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책 How to Study - 조지 스웨인

진정한 공부를 원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선물.

by 멧북


비교적 늦게 경험했던 진정한 공부.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공부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딱히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저 나를 괴롭히는 존재일 뿐이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재수를 할 때까지 고통을 받으며 억지로 했다. 이후 대학에 입학하며 한동안 공부는 하지 않겠다는 철딱서니 없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나의 다짐과 다르게 미래는 흘러갔다.


초, 중, 고 시절 치를 떨며 싫어했던 '공부'라는 행위를 스스로 하기 시작했다. 순수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안타깝게도 전공 때문은 아니었고 1, 2학년 때 선택할 수 있었던 다양한 교양 과목들 때문이었다. 역사, 종교, 예술 등 아주 기본적인 교양 수준이었지만 얼마나 좋았는지 자발적으로 도서관에서 관련 자료를 찾으며 흥얼거릴 정도였다.


"지식과 지혜는 하나이기는커녕 서로 전혀 상관없을 때도 많다. 지식은 다른 사람들의 사고로 가득한 사람의 머릿속에 있다. 지혜는 자기 자신의 사고에 귀 기울이는 정신 속에 있다. 지식은 자기가 아는 게 많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지혜는 자신이 더 많이 알지 못한다는 점을 부끄러워한다."(p.56)


이때 단순히 새로운 지식을 암기하고 타인에게 뽐낼 수 있다는 기쁨보다는 내 세계가 넓어지고 이전과 다르게 주관이 뚜렷해지는 기분이 좋았다. 이는 아마도 계속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모르는 단어나 이론이 등장하면 일일이 찾아가며 적극적으로 공부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기만큼은 저자가 말하는 스스로 사고하는 존재로 살았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한 공부라는 것을 나는 대학생 1, 2학년 때 했던 듯싶다. 그리고 이때 공부했던 내용들은 여전히 내 머릿속에 남아있고 관련 분야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더 어린 시절에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아쉬워하며 후회할 필요 없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덕분에 앞으로는 평생 동안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부터라도 저자가 알려주는 진정한 공부를 한다면 남은 삶의 시간 동안 이전과 다르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AI의 기술이 발전하고 세계가 급변할수록 필요해지는 진정한 공부.


"2005년 경제협력개발기구 사무국의 성인 인구 문서 해독 능력 측정도구 (중략) 무엇보다도 첨단 정보와 새로운 기술, 직업에 자유자재로 적응할 수 있는 고도의 문서 해독 능력을 가진 사람은 불과 2.4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르웨이(29.4퍼센트), 덴마크(25.4퍼센트) 등은 물론 미국(19퍼센트)과도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인 것이다."(p.150)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직업과 새로운 기술을 자유자재로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게 가능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위의 자료는 너무 오래된 자료인 듯싶어서 최신 자료를 찾아봤다. OECD가 24년에 발표한 국제성인역량조사의 결과를 발견했다. 이 조사의 핵심 평가 영역은 문해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이라고 한다. 그중 문해력 부분만 살펴보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평균 문해력이 지난 10년 동안 하락하거나 정체되었다고 한다. 다만 향상된 두 국가가 있는데 덴마크와 핀란드였다.


우리나라는 고도의 문서 해독 능력을 가진 사람이 24년 기준으로 5.6%으로 예전보다 3.2% 증가했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인 11.7%에는 훨씬 낮았다. 조금 더 심각한 문제는 저 숙련(1수준 이하)의 사람은 OECD 평균보다 4.2% 높았다는 점이다. 이는 전반적으로 역량 분포가 하위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말이며, 고숙련 인력이 국제 평균보다 많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빠르게 변하고 AI와 함께 살아야 하는 시대에는 고도의 문서 해독 능력이 필요하다. 이때 저자가 말한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닌 지혜를 추구하는 공부만이 우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에필로그.


"지나치게 자세하고 분명한 책은 교재로서 좋지 않다. 학생들이 스스로 노력하게 만들어야 좋은 교재라고 말하며 그 공부법 자체를 어느 정도 독자 스스로 깨치고 익히기를 요구한다."(p.154)


이런 저자의 철학 때문에 이 책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공부 책들과 다르게 원론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는 오히려 이런 부분이 좋았다. 저자의 의도대로 스스로 익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 대학생 1학년 때의 마음가짐이 떠올라서 기쁘기도 했다.


난 이번 책을 읽으며 절망보다는 희망을 느꼈다. 진정한 공부 방법을 익히고 지속하다 보면 AI의 도움을 받아 함께 예전이라면 꿈도 꾸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분들이나, 현재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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