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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휴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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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bbi Sep 11. 2018

15. 여행(3)

내겐 부정할 수 없는 절친이 하나 있다. 바로 내 여동생이다. 태어난 후로 늘 함께 살았고, 성인이 된 후에는 아예 둘이 새살림을 차렸다. 물리적으로 함께 해온 시간이 많은 것도 있지만, 같은 집안에서 나고 자랐기에 공감대도 많고, 가치관도 비슷하다. 내가 웃긴 건 동생도 웃겨 하고, 내가 슬픈 건 동생도 슬퍼한다. 물론 싸우기도 많이 싸우지만 수많은 내공으로 안 싸우는 법을 터득해가는 중이다.


그런 동생과 여행가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같은 집에 살아도 현생에 치여 대화 한 번 나누기 어렵기에, 밤낮으로 함께할 수 있는 여행은 참 소중하다. 서로 늘 해오던 장난을 쳐도 즐겁고,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고 박장대소하기도 한다. 수없이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나누는 대화는 알 수 없는 에너지를 준다.


동생과 여행을 가면 꼭 다음 여행지를 열거해본다.

이미 여행을 하고 있으면서 말이다. 둘 다 기대에 찬 표정으로 이 나라 저 나라를 외치는데, 아마 동생도 나랑 여행가는 걸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 정말 세계일주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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