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마음의 술렁거림

2026年 2月 8日 일요일

by 김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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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날 새로 산 화초 화분들의 잎이 어찌 쪼그라드는 것이 내내 걱정되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일을 다녀와서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그들을 베란다로 옮겨다가 물을 다시 주었다. 몸을 바닥으로 깊이 숙여 쪼르륵 물이 빠지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괜찮은 거지?’라며 그들을 다시 매만졌다. 아무래도 오래 두고 보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난 후 전날 본 타로점을 떠올렸는데, 심히 기분이 좋지 못했다.

즐거운 것을 계속 찾으라니.

더 여유를 가지고 몸을 돌봐야 한다니...




저는 요즘 충분히 느슨하다 못해 게으른데요.
여기서 더 얼마나.





얻고자 하는 답은 얻지 못하고 답답한 질문들만 잔뜩 받아 머리가 지근거렸다. 어쩐지 마음마저 무거워진다. 바로 그리던 아이패드 그림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생각을 지울 때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좀처럼 먹먹한 시간이 흐른 뒤에는 맥없이 흘러갔던 지난 묵은 감정들을 제삼자의 시선으로 관찰하게 된다.



그래서 왜 기분이 안 좋았더라?



생각해 보면 그리 나쁜 이야기만은 아니고, 오히려 너무 잘 들어맞아서 스스로 벽을 쌓아둔 것은 아닐 텐지. 부귀영화를 곧 누리게 될 거라는 소릴 듣고 싶었을 테냐고.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저 지금 내 불안에 대한 해결책을 얻고자 했을 뿐인데, 그것이 내 생각과 다르니 기분이 상했다고 여겨졌다.


즐거운 것을 찾으라...

그날부터 내내 그 생각이 떠올라 머물렀다.


그러니 말이야. 내가 즐거웠던 적이 있었던가? 꽤 많지 않았어? 라며 지난날의 기억을 소환해보려 하자, 아이러니하게도 최근에 남아 있는 행복한 기억은 엄마와 화분을 사러 외출하던 날, 횟집에서 시켜 먹은 광어회 한 점을 초장에 푹 찍어 입안에 넣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말한다. 이런... 고작 이런 게 행복이라니...



작년을 돌아보니 어떠한가?

꽤나 당황스러웠다.



열심히 새벽 루틴도 지키고 성실하게 보낸 작년 시간 속에 딱히 떠오르는 행복한 기억이 없다.

하물며 ‘그래도 있지 않은가?’ 하며 겨우 하나를 꺼내 보니, 일상이 아닌 엄마와 유후인으로 여행 갔을 때의 아기자기한 소품이 그득한 동화 마을 하나만 아련히 떠올랐다.




나는 뭘 하며 살아왔던가... 대체
모조리 휘발되어 버렸다.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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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 기억 속에는 행복한 순간들이 종종 남아 있다. 그건 특히 강렬한 것으로 내 아이돌 덕질 시절이겠지. 물론 슬프고 공허한 기억도 따라 맴돌아 씁쓸한 기분도 얻게 되었다만, 그래도 그때가 좋았지라는 추억을 곱씹었다.


밤새 우리 최애군 사진을 포토샵으로 작업하던 기억과 친구들과 최애 이야기를 나누며 떠들던 날들이었던가. 물론 그리워서 다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것에서 힌트를 얻고자 한다.

과거의 행복한 추억이 왠지 오늘날의 질문의 답을 구하는 것에 도움이 될 듯하다.


즐거운 일들이라...

하루를 평이하게 하고 싶은 것만 누려 보내는 것은 생각보다 큰 행복의 에너지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쉬이 증발되어 기억에서 사라졌을 테지.


게다가 여행은 좋지만, 여간 경비라던지 아팠던 우리 집 강아지를 생각하면 자주 누리기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외출은 어떨까? 무작정 나가보는 외출. 그것이 내게 엄청 성가시고 귀찮아 외면받을 것이라도, 몇 번의 시도쯤은 괜찮지 않을까?




목적 없는 외출.

작은 서점을 찾아가 보고, 근처에서 혼밥을 한 뒤 카페에 덩그러니 차 한 잔 마시고 오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동네를 걸어 둘러보는.

기왕이면 먼지에 덮여 있는 내 카메라에 그 순간들의 기록을 담는 것은 어떠련지?



그러자 호기심이라는 녀석이 요동치는 새벽이다.


소행기를 월간으로 시작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을 소소한 외출로 달래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사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에 괜스레 마음이 불편한 것도 덤일 테야, 호기심 이 녀석을 더 부추겨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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