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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휴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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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bbi Aug 07. 2018

11. 응급실(1)

어서와, 구급차는 처음이지?

막 자려고 누운 시간, 갑자기 배가 살살 아파왔다. 위장이 약한 내게 복통은 예삿일이었기에 요놈의 위장이 날 또 괴롭히는구나- 하고 잠이나 청하려 했다. 그런데 한시간이 지나도록 복통은 가라앉을 생각을 않았다. 콕콕 찌르는 듯한 아픔은 갈수록 커졌고 결국 나는 자고 있는 동생을 깨웠다. 통증 때문에 거의 움직일 수가 없어서 동생에게 119를 부르자고 했다. 동생도 나도 이런 적이 처음이라 119를 부르는 게 맞는건지 고민됐지만 좀 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결국 그렇게 나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에서는 맹장이 의심된다며 CT촬영을 권했다. 별 도리가 없는 나는 그러겠다고 했고, 방송에서나 보던 하얀 통 안에 들어가 나의 무탈을 기도했다. 결과를 기다리며 병원 침대에 누워 있자니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나는 계속해서 '만약'으로 시작하는 문장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혼자 불안해 했다.


결과적으로 맹장은 아니었지만 다른 검사들을 하느라 계속 병원에 머무르다 아침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퇴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지만, 하룻밤 사이에 지옥을 체험한 기분이었다. 응급실에 다녀온 이후 며칠간은 제대로 생활을 하기 힘들어서 알바도 다 빼고 집에만 머물렀다.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지 뼈저리게 느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랐다. 나에게도, 내 사람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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