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이들에게서 완전함을, 죽음에게서 영원을 배우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를 보고

by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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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완전한 이들에게서 완전함을, 죽음에게서 영원을 배우다.



스티브 잡스는 "Death is very likely the single best invention of life"라고 말했다. 죽음이야말로 삶에서 최고의 발명이라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죽음을 통해 비로소 삶이 완성된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죽음은 인류에게 늘 두렵지만, 죽음이라는 끝이 있기에 인류가 사랑하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죽지 않는 영원한 삶은 과연 축복일까, 짐일까. 영화 내내 이 질문이 맴돌았다.


피노키오에게 축복처럼 여겨지던 부활은 결국 제페토를 구하지 못하게 하는 짐이 된다. 마침내 그 짐을 깨뜨리고 나서야 피노키오의 삶은 완성된다. 아버지를 구하고, 진정한 가족을 만난다. 축복처럼 보이던 부활이 결국 그의 성장을 막고 있던 짐이었던 건 아닐까.


제페토와 세바스티안, 스파자투라는 모두 불완전한 인물이다. 제페토는 아들을 잃고 주정뱅이의 삶을 살아간다. 미완성 상태의 십자가상처럼, 카를로의 죽음 이후 그의 삶은 발전 없이 미완의 상태로 남아있다. 세바스티안은 작가이지만, 그는 글이 아닌 소원으로 책을 완성하고자 한다. 작디작은 벌레이기에 어디서나 무시당하기 일쑤다. 스파자투라는 학대당하고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원숭이다. 이들은 모두 팔다리가 부서진 나무 인형의 죽음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진정한 가족을 되찾고, 새로운 친구와 평생을 함께한다. 그리고 죽음을 맞는다. 이들에게도 죽음은 짐이 아니라 가족의 존재를 확인받는 축복이다. 제페토는 세상을 뜰 때까지 아들과 함께했고, 세바스티안은 죽어서도 피노키오의 가슴속에 살아있다. 스파자투라는 피노키오의 가장 오랜 친구로 살아가며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이한다. 죽음을 통해 이들의 불완전함은 완전해지고, 죽음을 통해 영원한 행복에 잠든다.


영화는 결국 메시지를 아름답게 전달해야 한다. 복잡한 메시지를 간단하게 전할 수도, 단순한 메시지를 지나치게 어렵게 전할 수도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는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삶과 죽음에 대한 메시지를 그만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한다. 뛰어난 스톱모션과 아름답고 몽환적인 분위기는 눈을 즐겁게 하면서도, 머리로는 끊임없는 고민을 갖게 한다. 영화 제목에 본인의 이름이 들어간 만큼, 기예르모 델 토로는 그가 가진 매력과 장기를 모두 펼쳐 보인다. 모든 물건을 들어가며 '이게 뭘까' 묻는 피노키오처럼, 모든 장면이 흥미롭게 다가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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