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봄을 위해

2026年 2月 27日 금요일

by 김바다



스크린샷 2026-02-27 오전 9.50.13.png




매년 다가오는 봄이

뭐가 그리 대수롭다고.


허나 마음이 살랑, 거울 앞에서는

좀 더 화사해지고자 결심을 하고.


내 인생에 로맨스라곤

한물간 저 너머의 세월임에도

달빛 타고 온 왕자님을 기대하는 소녀가

되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스크린샷 2026-02-27 오전 9.50.33.png






그렇다, 매년 봄이란 그 몹쓸 기지배

이리도 들뜨게

애간장마저 녹여 들고자 핑크를 앞세운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겨울 속에 있다.

그러니 모든 계절이 시리기만 할 테다.

다만 조금 덜 차갑거나, 더 많이 서리거나.


밖의 날씨가 풋풋하여 상쾌한들

무심히 껴입은 오리털 파카 속에 작게나마 온기를 숨겨야 했고.


모두가 상냥한 내음에 휘날릴 때.

비정하고 차가운 시선틈에서도 쫄지 않은 척

의연한 인간이 되어야만 한다.




언젠가 이곳에서 도망치겠다고.

떠들고 다녔던 지금보다 조금 어린 시절들은

존재했겠으나

내 봄은 여태 오지 않은 것 같다.



스크린샷 2026-02-27 오전 9.51.41.png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니

사계 중 가장 시작에 가까운 이 계절을 두고

다들 설레며 빛나는 시작을 바라고자 하던 것 같다.


내게 아직 멀고도 먼 이야기인데. 괜히 침울해진다.





아니, 그렇다면 말이다.

시작이 아닌 봄은
좀 어떨까?





비록 비정한 냉골이어도,

이미 머리속은 싹을 틔우고

먼 미래의 행복한 상상도 그득하다는 데.


하물며 세상의 모든 봄이 다 똑같을 리 없으니.


나의 3월의 봄 장르가 몹쓸 스릴러물이라면

투박한 배경 음악이라도 바꿔버리자.



혹시 또 모를 일이지.


서늘한 분위기 속에 얄팍하면서도

말랑한 음악이 흐르면

실로 폭소를 자아내던.

공포를 풍자한 시트콤이 될지도.




그렇게 생각하면 말이야.


이번만은 왠지

조금 다를 것만 같지 않냐

그저 싱글 웃어버리고 말던가.




스크린샷 2026-02-27 오전 9.52.11.png




나는 어떤 봄을 위해,

생각들을 기꺼이 조금은 비우고자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푸름으로 돌보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