터에서 사람이 안내하고 있었고, 직원들과 바쁘게 대화했다. 우리는 1시간 뒤에 보자고 하며 각자 안으로 들어갔다. 사우나에 들어가니 더운 습기가 가득했다. 나는 황금탕에 오래 앉아 있었는데 밝은 노란색 물에서 피로가 풀어졌다. 그 후에 노천탕으로 갔다. 선녀가 나올 것같이 구불구불한 탕에 있다가 히노끼 나무로 만들었다는 일본식 탕에도 들어갔다. 시원한 바람이 오가서 숨쉬기가 수월했다. 안경을 낀 아주머니, 흰 피부의 할머니, 귀여운 어린아이가 탕을 오갔다.

약속시간 10분 전에 나가서 긴 야외풀장을 지나 찜질방으로 들어갔다. 남자친구는 이미 그곳에서 쉬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일찍 올 걸 그랬다고, 잠깐 떨어져 있었는데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찜질방에서 쉬고 장난을 치면서 놀았다. 요가 동작도 몇 개 알려주었다. 가족 단위로 사람들이 점점 많이 들어왔다.

그 후에 88생선구이 집으로 갔다. 우리는 오픈할 때 바로 줄을 서서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들어갔다. 그런데도 한참을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기대가 되고 빨리 먹고 싶었다. 직원분이 생선을 모두 숯불탄에 구워주셨다. 열기, 오징어, 메로구이, 고등어, 삼치, 꽁치가 있었다. 간장 마늘 소스에 구운 생선을 찍어서 먹으니 감동적으로 맛있었다. 생선 하나를 먹을 때마다 다른 맛이 느껴졌고, 특히 메로구이는 아주 쫀득하고 입에서 살살 녹았다. 남극이빨고기라는 생선이었다. 양이 적게 나와서 안달날 정도로 맛이 좋았다.

생선구이와 조가 섞인 부드러운 쌀밥, 진한 미역국까지 맛이 좋았다. 남자친구가 앞치마랑 반찬도 가져다 주고, 내가 잘 먹으니까 미역국도 나눠주려고 했다. 나는 생선을 잘 발라먹었고 남자친구는 그러지 못해서, 내가 다음에 발라주겠다고 말했다. 어릴 때 가족과 온 것처럼 훈훈하고 정겨운 생선가게였다. 그런데 옆에 앉아 있는 여자아이는 과자를 먹고 싶다고 투정을 부렸다. 어린 아이는 이렇게 맛있는 것도 맛을 모르는구나 싶었다.

가는 길에 또 버스를 타서 한참이 걸렸다. 프리미엄인데도 후회가 많이 되었다. 우리는 휴게소에서 호두과자를 사 먹었다. 갓 구운 걸 주셔서 팥이 달콤하고 따뜻했다. 겉부분이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서 너무 맛이 좋았다. 남자친구가 호두과자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는데 나도 더 좋아졌다. 내리고 짐 싸서 집 가야 하는데 호두과자 한 개를 꺼내서 먹고 싶지 않냐고 했다. 되게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인데도, 나를 배려해서 챙겨준 게 고마웠다. 나는 그때 정말로 한 알이 생각났었기에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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