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에서 찾은 미래 부의 본질
# 121. 만약에 팔고 나서 그 대가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는 것을 받았다면, 자네의 말마따나 그 피리는 팔렸다고 해도 여전히 재산이 아니네. (중략) 크리토불로스, 그렇다면 돈이라고 할지라도 사용법을 모른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서 재산이라고 할 수 조차 없네.(p.31~32)
# 122. 나는 지금 가진 것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네. 소크라테스가 대답했다. 하지만 자네처럼 격식을 차리고 평판을 유지하려고 했다면 지금 자네가 소유한 것의 세 배를 가지더라도 충분하지 않았겠지.(p.37)
# 123. 게다가 자네는 스스로 부유하다고 생각해서 돈 버는 데는 무관심하고, 젊은이들이 관심을 쏟을 법한 일에나 몰두하고 있지 않나.(p.39)(여기에서 말하는 그런 일들로는 체육, 사교, 지적 유희, 연애 등이 있다.)
# 124. 많은 돈을 들여 쓸모없는 집을 지은 사람이 있네. 그는 다양하고 많은 가재도구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필요할 때가 되면 사용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지조차 몰라, 괴로워하고 가노들에게도 많은 괴로움을 준다네.(p.45)
# 125. 나는 아내가 가정의 좋은 동반자로서 가산을 일구는 데 남편과 동등한 몫을 기여한다고 생각하네. 수입은 대체로 남편의 노고를 통해 가정에 들어오지만 지출은 대개 아내의 살림을 통해 빠져나가기 때문이지. 수입과 지출이 좋게 맞물려 돌아가면 가산이 증가하지만 나쁘게 맞물려 돌아가면 가산이 줄어든다네.(p.50)
# 126. 나는 남자든 여자든 욕망을 다스리는 그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p.76)
# 127. 지금 우리의 가산은 공동 소유요. (중략) 우리 중 누가 금전적으로 더 많이 가져왔는지 따질 필요는 없소. 그보다 우리 중 누가 더 훌륭한 동반자가 되느냐, 바로 그 사람이 더 값진 것을 기여한 셈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오.(p.77)
# 128. 남자와 여자는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살아가기에 신은 남자와 여자에게 모두 기억력과 근면함을 공평하게 주었소. (중략) 절제하는 능력을 남녀에게 똑같이 나눠 주셨고 남자든 여자든 절제력 있는 훌륭한 사람이 보다 많은 이득을 누리도록 하셨소. (중략) 두 사람 모두에게 모든 능력을 완벽하게 주지 않으신 것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도록 하기 위함이오. 그렇기에 부부는 서로를 더욱 필요로 하게 되고, 함께할 때 홀로일 때보다 더 큰 이득을 얻게 되는 것이오. (중략) 신이 부부를 자녀 양육의 동반자로 만들었듯이 법도 부부르 가정 경영의 동반자로 만들었소.(p.80)
# 129. 하지만 그보다 더욱 즐거운 일이 있소. 바로 당신이 나보다 더 훌륭해져서, 내가 오히려 당신을 섬기게 되고 나이 듦에 따른 두려움 없이 사는 것이오. 그러면 당신은 나이가 들수록 나에게 좋은 동반자가 되고, 아이들에게는 보다 좋은 가정의 수호자가 되어 집 안에서 더욱 존경받는다고 믿게 될 것이오.(p.84)
# 130. 필요할 때 그것을 쓰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가난이지만, 얻고자 하여 찾다가 실패하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처음부터 찾으려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덜 괴로운 일이오.(p.86)
# 131. 여보, 인간에게 질서만큼 유용하고 아름다운 것은 없소.(p.86)
# 132. 나는 당신에게 물건을 적재적소에 질서 있게 배치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그리고 각각의 물건을 제자리에 찾기 쉽도록 두는 것이 얼마나 유익하지 말하였소. (중략) 모든 것은 질서를 갖추고 있을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법이오.(p.91)
# 133. 이스코마코스여, (중략) 물건들을 어떻게 배치했습니까? 내가 물었네. 나는 먼저 아내에게 우리 집의 구조와 목적을 알려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략) 따라서 각 방에는 그곳에 적합한 것들이 놓여야 합니다.(p.94)
# 134. 훌륭한 법을 가진 국가라도 법을 제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아울러 시민은 법의 수호자를 선출하여 그들이 사람들을 감독하게 하고 법을 준수하는 자는 칭찬하고 위반하는 자는 처벌하게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중략) 우리 가산을 관리할 때 가노들보다 그녀에게 더 무거운 책임을 맡긴다고 해서 불공평하다고 생각지 말라고 했습니다. (중략) 우리는 가산이 보존되었을 때 가장 큰 이득을 얻고 가산이 탕진되었을 때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사람이니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마땅하다고 아내에게 설명했습니다.(p.96~97)
# 135. 자신의 소유물인 재산 역시 애착을 가지고, 방치하기보다는 정성껏 돌보는 일이 오히려 더 즐겁다고 말했습니다.(p.98)
# 136. 나는 아내에게 노예처럼 늘 앉아 있지 말고 신들의 도움을 ㅂ다아서 여주인답게 배틀에 서서 잘 아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고, 잘 모르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배우라고 조언했습니다. (중략)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물건이 제 자리에 있는지 점검하라고 했습니다. (중략) 운동을 하고 나면 즐겁게 먹을 수 있고 건강해져서 실제로 혈색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하녀보다 더 깔끔하고 단정하게 차려입은 모습으로 이런 일을 한다면 훨씬 매력적으로 보일 것입니다.(p.102)
# 137. 신들은 인간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알고 그것을 완수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만 성공하도록 허용하셨고, 현명하고 성실하다고 해서 모두 행복을 주지는 않으신다는 것을 나는 알아차렸습니다.(p.109)
# 138. 나는 아무도 부당하게 대우하지 않고 내 능력이 닿는 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건냄으로써 나 자신을 해명합니다.(p.113)
# 139. 당신은 관리인에게 어떻게 주인을 좋아하는 마음을 심어줍니까? (중략) 관대함으로 그 마음을 얻습니다. (중략) 내가 관리인들을 세우고자 할 때는 근면함도 그들에게 가르칩니다. 이스코마코스가 대답했네.(p.116~117)
# 140. 누군가를 근면하게 만들려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들을 감독하고 조사할 능력이 있어야만 합니다. (중략) 페르시아인의 왕이 좋은 말을 얻어 가급적 빨리 말을 살찌우고 싶었습니다. (중략) 그가 ‘주인의 눈’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p.120)
# 141. 사람은 말만으로도 복종시킬 수 있습니다. 따르는 것이 이득임을 설득하면 되니까요. 물론 노예들에게는 짐승에게 쓰는 방식도 꽤 효과적입니다. 배를 채워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지요. 반면 명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칭찬으로 자극합니다. (중략) 어떤 사람들은 본성적으로 칭찬에 굶주려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상의 원칙을 직접 실행하면서 사람들을 더 잘 복종하게 합니다. (중략) 어떤 사람들은 본성적으로 칭찬에 굶주려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상의 원칙을 직접 실행하면서 사람들을 더 잘 복종하게 합니다. (중략) 나아가 나는 관리인을 돕기도 합니다. (p.123)
# 142. 소크라테스여,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훌륭한 일꾼이 가장 낙담할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자기 일을 다 해내고도, 힘든 일은 요리조리 피하기만 하는 게으름뱅이와 똑같은 대우를 받을 때입니다.(p.123)
# 143. 누군가가 아첨을 떤다거나 별 도움도 안 되면서 호의를 샀다는 이유만으로 관리인들에게 우대받는 것을 보면 그때는 그냥 넘어가지 않고 관리인을 불러서 꾸짖습니다. (중략) 그 관리인에게 일러주기를 그렇게 하는 것은 자신한테도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가르쳐줍니다.(p.124)
# 144. 어떤 사람이 충분히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불의를 행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들은 고칠 수 없을 정도로 탐욕덩어리임이 분명하므로 나는 그들을 고용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많은 이득을 얻으려고 정의를 행하는 게 아니라 나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정의를 행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는 그들을 자유민과 다름없이 대하고, 부자로 만들어줄 뿐 아니라 아름답고 좋은 사람으로 여겨 존중합니다. 명예를 좇는 사람과 이익만 좇는 사람은 차원이 다릅니다. 명예와 칭송을 얻으려는 사람은, 필요하다면 기꺼이 고생을 자처하고 위험을 무릅쓰며 눈앞의 부당한 이득을 거절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p.127)
# 145. 이는 비단 국가가 아닌 개인의 범위에서도 적용됩니다. 관리인으로 불리든 감독관으로 불리든 책임자가 일꾼을 일에 집중하게 하고, 열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일하게 만들 수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커다란 부를 일구게 될 것입니다.(p.165)
# 121~145. 에필로그.
“만약에 팔고 나서 그 대가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는 것을 받았다면, 자네의 말마따나 그 피리는 팔렸다고 해도 여전히 재산이 아니네. (중략) 크리토불로스, 그렇다면 돈이라고 할지라도 사용법을 모른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서 재산이라고 할 수조차 없네.”(p.31~32)
“자신의 소유물인 재산 역시 애착을 가지고, 방치하기보다는 정성껏 돌보는 일이 오히려 더 즐겁다고 말했습니다.”(p.98)
완독 후 조용히 책상 위를 살펴봤다. 모니터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28인치 모니터, 그 밑의 좌, 우에 위치한 각종 필기구와 노트들 그리고 거치대 위에 있는 노트북. 그 옆으로 잘못 만들어진 벽돌 벽면처럼 얼기설기 쌓여있는 책들 그 옆에 위치한 작은 책장 그리고 그곳에 붙어 있는 전시회 굿즈 엽서들. 나는 의자에 앉아 곰곰이 생각했다.
“이 중에 정말 내게 필요한 물건이 뭘까?”
공부, 일, 자료 조사, 글쓰기 등 창을 많이 띄어놓고 일을 할 때는 15인치여도 노트북 화면으로는 불편하기 때문에 모니터는 필수품이지. 어설프게 쌓여있는 책들 그리고 전시회에서 구매한 엽서들도 내 정신 건강을 위해 필수품이지. 그렇게 혼자 중얼거렸다. 하지만 막상 내가 좋아하는 필기구와 노트에 대해서는 필수품이라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물욕이 적어서 의도하지 않게 돈을 적게 쓰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성격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난 연말, 연초에 나만의 일 년 경제 계획을 수립한다. 여기에는 저축, 투자를 비롯하여 예상 지출도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나의 주된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아주 간단하다. “책, 커피, 문구류 그리고 아주 가끔 옷.” 끝이다. 분명히 책과 커피는 부정할 수 없는 내 삶에 필수 요소이다. 그리고 벌거벗고 다니거나, 목이 늘어져 버리거나, 색이 바래버린 후줄근한 옷들을 입고 사회생활은 할 수 없기 때문에 옷도 필수 요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문구류는 그렇지 않다.
어릴 때부터 스트레스가 쌓이면 습관적으로 문방구를 방문했다. 그곳에 있는 각종 펜과 노트들을 보면 행복했고 필요하지 않지만 꼭 한, 두 개씩 구매했다. 이는 중, 고등학생 때도 대학생 그리고 직장인이 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쌓여버려 사용하지 않은 새 펜과 샤프, 지우개, 형광펜, 노트가 큰 상자로 2개 이상 보관되어 있다. 거기에 더하여 수십 자루인 만년필까지. 문구류의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기 때문에 지출 금액은 그리 크지 않지만 명백한 과소비이다.
최근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 상승으로 인하여 이전보다 더 경제적인 측면에 관심을 갖던 이때 부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나의 경제관념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주었다.
그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재산 규모보다 그것을 정말 필요하고 자신이 활용할 수 있으며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하고 여전히 근면, 성실함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결국 자신이 돈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 본인이 주체가 되어 돈을 활용해야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분명히 앞으로의 시대는 급격한 과학기술 발전과 결국 실패한 부의 재분배로 인하여 그동안 경제적으로 확장과 성장만 해온 우리에게 정체와 축소 그리고 계층 상승 불가능이라는 시련을 안겨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가장 우선시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부에 대한 인식 변화라고 생각한다.
가치와 필요성보다는 성장과 과시를 위한 부의 축적을 추종하던 시대는 끝나간다고 생각한다. 이런 때에 소크라테스의 부에 대한 관점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 경영론>에서 근면함, 정의로움, 성실함, 실행력에 대한 대화도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덕목이란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책은 번역가의 해설을 제외하면 총 166페이지 정도인 오래되고 짧은 글이지만 진지하게 나의 경제관념에 대해 돌아보게 해준 책이었다. 고전의 가치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크세노폰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