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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bbokim Nov 24. 2021

헬스케어 이직을 생각 중이라면

헬스케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만든 2년의 Lesson-learned 



0. 비대면 진료로 만난 유저 특성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안타깝게도, 많은 부분에서 사람들의 이동과 교류에 모두 민감해졌다. 자연스럽게 비대면 진료를 보는 주변의 움직임이 많아졌다. 그리고 나는 그 소구에 딱 맞는 서비스를 기획하는 기획자로서 코로나가 주는 특수성이나 불편함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2년 남짓, 코로나 속에 살며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진료의 유저수가 더욱 많아진다는 현상이 종종 리포트된다. 과연, 비대면 진료의 진짜 유저는 코로나 빅팀일까? 


짧은 기간의 소회이나, 반복적 주기적 비대면 처방에 진입한 유저의 경우에는 코로나 현상으로 신규에서 VIP가 되는 경우의 수보다는, 정말 필요하고 편리해서 '그동안 이런 서비스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감명받아 진짜 우리의 고객으로 전환되는 케이스가 훨씬 많았다. 


이제 유저(환자)는, 

대면과 비대면을 선택할 수 있고, 굳이 만나고 싶지 않은 병원과 의사 그리고 시공간에 대한 선택지로부터 프리를 외치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비대면이 좋아서'라는 맥락으로는 대면을 향할 너무 많은 이유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비대면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복기해보고자 한다. 






1. 우선 나부터, 비대면 진료의 진정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런저런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것을 이런 식으로 해결해 준다고 한다. "써보자, 오 괜찮은데?" 굉장히 단순한 직관과 편리함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대면 진료의 유저층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어떤 가설보다 '내가 소비자라면' 우리 서비스를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는지 생각, 체험, 리뷰해볼 때 적지 않은 인사이트가 쏟아져 나오곤 했다. 


2. 스토리 없이 뇌리에 남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헬스케어 비대면 진료라는 이 마켓은 불안정하며, 비기너이며,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이 조인해 있는 의료와 케어 사이, 조심스러운 처방과 역동적인 커머스 사이 흩뿌려진 흔적을 내재한 그 어딘가의 접점에서 지금 매우 활발히 진화하고 있다. 내가 기획하는 솔닥을 포함해 비슷한 비대면 진료의 업을 만들어가고 있는 닥터나우, 올라케어 등 우리 모두 페이드 채널에서 유저 인입과 언론 홍보를 통한 네임드 서비스가 되는 그 과정 어딘가에서 반짝이고 헤매는 작은 별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스토리란, 나와 당신의 인생, 회사가 창업하고 프로젝트를 킥오프 했던 출발부터 언제나 함께 했던 것처럼, 헬스케어에서도 모든 서비스의 과정과 엔드라인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무엇이다. 우리가 만들어갈 스토리는 그 어떤 커머스보다 더 정교해야 하고, 스스로에게 이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하는 이유와 그 방법에 대해 가장 날카로운 칼로 조금씩 파고들어야 정말로 '겨우' 만들어질 수 있음을, 그 스토리가 전파될 수 있음을 꼭 이야기하고 싶다.  


3. 우리의 서비스가 유저를 향한다면, 반드시 관대해야 하며, 기획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우리 모두 건강이라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고 소중하니까. 이 일을 대할 때 품은 좋은 마음은 대체적으로 좋은 반응, 좋은 결과를 일으키는 파장을 만든다. 프로젝트 논의와 서사의 중심에 사람이 있는 서비스, 나아가 비대면이 좋을 수 있는 몇 가지 관대함(진료의 질, 가격, 속도, 배송, 공감, 공간 등)이 어떻게 발현될 수 있는지, 어떤 집단을 향하는지에 따라 tipping point가 명확해졌다. 비대면 진료처럼 B2C를 지향하는 헬스케어에서 도출하는 극단점인 강점은 시간, 비용 그리고 따뜻함 아닐까? 


4. 고객 없이 프로덕트는 없다.

"자, 다음 환자." 

내 얼굴을 보지 않고 차트를 보는 선생님과의 공기는 그야말로 먼지 없는 지진이다. 물어볼 수 없고 궁금할 수 없다. 주눅 들고 의기소침해진다. 그런 진료의 방을 비대면에서는 만들어 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헬스케어에는 놀라운 기술, 엄청난 데이터, 알기 힘든 전략과 숫자 그리고 정교하게 설계된 시스템이 마치 마션과 같은 진공상태로 무장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다만 실제로 바뀐 생각은, 헬스케어도 비즈니스고, 어떤 비즈니스든 고객 없이 프로덕트가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 거창한 테크 새비나 의료진과의 전략 이전에, 고객의 의견에 기반하여 그들의 삶을 아주 조금씩 더 쉽고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일, 혁신은 늘 아주 작은 차이에서 개선되었을 때 탄생함을 여전히 강조하고 싶다. 


5. 규제와 무관하게 스스로 설 수 있는 강력한 무언가가 반드시 탑재되어야 한다. 

규제는 매우 중요하고, 존중해야 하고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규제를 풀기 위한 노력은 내 수준에서 이뤄지는 영역의 것들은 아니다. 헬스케어 인더스트리 초보자인 나는 생각보다 많은 규제와 '하면 안 되는 것'들에 대해 적지 않은 놀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 기운을 한계나 기다림으로 치환하는 실수는 없어야 한다. 어렵고, 불행하고, 모르겠고, 좌절스럽고, 억울한 일(?)은 잔잔한 변수가 매우 많은 패션 커머스에서 훨씬 많이 일어났던 것 같다. 규제를 기다릴 시간에, 유저의 말을 경청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명확한 의사소통으로 더 능숙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일. 헬스케어 인더스트리는 조금 더 세련되게 유저를 웰컴 해야 한다. 


6. 억지 부리지 않고 make service that makes sense.

의료진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가격이나 소요시간, 대기시간, 급여/비급여 확인, 재진에 대한 정의 등 매우 적극적으로 본인의 의사를 개진하고 소명을 요청하는 소비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분들 덕분에 우리의 지식도, 노하우도, 비전도 만들어진다. 이미 숫자로 증명한 헬스케어는 너무나도 많다. 왜? 무엇을? 어떻게? 를 상식적인 선에서 증명해내는 것, '내가 맞고 당신은 틀리다' 혹은 '우리가 틀렸다'라는 이유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는 인더스트리다. 맞는 것을 알맞게 만들어 내면 된다. 




끝. 오늘도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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