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대한 태도 그리고 감각을 기르는 방법. 그리고 마음 가짐에 대하여.
# 01.
어떤 일을 하든 '주인 의식'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예를 들면 직장 생활을 할 때, 지나치게 수동적인 자세로 임하면 본인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다. 이는 저자의 말처럼 회사의 노예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일을 주도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료한 경험은 자신에게 큰 긍정적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적극적으로 일을 하는 것은 손해가 아니라 자신의 성장을 위한 현명한 선택 중 하나다.
물론. 노력한다고 모든 일의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분명히 언젠가 자신에게 큰 도움으로 돌아올 것이다.
다만 직장에서 수차례 주인 의식을 가지고 일을 했는데, 인정받지 못한다면 이직, 창업 등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은 인정받는 곳에서 살아야 된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변화를 회피하면 직장 생활의 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 02.
저자는 지엽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느낌'을 좋게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사람들은 어떤 것을 바라볼 때 하나씩 꼼꼼하게 살펴보는 사람은 적다.
특히 공간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느낌'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꼼꼼하게 세세한 부분까지 살피는 사람도 있지만 극히 일부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 또한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아주 세심한 것까지 확인하는 경우는 적다. 오히려 전체적인 '느낌'을 중요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지엽적인 부분에 몰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개별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조화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03.
평소에 앞으로는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그렇지만 미래는 세상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고 '통합, 융합'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이너의 일을 했지만, 결코 디자인 분야에 한정된 일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살아가고 있는 그의 삶과 주장에 공감했다.
특히 나의 지난 직장 생활을 떠올려보면 엄격하게 각 팀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그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였다.
예를 들면 디자이너가 마케팅 팀에 마케팅에 관한 본인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반대로 마케터가 디자인 팀에 본인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다양한 의견이 만들어지고 논의가 가능할 때 새로운 것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주장하며 "비전문가들의 의견은 필요 없어."라고 무시하는 사람들은 다가오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다.
우리는 조금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다. 그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다.
# 04.
어떤 일을 하든지 항상 "왜?"라는 질문과 진행하려는 것에 대한 '본질'에 대해 생각해야 된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적어지고 그날이 그날 같은 암흑 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원래 그렇지."라는 생각과 "본질이 뭐가 중요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 빠지면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세상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세상에 원래 그런 것은 없다는 생각을 가져야 된다.
# 에필로그.
책을 읽으며 '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부터 '본질'에 대한 생각 그리고 삶의 태도까지 다양한 생각이 떠올랐고 노트에 일일이 정리했다.
특히 마지막에 '마음가짐'에 대한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우리에게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1. 내가 맡은 모든 일은 중요하다. 2. 타인의 의견은 나를 향한 공격이 아니다. 3. 나는 보상에 일희일비하는 사람이 아니다."(p.230)
지난 나의 삶을 살펴보면 작은 일이라도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최선을 다했고, 타인의 의견을 공격이라고 생각하기보단 내 생각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았다. 그리고 보상보다는 보람과 만족감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가장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 있다.
"직장과 직업에 이미 마음이 떠났는데 새로운 도전이 두려워 몇 년을 허비한 것."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항상 들었던 말이 있었다. "뭘 그렇게까지 하냐?, 일 만들지 마라, 유난스럽다."
처음 몇 년간 일을 하며 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을 가졌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래서 보상을 생각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 결과 다양한 일을 했고 마지막으로 받은 기관 평가에서는 최우수를 받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담당했던 부분들은 일이 많은 부분들이었고 평가의 결과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부분들이었는데 점수가 거의 만점에 가까웠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내가 생각했던 프로그램이나 사업들이 진행할 수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 직장 생활은 변한 것 없이 더욱 힘들어졌고 나를 지탱해 줬던 보람은 사라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회 초년생의 망상이었다.
결국 열심히 해도 조직이 변하거나, CT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빠졌다. 그렇게 몇 년을 대충 모나지 않게 직장을 다녔다. 조금 웃긴 점은 병자처럼 생활하니까 직장 상사는 흡족해했다.
"드디어. 네가 정신을 차렸구나."라는 듯이. 나는 그게 정말 싫었다. 정신을 차린 게 아니라 그 직장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일 뿐. 하지만 걱정과 불안이 많은 성격이어서 그랬을까? 새로운 길을 찾기가 두려웠다. 그래서 그런 자세로 몇 년을 더 다녔다.
병자 생활을 한 시기에 스스로를 질책했다. 1. 작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내 일이라고 생각해서 오버했다. 그러지 말걸. 2. 자신의 분야가 아니더라도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된다는 잘못된 생각. 그냥 조용히 있었어야 했는데. 3. 왜 바보같이 보상에 신경 쓰지 않았을까. 이런 보상이라면 열심히 할 필요가 없었는데.라고 말이다.
결국 작년. 그 직장과 나의 관계는 끝나버렸다. 조금 더 일찍.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첫 직장과의 관계를 끝냈어야 했다. 요즘 이 부분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지금. 일을 마치고 조용한 새벽에 책상에 앉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열정을 가졌던 신입 사원의 마음가짐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단지. 내가 둥지를 잘못 선택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에세이를 읽으며 확신했다.
"내 마음가짐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 모르겠다. 때로는 같은 분야의 일을 할 때도 있을 것이고 지금처럼 아예 다른 일을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신입 사원 때의 마음가짐만큼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의 의미, 디자인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올바른 마음가짐에 대해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좋은 책을 제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