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갑지 않은 어제를 다시 마주할 때에는

2026年 2月 9日 월요일

by 김바다




괜스레 그런 날들이 있다.



지난밤, 잠을 잘 이루어 개운한 컨디션과는 달리

어딘가 찝찝하고

달갑지 않은 잔여 감정을 종종 마주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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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한 주를 시작하는 오늘이 그러했다.


그것은 별일 없이 무탈할 때에도 모난 마음이 가끔 삐쭉 드내밀 기도 하고, 어제처럼 사소한 소용돌이에 휘말렸을 때에도 그러했다. 아무래도 그것이 오늘까지 이어진 듯하다.



스멀스멀 기어오는 것이 꽤나 불쾌했다.

시원하게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여 소낙비라도 세차게 뿌려줄 것도 아니면서, 오는 둥 마는 둥 가랑비처럼 꿉꿉하게나 만들고 머릿속을 무겁게 하기만 하니. 마치 해결되지 않는 미궁 속 사건들처럼 나는 뻥져서 어제로 인해 오늘 하루를 망치고 말 것인가.


괜한 염려에 풀이 죽어 쓸데없는 걱정거리라도 만들고야 말 텐가 싶어. 노여워졌다. 그리고 초조해지며 마음이 조급해져 급히 달가운 것들을 쫓곤 했다.





하지만 흔히 알고 있던

'힐링, 치유, 온화한 마음, 느긋함의 균형'




그런 단어들이 그렇게 쉽고 빠르게 가질 수 있던 것인가.


그렇다. 아쉽게도 마음의 평안을 찾고자 하는 단어들은 속도가 매우 느려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러니 어떻게 해?

그토록 안달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지난 시간 속에서 충분히 배우고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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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스산한 바람을 품고 있는 창가로 나가

창문을 열고 새벽바람을 쐬었다.


온몸이 경직될 정도로 서늘한 기온이 어지럽던 머릿속을 단숨에 새하얗게 지워버린다. 그리고 잠시 머물렀을 때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자 하니 꽤 상쾌한 기분을 조금 맛볼 수 있었다.


허나 꽃샘추위를 몰고 온 새벽 공기는 오래 머물 것이 못된다. 몸에서 찌릿한 진동이 흐르듯 후르륵 떨려왔다. 나는 얼른 베란다 문을 닫고 따스한 방 안으로 냉큼 들어왔다. 그것이 잠시 냉기에 떨던 몸을 온기로 다정히 감싸주었다.


이를테면 포트에 물을 데워 커피 한 모금이라도 마신다면 어떠한가.

몸속 깊이 따스롭던 것으로 든든함이 채워져 내가 무엇 때문에 감정이 꿉꿉했는지 잠시 잊고야 말지. 그럼 내 머릿속 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이 영 불편하여

그것이 금세 사라지지 않는다.




시끄러운 사람들의 목소리,

그리고 좋은 마음에서 나온 말이었겠으나

내게는 따가운 충고의 말들.


누군가 미움 속에서 나온 모진 말과 행동들.



그것들은 극히 짜증 나고 화가 치밀게도 하지만,

당시가 지나고 나면 대개 정말 보잘것없는 하찮은 것들이다.


굳이 그 상황에서 내가 화를 냈어야만 했는지.

그런 모습을 보였던 나 자신에게 실망하며

오늘까지 품고 온 마음이었을 테다.




내 방 포근한 소파에 앉아, 따스한 머그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천천히 동그란 물 잔 안에 담긴 까만 액체를 바라보았다. 그건 아마도 설탕을 듬뿍 떠 넣어 미친 농도의 달고나 맛 커피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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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겉으로만 봐서는 그것이 단 것인지 쓴 것인지 알 수 없다.


녹아든 것이 설탕인지 소금인지 알 수 없을뿐더러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고유의 액체일 수도 있을 거니까. 그럼 천천히 입안에 넣어 맛보아야 한다. 그러면 그리도 많이 넣은 설탕과 아직 온기를 머금은 그윽한 커피 향이 느껴진다.




나는 상상해 보았다.

만약 그것에 든 것이 소금이었을 테면,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냉큼 그것을 버렸을 테고,

아무것도 넣지 않은 커피 원액이라면,

아차 싶어 설탕을 넣으러 부엌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그럼 말이지, 내 감정도 마찬가지 아닐까?



내가 원하는 감정이 아닌 것이 든 것을 알았다면,

일단 비워버리고 새로운 것을 준비하면 된다.


물론 새로운 것을 준비하는 데에는 커피를 다시 타야 하는 것처럼 번거롭고 꽤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온전히 괜찮은 새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을 테니, 그 또한 좋다.


또한 뭔가 빠진 듯 밍밍한 마음이 허전하게 느껴진다면, 좋아하는 단맛의 행동을 찾아 추가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생각해 보면 늘 과거에도 그렇게 해왔던 것이 아닌가 했다.




그래. 맞아.
늘 그랬던 것 같아.

애석하게도 어제의 그 고약한 잔여 감정에게
홀려 잊고 있었을 뿐일 테지.






전날의 문제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당장 해결될 일도 아니니 조용히 스위치를 꺼두기로 했다.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우선 둥 하고 멀어져 일상에 충실하고자 생각했다. 그러다 보면 소리 소문 없이 시간의 마법사가 문제들을 흐려 없애줄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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