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by bang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신경 쓸 새도 없이 한 달이 또 지났다.

12월에는 서울은 물론 제주도와 두바이까지 온갖 곳을 돌아다녔다.


일부는 여행으로, 일부는 출장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12월을 참 정신이 없었다.

거기다가 미친 권력자의 난리로 더더욱 온전치 못한 상태로 한 달을 보낸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이렇게 일 년이 지났다. 마지막 회고로 잘 정리하고, 또 잘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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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현지와 한강진역 신한카드 블루스퀘어홀에서 열린 웨이브투어스 콘서트에 갔다.


"Pueblo"를 시작으로 웨이브투어스의 음악을 정말 좋아하기는 했지만, 집중해서 듣기보다는 가벼운 배경 음악으로 여기는 정도에 가까웠다. 그러다 보니 곡의 제목과 음악을 연결 짓지 못할 정도로 흘려듣는 경우가 대부분.


콘서트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이들의 음악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들었고, 이들의 매력에 다시금 빠져버렸다. 특히 현장의 음향 해상도가 아쉽기는 했지만, 역설적으로 드러머의 파워풀한 연주가 강조돼 가슴을 둥, 둥 두드려대는 느낌이었다.


이 날을 시작으로 한동안 웨이브투어스의 음악만 내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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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급작스레 두바이 출장을 떠나게 됐다.


화요일(3일)에 출발하는 일정이었는데, 전 주 금요일(11월 29일)에 출장을 가야 한다 급히 전달받았다. 예비군 동원훈련 일정을 연기하고, 비행기표 등을 예약하느라 일부 급작스러운 부분은 있었지만 출장 준비의 부담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웠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제네시스의 모터 스포츠 공식 진출 발표 행사에서의 미디어 대응을 위해 출장을 떠났고,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press.hmckmc.co.kr/news/press/newsDet.do?cotnNewsSn=202412040001


그렇게 떠난 두바이 출장을 도착과 동시에 아수라장이 됐다. 현지 공항에 내려 로밍을 켜자마자 아래와 같은 카톡을 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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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슨 일이야?'에서 시작된 생각은

'이런 저열한 엉터리 가짜 뉴스에 속을 애가 아닌데...'라는 의심으로 바뀌었다.

웬걸. 진짜네.


사실 지지한 적 없는 대통령이었고(문자 그대로 Not my president) 정상인이겠거니 생각한 적조차 없을 정도지만, 이건 아니잖아.


비행기에서 데이터가 연결되는 순서대로 승객들의 당황한 '이게 뭐야' 소리가 연달아 터져 나왔고, 데이터 연결이 지연되는 승객들은 주변 승객의 휴대폰을 빌려 뉴스를 읽기 시작했다.


출장에 함께한 기자 분들의 당황스러운 반응은 덤이었다.

언론을 통제한다는데, 어떻게 되는 것인지 겪어 본 사람이 없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것.


기자인 친구들의 국제 전화도 빗발쳐 회사의 반응을 묻기도 하고(난 두바이야...), 가족끼리 안부를 확인함과 동시에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면서 두바이 출장이 시작됐다.


다행인 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윤석열 씨(를 비롯한 내란세력)처럼 엉터리는 아니라는 것.

계엄 해제 뉴스를 얼마 지나지 않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는 두바이 출장의 photo d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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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높았던 부르즈 할리파(왼쪽, 가운데)와 '7성급 호텔' 부르즈 알 아랍(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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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즈 할리파 바로 앞에서 열린 행사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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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제네시스 매장을 방문해 취재하기도 했고(왼쪽, 가운데) 호텔에는 UAE 국기 모양의 간식도 준비돼있었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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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출장 멤버(왼쪽), 그리고 마침내 먹어본 진짜 원조 두바이 초콜릿(가운데). 먹자마자 공수 성공(오른쪽)
부르즈 할리파 앞에서 아침 러닝을 하며 찍은 동영상이다. 정말 높지 않은가?

두바이 출장 내내 나라 걱정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출장자가 '방광이 불편하다', '가슴이 울렁댄다'며 나라로인한스트레스성 고통을 호소했다.


귀국과 동시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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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로 달려가 윤석열 씨 탄핵소추안 가결 촉구를 외쳤다.


결과는 부결.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의 추악함을 보았고, 진지하게 해체를 바라게됐다(원래도 딱히 응원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분노로 가득 찼지만,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열망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래! 한번 해 보자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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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잡고, 긍정적인 순간들.

잠실 만화방 데이트를 했다. 만화방 진짜 최고다.

가만히 앉아 책을 읽고, 수다를 떨며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이게 행복이 아니라면 뭐가 행복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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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자고로 송년회의 달 아닌가.


2024 현대차 97라인 송년회를 실시했다. 그런데 기아 소속을 곁들인... 가는 길에는 회사 앞 개냥이와도 만났다.


입사 이래 함께 한 워킹그룹 동료 분들과도 송년회 겸 송별회를 가졌다. 메뉴는 장어구이. 최고!

함께 일하며 많이 배우기도 했고, 친해지기도 한 워킹그룹이 개편되기에 아쉬움이 크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원 팀'이기에 걱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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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주도에 갔다. 현지와 함께 떠나는 최초의 1박 이상 여행이자, 최초의 비행기 동승이다.


너무 좋았기에 별도의 여행기를 적어보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여기에 여행기를 적지는 않을 테지만, 나를 믿지 못하기에 아래에 사진을 꽉 채워 업로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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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입도(入島)객을 맞이하는 산타 하르방(왼쪽)과 고등어회를 산 원담 앞 현지(오른쪽). 원담의 회는 사실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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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제주 바다(왼쪽)와 그곳에서의 강력한 바람에 맥을 못 추는 현지(오른쪽). 그냥 나(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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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식탁은 성공적이었고(왼쪽) 현지는 운전도 했다(가운데).정말 좋았던 믈커피 로스터스에서는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의 순간도 맞이했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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믈커피 로스터스를 좋아하던 현지의 모습(왼쪽)과 모슬포에서 산 고등어회(오른쪽). 고등어회는 무조건 모슬포항에서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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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앞, 숙소 안의 광경(왼쪽과 오른쪽). 왼쪽 사진은 현지가 제주도 칸예라고 명명해주었다. 그리고 머리를 안 감은채 돌아다녀 좋았던 하루(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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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성산일출봉을 찾았고, 여기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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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풍석 뮤지엄도 찾았고! 왼쪽이 수, 오른쪽은 석이다. 풍은... 여행기에서 확인할 수 있을 거다...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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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와 함께 예배도 드렸다. 방주교회(왼쪽)와 본태박물관(가운데). 아름다운 빛내림도 보았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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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돌아오고 나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렇다면 빠질 수 없는 먹부림.


회사에서 트리 모양의 디저트를 나눠주었다.

용산에서 미팅을 하며 엄청난 크기의 양다리 구이도 먹었고.

팀 내 승진자 분들께서 만두전골도 사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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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플스 파티가 열렸다.

이제 정기적인 모임이 될 것 같다. 온갖 긁음과 긁힘이 공존하고, 선배와 후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간이 참 즐겁다.


그리고 아픈 현지를 찾아 달려갔다.

눈길을 운전하며 두려웠지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사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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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와 찍은 돈룩업 사진 옆에, 현지가 준 마스킹 테이프로 현지가 준 '위스키의 역사' 포스터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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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질 수 없는 12월의 알토.

부쩍 애착 베개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다. 제주도에서는 알토를 위해 돌하르방 장난감을 사다 주었는데 이것도 집착의 대상이 됐다. 오른쪽 사진은 커튼을 웨딩드레스처럼 두른 알토(수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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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는 성탄절 발표회를 했다.

귀여운 중등부 친구들이 잘해주었다! 오른쪽은 그중 한 학생이 직접 만들어 준 루돌프 디저트. 프로 수준으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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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과 가끔 회사 지하주차장을 걷는데(놀기 위한 게 아니라, 문서수발실을 가려면 반드시 지하를 통과해야 한다), 이게 나름 재미있는 콘텐츠이다.

아무래도 연구, 학습, 분석의 목적으로 다양한 차량이 있기 때문이다.


이 날은 애스턴 마틴의 스포츠카(번호가 무려 7777)와 페라리 푸로산게(이게 자동차지), 그리고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있었다. 한대... 한대만 줍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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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를 현지와 보냈다.

동네 와인바 포이집을 찾았고, 나름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집으로 와서는 현지가 준비해 준 디저트와 와인을 즐겼다. 아 근데 사진 속 트리 모양 와인의 맛이 너무 안 좋아 다 버리고 위스키를 마시기는 했다.


크리스마스 점심으로 집 앞 비건 식당을 찾았는데, 이게 의외로 맛있었다.

내 인생에 비건은 없을 줄 알았는데... 있게 됐다.


그리고 나는 크리스마스에 당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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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당직 퇴근을 하고서는 손열음 피아니스트의 송년음악회 공연을 관람했다.

클래식은 들어도 들어도 어렵지만, 마음이 편안해지고 부정적인 느낌을 안 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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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수동 친구들을 만났다. 그런데 노희수와 조은비를 곁들인.


이 날은 막걸리와 진, 맥주 등 온갖 술을 섞어 마셨다. 그런데 다음날 숙취가 없었다.

즐거우면 그런가 보다.


역시나 온갖 주제의 대화가 오갔다. 정치부터 연애, 직장과 미래부터 회고까지...

한계 없는 이 모임이 참 좋다.


그리고 이 날은 식당에서 또 다른 대학 시절 동기들을 우연히 만나기도 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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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날.

현지를 데리고 용인을 찾았다. 그전에 잠깐 들른 제네시스 수지 전시관에서 본 GV80 블랙 쿠페는 최고였다...

그리고 가족 송년회에서 현지를 소개하고, 함께 저녁을 먹었다.

즐겁긴 했는데, 기억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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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책임님이 새로 차를 뽑았다길래 함께 점심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오픈카의 낭만을 체험했다. 이 낭만, 한 번이면 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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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해의 마무리.

31일, 그러니까 지금은 남양주 왕김밥을 먹고(진짜 맛있다) 한 카페에서 현지와 한 해를 되돌아보고 있다.


뭐랄까, 개인적으로는 격변이 없이 안정적인 한 해였던 것 같다.

다만 내 주변에 격변이 참 많았다. 특히 이번 달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슬픔들이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여러 사건들로 서로 위로하고 사랑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한 해의 회고글은 별도로 올리겠다만, 나의 한 해를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압도적인 감사를 꼭 표현하고 싶다.


아. 편지들 좀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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