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요일 (1)

26年 3月 11日 수요일

by 김바다





나의 휴일은 수요일부터 시작된다.

그 언제부터였을까.



평일인 수요일부터 주로 쉬는 날을 갖고, 가장 업무가 많은 주말로부터 화요일까지 일로 바쁜 나날들을 보낸다.



그러니 화요일 밤.

늦은 업무가 끝나고 나서는

너무나 들떠 몸부림의 몹쓸 춤을 춘다.


'까악, 너무 조하~ 쉬는 날~'

내일은 뭘 할까나? 살짝 외출해 볼까나.

아니야, 역시 집콕이 최고지! 라며 베실베실

싱그러운 구름을 둥둥 탔다.


스크린샷 2026-03-12 오후 7.15.03.png


그리고 마침내 맞이한 수요일.

쉬는 날은 항상 아침 일찍이 눈이 떠진다.

하지만 그날은 빈속에 냉수 드링킹하고

기지개도 켜보지만.

몸이 찌뿌둥한 것이 여간 심상치 않았다.


그러고 보니 요 며칠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아침 운동을 시도했던 탓이던가.


매일 나서던 산책길에서 살짝 범위를 넓혀 땀날 정도로 빠르게 걸었던 것이 전부였는데, 점점 시름시름해졌다. 에휴~ 고작 운동 이틀 했다고 이 모양이냐고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덜썩, 거실 한가운데에 누워버렸다. 꼬질꼬질한 우리 집 강아지들이 다가와 꼬순내를 풍겼다.

'애들 산책!! 목욕도 시켜줘야 하는데...'


어쩌면 몸뚱이와 내 자아는

분리되어 버린 것이 분명했다.

소통이란 우주의 말인가.

아니면 옛말이련가.


이리 통하지 않다니...

열정은 피로에 잡아먹혀 버렸다.


그렇게 바닥을 유유히 헤엄치고 있을 때

문득 생각이 번뜩였다.



'오래간만에 목욕탕이라도 가볼까나?'



그렇다. 알싸한 온탕에 둥둥 몸의 때를 불리고,

노랗고 파란 무정의 때수건으로 벅벅

지난날의 내 흔적을 밀어내던 것. 그것 말이다.


아직 이른 오전 시간이니 다녀온 후에도

남은 하루의 시간이 충분할 듯했다.


오~모처럼 피로회복도 되고, 잠시니 나쁘지 않겠네! 라며

생각한 후, 얼른 일어나 목욕탕 짐을 꾸렸다.


그리고 시름의 앓는 소리와 함께 도착한 목욕탕에서

번개불처럼 온탕으로 뛰어들었다.


스크린샷 2026-03-12 오후 7.14.52.png



으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발끝으로 전해지는 뜨거운 물의 온도는

머릿 속 찬란한 광경을 펼쳐 보인다.

뜨근한 쓰나미야 말로 낙원의 품이려나.


온기 가득하여 아지랑이 품은 액체가

몸에 밀착되었을 때.

표면에 닿은 물의 감촉보다 뜨거운 물의 온도가 먼저 느껴진다.


그것은 상당히 개운하다.

또한 저릿하게 만드는 고통이 환희로 바뀌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오묘한 감정을 숨기듯 무뚝뚝한 표정을 하고 즐겼다.


그렇게 한동안 온탕 속에서 턱까지 몸을 잠그고 있을 때쯤이었다.


카랑한 목소리가 목욕탕에 울려 퍼졌다.

그것은 다소 우렁찬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와도 비슷하다. 어느새 호탕한 그녀들을 보고자 한다면 이곳은 잠시 시끌벅적한 시장통과 비슷한 풍경이 펼쳐지는 듯하다.


그동안 둥 떨어진 나는 멀뚱히 허공만 응시한 채 귓가에 스위치만 켜두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경청해 본다.

스크린샷 2026-03-12 오후 7.14.43.png


어제 뉘 집에~ 라던 그저 흔한 일상 이야기였지만,

그것이 그토록 그녀들을 웃음 짓게 하던가.

좀처럼 그녀들의 웃음 포인트가 어려웠지만 그 또한 흥미롭다고 여겼다.


그때 한편에서는 희끗한 흰머리의 여성분이 반대편 쪽 지글지글 끓는 지옥 온탕에서 잠시 머물다가 내가 있던 탕으로 건너왔다. 그리고 이내 몸을 담그고


"아이고~ 여기는
저기에 비하면 냉탕이네! 냉탕!"



큰 소리를 내며 말하던 것이었다.



분명 혼잣말일 테지만,

아니다. 누군가와 소통을 요청하는 외침이었다.


그녀의 목소리에 곧 건너 앉아계시던 여성분이 답했다.

"그렇지요? 저쪽에 있다가 오면

여기는 참 밍밍~하지요?"


그러자 그녀들은 호호, 하하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신기했다. 서로 인면식도 없던 그녀들이 단숨에

절친 모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이곳, 목욕탕은 신기한 세계라고 생각했다.



불린 때로 탕에서 탈출 후, 가진 각질의 때와 사투를 벌이고 냉큼 목욕탕 밖으로 뛰쳐나오면

이 세상의 모든 바람이 그리도 상냥하게 느껴진다.


어느덧 축축한 마음도 뽀송해지고, 피로에 찌든 컨디션은 갓 태어난 듯 활기를 되찾았다.

그리고 이어 허기가 몰려들었다.


갑자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김밥 생각이 간절해서 근처 김밥집을 찾았다. 그리고 신속한 주문 후 빠르게 두 줄을 포장해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오목한 나무 그릇을 내어와 한아름 담아 점심을 차렸다.


목욕 후여서인지 김밥은 정말이지, 꿀맛만 같았다.




스크린샷 2026-03-12 오후 7.14.30.png



두 줄은 한 번에 먹기 어려우니 남은 것은 저녁이라며.

다이어트는 못해도 소식이라도 하겠다고 마음 먹고

잠시 꿈나라에 접어들었다.



천국이란 이와 비할 테냐 싶던

온전한 휴일의 맛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슈팅 스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