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헐레벌떡
얼렁뚱땅 헐레벌떡.
2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주말 데이트조차 못할 정도로 자잘한 약속과 일정이 많았다.
그 혹독한 일정 끝에 아프고 마는... 일 년에 한 번쯤 있는 전형적인 스토리가 펼쳐졌다.
균형을 찾아가며 도약을 준비하겠다던 연초 다짐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2월 첫날에 찍힌 알토 사진으로 시작. 그냥 귀엽잖아!
찬양팀 리크루팅을 위해 피아노 앞에 앉았다. 정말 어려운 악기다 피아노는...
홍보실의 가장 작은 카르텔이랄까, 서강대생 모임을 가졌다. 각자가 꿈꾸는 커리어를 공유해 주시는 책임님과 권우의 인사이트로부터 영감을 받는다. 학교 이야기도 언제나 즐겁다. 강원도에서 못 먹었던 감자술도 게-또!
4일은 2년간 모았던 '전자제품 적금' 만기일이었다. 김병훈은 한다면 한다.
큰맘 먹고 여러 지름을 시전했다. 온누리 상품권 할인 시즌을 맞아 조니워커 블루(2월이 다 지나가는데 아직 개봉하지 않았다), 적금의 목적에 맞게 애플워치10(무려 티타늄!)을 샀다. 2년의 노력이 한순간에...
그리고 현지와 영화관 의자에 앉아 고민을 나눴다. 청춘은 고민하는 거라 했다!
자그마한 추억들.
퇴근 후 현지와 밥 먹으며 MZ샷을 찍어봤고, 조선일보 인턴 동기 진성이 형의 결혼식을 맞아 광화문을 찾았다. 우연히 역대급 규모의 태극기 부대를 만나 어우러져봤다. 스탑-더-스틸-!
2월 최고로 즐거운 기억 중 하나다. 현지와 양재 꽃 시장을 찾은 것.
집에 어떤 식물이 잘 어울릴지 토론 끝에 나는 아스파라거스를(스테이크랑 나오는 아스파라거스랑 같은데, 품종은 다른 거라 하더라), 현지는 산초를 사서 각자의 방에 두기로 했다.
사장님이 자기가 양재2동 산다고 강조하셔서 아스파라거스 이름은 '2동이'로 정했다. 현지의 산초는 '쎄뇨르 싼쬬'로 귀엽게 정했고.
집 안에 애정을 쏟을 존재가 생겼다는 게 참 좋은 것 같다. 집 앞 꽤나 괜찮은 카페를 찾은 건 덤!
다음날 회사 점심시간 김정훈 김지원, 정병지 조합의 황당한 단면...
현지와 광장시장도 처음으로 같이 찾았다!
줄 서지 못할 정도로 배고팠던 우리... 눈에 보이는 육회자매집을 갔다.
블루보틀과 네스프레소가 협업해 만들었다는 커피 캡슐을 책임님이 회사에 가지고 오셨다!
한정판이라는 소식을 듣고 괜히 사고 팠는데, 버츄오 규격의 캡슐이라 집에 있는 에센자 미니와는 호환이 안돼 절망했던 기억이 있던 터. 한잔 얻어 마셨다.
다르다. 뭐가 달라도 다르다. 어디에선가 들었는데, 스타벅스는 균일한 원두를 전 세계에 균일하게 유통하는 '유통회사'라면, 블루보틀은 좋은 원두로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스페셜티 커피 회사'를 표방한다고 한다. 쓰고 나서 찾아보니 나무위키였던 것 같다.
아무튼, 산미 좋은 커피!
당직을 서고 퇴근하는 길에 마주한 귀여운 강아지와 길고양이의 조합.
이들이 노는 모습이 행복해 보여 강아지 주인아주머니가 산책마다 이곳을 들르곤 한다고 했다. 귀엽긴 한데, 어째 고양이만 행복해 보이기도 한다.
현지와 집 데이트!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다던 그녀를 위해 샤브샤브(밀키트)를 뚝딱!
밀키트가 미래다!
아 이날도 너무나 좋았다.
임윤찬 리사이틀 티켓 4장을 덜컥 신청했고 덜컥 선정 돼버렸다. 현지, 형 부부와 함께 무려 임윤찬의 연주를 가장 좋은 자리에서 관람했다.
관람 전에는 롯데월드몰에서 평양냉면과 육회도 먹고!
정말 소중한 기회였다. 클래식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은 나를 탓하고 싶어질 정도. 근데 임윤찬은 그닥 조예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다. 모르고 들어도 좋은 그럼 사람.
수많은 변주 속에서 매번 다시 태어나는 사람 같았다.
문화가 있는 주간이었을까.
임윤찬을 본 다음날 브루탈리스트를 봤다. 올해 처음으로 별점 5점을 줄만한 영화였다.
자세한 리뷰는 여기서 → https://brunch.co.kr/@kimbh97/45
현대차그룹 파괴단...이라 명명했던 입사 동기 모임을 가졌다.
회사 내 각지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모여 기업의 미래, 전망, 국제정세를 논했달까.
압(구정대)통령도 만났다!
현지와 리마인딩! 카페 리노!
약 반년의 만남을 맞아 처음 만남을 결심했던 곳으로 향했다. 지난 6개월여의 소회를 그날의 느낌으로 갈음해 표현했었는데, 깊고 넓은 대화를 할 수 있어 참 좋다.
우리 아버지는 늘 'T자형 인재'가 되라고 강조했는데(모든 분야에서 얕은 지식을, 한 분야에서만큼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깊은 지식을 쌓으라며), 현지와는 'ㅁ자 대화'가 된다고 해야 하나.
암튼 좋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교회 중등부 수련회가 있었다.
이 날부터 몸이 헤롱헤롱했다. 열감이 있고, 기침도 시작됐다. 제정신 아닌 채로 드럼도 치고, 레크레이션도 진행하고, 조원 아기들도 챙기고... 하다 보니 저녁에 집에 와서 앓아누웠다.
다음날은 교회도 못 가고 집에서 하루종일 와식생활을 단행했다.
월요일은 어찌저찌 출근을 했는데, 화요일은 새벽에 도저히 안 되겠었기에 휴가를 쓰고 집에서 쉬었다.
그리고 병상일기...
현지가 죽도 보내주고, 갈비탕도 보내주고, 아픈 나 챙겨준다고 집에도 찾아와 줬다... 든든하다...
그리고 화요일은 부모님, 현지네 부모님께 심수봉 공연 티켓을 드렸다. 뿌듯한 효도.!
그리고 그날 우연히 현지 부모님을 만나게 되는데...... 갑작스러운 만남에 어리둥절하는 현지(오른쪽 사진)
그리고 2월의 마지막 날!
당직 퇴근을 하고 현지와 하남 스타필드를 찾았다. 페이페이(�����)를 찾아 식사에는 대실패했다(그래도 귀여운 가운데 사진 건졌으니 됐다).
그리고 약 2시간 남은 영업시간에 좇기며 타임어택으로 하남 스타필드를 구경했다. 안경, 자동차, 전자제품 등등 온갖 제품군을 신나게 구경했다. 짧았지만 강렬한 즐거움으로 남은 2월의 마지막 날 굿!
2월, 뭔가 정신없었다.
뿌리가 온전치 않은 채 태풍을 만난 느낌이랄까. 일 년에 한 번쯤 아픈 나답게 힘든 주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가장 가까운 누군가도 2월이 가장 우울했다더라.
문득 드는 생각은, 차라리 가장 짧은 2월이 그래서 참 다행이다. 사람이 정한 기준일뿐이지만, 31일 내내 그런 것보다는 28일만 정신없는 게 낫지.
3월은 정신을 차려야겠다. 조금 더 주체적으로, 단단한 뿌리를 믿으며 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