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제외] 2,040자로 본 1월

나에게 23년 1월은 작심삼일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by bang

나에게 23년 1월은 작심삼일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세웠던 목표를 꾸준히 지켜나가고 싶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쉬지 않고 몸부림쳤다. 그렇다고 정말로, 문자 그대로 쉬지 않은 건 아니다. 당연히 놀고먹은 날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몸부림쳤다는 것, 아니 최소한 몸부림치려고 노력했다는 게 중요한 것 아닐까.


2023년의 첫 사진이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에게는 보신각 타종이나, 방송사 카운트다운보다 송구영신 예배가 새해를 맞이하는 장소다. 올해의 말씀 카드를 뽑는 건 말하자면 일종의 연례행사다.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라는 말씀은 경이로울 정도로 나에게 필요한 말씀이었다. 22년 하반기 취업에 실패하며 꽤나 꺾여있던 자신감을 회복하기도 해야 하고, 또 결국 새로운 소속을 찾아 몸부림쳐야 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도움이 필요한 나에게 참으로 시의적절한 구절이 아닐 수 없다.



13일은 아버지의 생신이었다. 아버지라는 존재의 오묘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그리던 차였다. 애플워치 SE를 선물로 드렸는데, 의외로 잘 차고 다니시는 모습에 은근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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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산천어 축제는 K-콘텐츠의 힘을 학인하는 현장이었다. 산천어 낚시만을 기대하고 방문했고, 역시나 즐거웠다. 하지만 진짜 즐거움은 눈썰매, 스케이팅, 슬라이드 같은 사이드 콘텐츠에 있었다. 평일에 가서 그런지 사람은 적었고, 산천어는 많았다. 다시금 축제공화국 탑 티어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스타벅스 춘천구봉산R점을 찾았다. 방문해 본 스타벅스 중 가장 관광지스러운, 좋은 장소였다. 갑작스레 내린 눈에 집을 못 가지는 않을까 걱정(혹은 기대)했지만, 다행히 귀가에 성공했다.

아, 두부전골이 진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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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나온 임강규 일병과 한섬의 자랑이자 미래 최시우를 만났다. 수지구민의 수지상회 첫 방문일이기도 하다. 보해소주 하이볼과 곁들인 음악 대화(뉴진스가 7할이긴 했지만)가 아로새겨진 하루였다.

그래서, 직업에 귀천이 있냐고 없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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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뒤, 구갈팸이 모였다. 갈크니카에서 응호이남으로 랩네임을 변경한 서지호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만나는 날에 하필 서지호의 생일이 있었던 것이지, 우리가 따로 생일을 축하하는 사이는 아니다. 역시나 노래방에서는 김범기의 원맨쇼가 참으로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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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에서 빨간안경 이동진 평론가 GV를 처음 가봤다. 그의 안목에 감탄했고, 동시에 그 유창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무엇보다, 영화도 강의가 될 수 있구나 싶었다. 지루했다는 게 아니라, 한 시간 남짓의 GV에서 정말 많은 내용을 배웠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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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 27일을 10,000보 이상 걸었다. 킬로미터 당 6분 36초의 페이스로 총 113.7킬로미터를 달렸다. 2월 들어 페이스를 높이고 거리를 늘렸으니, 더 기록이 좋아질 듯 하다. 17번 일기를 썼고, 10번 일본어 공부를 했으며, 15일 금주를 했다(와인 한 잔만 마셔도 금주 실패라고 꽤나 엄격하게 체크했다). 일곱 편의 영화를 봤고, 그중 세 편은 극장에서 관람했다. 세 권의 책을 읽기도 했다. 그 목록은 아래와 같다.


1월에 본 영화 및 한줄평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 불완전한 이들에게서 완전함을, 죽음에게서 영원을 배우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 원작은 거들뿐

-RRR : 라이즈 로어 리볼트 : 인도뽕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드는 뇌절이 한가득

-유령 : 뭘 하고 싶었는지는 대충 알겠다

-비상선언 : 기껏 잘 쌓아 올린 스릴은 이내 교만함이 된다

-정이 : 특색과 스릴을 잃어버린 SF액션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하나의 전쟁, 수많은 인간 군상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비극적이다


1월에 읽은 책과 한 줄 소감

-걸어도 걸어도: 지극히 사소한 이야기가 모이면 가족이 된다

-한 말씀만 하소서: 참척의 고통을 극복해 내는 지극히 개인적인 대서사

-우리, 편하게 말해요: 모범답안의 나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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