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바-비큐, 스포-쓰 등은 허영된 삶을 조장합니다.
되돌아보면 5월만큼 정신없이 놀고 행복했던 한 달이 있었을까 싶다.
여행도 맘껏 다니고, 맛있는 음식도 양껏 먹고, 스포츠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들도 느꼈다.'
비관적으로 생각하자면, 지나치게 즐거운 나날은 곧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어렵게 만들 뿐이다. 그래서인지 즐거웠던 5월 이후 바쁜 삶에 적응하는 데 꽤나 애를 먹은 것도 사실이다.
그치만 또 새로운 즐거움을 찾으면 그만이다. 계속 즐겁게 사는 게 뭐 어때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매번 즐거우면 되는 거지!
놀자, 허영되게 살자!라는 생각을 해본 5월...이었다.
5월의 시작은 최고 맛집, 우래옥에서 맞이했다.
일종의 신성한 의식과 같은 루틴, 그러니까 우래옥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바로 앞 헬카페 뮤직에서 클래식 카푸치노를 마시는 순서로 기다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 뒤에 비로소 먹는 우래옥은 기다림 덕에 더욱 맛있어진다.
곱빼기와 일반 평냉의 무지막지한 양 차이는 덤.
현지와 즐거운 데이트도 하고, 시골에 내려가며 들고 갈 선물을 사기 위해 강남 오피스디포 KBO 스토어도 들렀다. 온갖 팀의 굿즈와 넘치는 인파로 야구의 인기를 실감했다.
이 뒤로 연이틀 연예인급의 스케줄을 소화했다.
먼저 집이 빈 틈을 타 131 동기들을 불러 모았다. 전원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즐겁게 먹고 마시며 성복동 유입충의 라이프를 함께 즐겼다.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다음 날에는 자칭 홍보실의 미래랄까, 하는 놈들을 불렀다.
이 날은 권우가 라이 위스키를 비롯해 다양한 술을 들고 와 페어링을 해주었다. 흡사 소믈리에.
지나치게 맛있는 술은 역시나 위험합니다.
5월에도 행복셀로나는 계속됐다. 새벽에 일어나 챔피언스리그 4강 1,2차전을 모두 챙겨보았다.
비록 결과론적으로는 탈락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이 팀을 응원했다. 그래, 축구는 이렇게 즐거운 거였지를 내내 느낄 수 있는 시즌이었다.
같은 날, Parcels의 신보 3곡도 선공개됐다.
누군가와 음악 얘기를 하다 Pacels를 입에 올리니 그가 이들을 '띄어쓰기 안 하는 놈들'이라고 칭했던 게 문득 생각난다.
아무튼, 편안하게 들을 수 있으면서도 자세히 들으면 너무 풍부한 이들의 음악이 참 좋다. 두둠칫 두둠칫 흥이 절로 난다!
현지와 성수동에서 만났다.
꽤나 맛있었던 고등어(청어였나...) 냉소바! 그리고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본 황당한 전단지마저도 즐거웠다. 인천공항에 광고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아직도 의문...
5월 8일, 입사 2년을 맞이했다.
2년 동안 뭘 배웠는지, 어떤 성장을 했는지도 곰곰이 되돌아보며 회고를 해보고 싶은데, 게으름 때문인지 쉽지가 않다.
어쨌거나 나름 홍보직무 주니어로써 1인분은 하고 있다 생각한다. 더 성장해서 대체불가능한 1인분, 2인분 같은 1인분을 해내야지!
현지와 발리를 갔다! 단언컨대 올해의 장소이자, 올해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느껴지는 인센스 향, 날마다 새로운 노을과 시시각각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는 비, 걷다가 들어간 식당에서 먹은 나시짬뿌르, 친절하고 사랑스런 사람들까지.
내내 웃고 떠들며 현지와도 더더욱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서 참 좋았다! 이것도 언젠간 여행기를...(이라면서 안 쓴 것만 3번째 같다...)
발리에서 건진 것들. 거북이 모양의 인센스 홀더와 각종 과자들이다.
최고는 카사바 칩이다. 다시 구하고 싶을 정도...
그리고 귀국하던 날, 바르셀로나는 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발리 현지에서도 엘클라시코를 보면서 역전승에 환호했는데, 결국 이걸 이뤄냈다.
이제는 다음 시즌 트레블을 노려야 할 때다!
Visca el Barca!
그리고 매달 빠지지 않는 귀여운 알토 사진!
가족과의 시간도 보냈다.
바비큐도 해 먹고, 엄마와 미션 임파서블도 봤다. 톰크루즈... 제발 이제 편히 쉬시고 자연사하시길ㅜㅜ
발리에서 사 온 가방을 메고 현지와 돌아다녔다!
주황색에 환장한 사람 같은... 내 모습...
그리고 이제 따뜻해지는 날씨에 대비해 집 마당 빵꾸난 곳들에 다시 잔디를 심었다.
그동안 마음 한편에 치워놓은 숙제 같은 일이었는데, 아빠 엄마와 다 같이 하니 금방 되더라.
뭐든 맞들면 낫다.
현지와 양평 청평도 다녀왔다.
경치가 기막힌 어촌계 한 곳에 차를 대고 날씨를 즐기기도 했고, 파크 골프 장에 뜬금없이 돗자리를 깔고 '사장님 나이스샷'을 연발하기도 했다. 역시 초여름 날씨는 최고다,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땀도 안 나고, 쾌적하게 즐기다 왔다.
맥반석에 구운 닭갈비도 먹었는데 그저 평범했다. 역시 기믹은 기믹일 뿐이다.
그리고 귀여운 존재들의 사진!
엄마와 회사를... 간 건 아니고, 회사 앞 양재 꽃시장을 들렀다.
2년 전인가 마당에 심어놓았던 산수유나무가 죽어서 새 나무를 사려던 목적에서다. 알고 보니 산수유나무는 겨울을 못 버틴단다. 온실에서 키워야 한단다. 황당하게 나무 하나를 버린 거나 마찬가지지만, 그 덕에 하나를 배웠다.
결국 해를 넘겨서 자랄 수 있는 배롱나무(나무는 모름지기 예뻐야 한다는 엄마의 의견이 반영됐다)와 대추나무(뭐든 먹을 수 있는 결실이 있어야 키울 맛이 난다는 내 의견이 반영됐다)를 구매했다.
우선은 가게에 나무를 두고, 1주일 뒤에 찾기로 했다.
몇 년 만인지도 모를 정도로 오랜만에 밴드도 시작했다(세어보니, 교회 찬양팀을 제외하면 8년 정도 만이다).
신입사원 연수(라기에 난 3년 차인데)에서 공연할 밴드 모집에 지원했고, 그렇게 모인 매니저끼리 밴드를 결성한 것이다. 이 사진이 처음 만난 날은 아니지만, 친해진 첫날이니까... 사진이 이것뿐이다.
아무튼 합주를 하면서 합을 맞추어 가는 즐거움은 물론이고 멤버들과 음악감독님, 신수동 일번지를 함께했던 승민까지 좋은 인연을 참 많이 만나서 좋았다!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음악은 좋으니까!
회사에서 본 정신 나간 풍경. 대체 일론 형이 거기서 왜 나와,,,
신수동일번지(매번 이야기하지만 신수동 멤버는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친구들도 만나서 한강에서 와인을 마시며 노닥거리기도 했다.
매번 이 친구들과 새로운 주제를 끌고 나올 때마다 열띤 토론이 이뤄지는데, 이 날은 대한민국 프로포즈 및 웨딩 업계의 황당무계함, 대선을 앞둔 정치 평론, 연애 이야기가 주였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나무를 심었다.
씨를 뿌린다는 것(물론 나는 묘목을 심은 거지만), 그리고 결실을 거둔다는 것이 얼마나 신성하고 고귀한 행위인지 배울 수 있었다. 일단 땀만 한 바가지를 쏟았고, 땅을 파면서는 뿌리를 내리는데 얼마나 많은 공간이 필요한 지 새삼 알게 됐다.
이들이 자라는 과정에서 또 수많은 배움을 얻을 테니 기대가 된다!
그리고 노답 친구들을 만났다.
순현의 생일을 맞아서 그의 집에서 발베니와 (무려) 피트 위스키를 마셨고, 24시간이라고 써져 있으나 문을 닫은 콩나물국밥 집도 봤다.
언제나, 수준 낮은 대화와 시간으로 뇌를 비우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이들에게 감사를!
다 쓰고 나니 5월의 일기 분량이 어마어마한 것 같다. 분량은 곧 경험의 양이고, 그만큼 5월은 다양한 경험으로 꽉 찬 한 달이었나 보다.
이렇게 꽉 찬 한 달처럼, 앞으로도 적절한 채움과 비움으로 나의 삶을 그려나가야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