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으로 돌보는 법

2026年 2月 26日 목요일

by 김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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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그저 단조로운 뉴에이지 음악처럼

잔잔히 여울져 흐른다.


때론 크고 작은 바위에 부딪혀

거센 물폭포가 스친 미세한 흔적을 남기긴 했지만,

전부를 부서뜨리지는 못한다.


헌데 왜 나는 그리 좌절하여

모든 상실만을 바라보았을까.


이전의 성실의 나날들도 좋았지만.

때로는 충분한 휴식과 건강한 음식으로

몸을 돌보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이 피폐해질 때는 컨디션도 한몫한다. 피로를 그저 방치하고 무시하다가 이명이 생겼다. 나약한 내가 싫어 ‘이쯤은 견뎌’ 라며 혹하게 다그쳤던 지난날로부터. 언제까지 자책만 할테냐며.


즐겁고 건강한 삶을 만들어보자.

그런 다짐으로

낯선 것들을 시도해 보던 2월이었다.





푸릇한 것을 보고.
푸른 것을 먹고.

파란을 떠올리며 생각해 보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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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일의 하루는 꼭 볕이 좋은 날,

모든 화분을 베란다로 옮겨다가 물을 듬뿍 준다.


그리고 곧 아침을 챙겨 먹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종종 호박이나 당근을 양배추와 함께 쪄서 찜야채도 만들어 먹긴 했지만, 푸릇한 야채도 먹어보자는 생각에 다소 생소한 샐러드용 채소를 쿠팡에서 한 박스 주문해 받았다. 맛은 밍밍한 풀 맛.


하지만 정말 못 먹을 정도는 아니어서 ‘나는 토끼다. 나는 사슴이다. 이건 정말 맛이 일품이야~’ 되뇌며 매 식단마다 열심히 씹어 되었다.



그때 우연히 서재로 통해 빛 잔뜩 머금은 화초들에게 시선이 향한다. 푸릇한 것을 보며 푸른 것을 질겅질겅 씹고 있으니까, 아이러니하게도 참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게다가 마치 로빈슨 크루소가 된

환상에 접어들었다.


지금 이 공간, 내 집이

마치 무인도 숲 속에 방치된 것만 같잖아.

아휴, 생각만 해도 무시무시한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상상 속에서 다시 도로 나를 내 집 현실로 떨어뜨려놓자, 이 순간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매일같이 ‘숲은 로망이야’ 라며 노래를 불렀지만, 실은 이 도시의 삶이 더 좋았던 것은 아니었나 싶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집 앞에 각종 야채와 먹거리가 배송된다.

또 숲이라면

집 한 켠에 충분히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이니.

새삼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지, 주변을 감탄으로 돌아보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즐거운 것도 마찬가지일 까나.

굳이 따지고 들지 않아도 이 순간이 그렇다 여기면 그렇게 변하게 되는 마법일 테지.

다만, 군데 조금 불편한 것들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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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따스하게 맛 좋은 것들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


그리고 곧장 어디든 누워버렸다.

그때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머릿속에 풍요의 바람이 일었고

나지막한 자장가의 휘파람 소리도 들렸던 것 같다.


솔솔 부는 바람은 푸름을 타고 파란이 되어 온다.

그것은 물속에서

수만 가지 오색 빛깔로 번지는 은연한 마음.



금세 머물다 이내 흩어질 기분이지만,

잠시만이라도 충분하다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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