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여기 ] 28. 연필화가, 이명화

우울을 뚫고 나온 선 하나

by 김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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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째 인터뷰이는 현재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독학으로 연필화를 하고 계시는 이명화님입니다.


목차

1. 인물소개

2. 오늘 여기의 나 : 그림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

3. 어쩌다 여기 : 산후우울증에서 작가가 되기까지

4. 삶에 대한 평가

5. 후회하는 일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6. 기타질문

7. 자기PR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8.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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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별명) : 이명화

나이 : 34세

성별 : 여성

학력 : 고졸

경제력 : 주부 / 그림으로는 연 최대 1,500만원까지 벌어봄



1. 인물소개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름, 나이, 성별(성 정체성)

저는 이명화고요, 만 34살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은 가지 않았고, 일찍 결혼해서 일찍 아이를 낳았습니다.

지금은 초상화나 인테리어용 풍수지리 그림을 주문 제작하고 있고요. 작가 활동도 함께 하고 있어요. 평택미술협회 송탄지부 소속이고, 국제평면미술협회에서도 회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그림으로 어느 정도의 수입이 있으신가요?)


본업은 주부라 그림은 아직 부업 수준이지만, 사실화 쪽이라 초상화 한 점당 단가가 좀 높아요. 그래서 적게는 월 4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까지, 연 매출로는 최대 1,500만 원까지 벌어본 적도 있어요.


(실례가 안 된다면 이렇게 구체적으로 얼마를 벌었는지 말씀해주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저처럼 연필화나 사실화를 하시는 분들, 특히 취미로 시작하신 분들께도 '이런 방식으로도 수입을 낼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이 분야는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잖아요. 그래도 어떻게든 길은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2. 오늘, 여기의 나 : 그림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


• 명화 님은 주부이면서도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기도 합니다. 어떤 생활을 하고 계시는지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큰 애가 중학생이고, 둘째랑 막내는 초등학생이라 아침에 애들 학교 보내고 나면 집 정리를 좀 해요. 그리고 9시쯤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죠. 애들이 학원까지 마치고 집에 오는 저녁 7시까지가 제 작업 시간이거든요. 거의 하루 8시간은 그림만 그려요.


(진짜 육아와 그림밖에 없는 생활이네요.)


맞아요. 하루하루가 진짜 고단해요. 눈 뜨자마자 그림으로 시작해서, 그냥 그걸로 하루가 끝나버려요.


(반복되는 생활이 힘들게 느껴지진 않으세요? 지루하거나 번아웃 같은 거요.)


음…… 저는 지루하다는 느낌보다는, 늘 아쉬움이 남아요. 매일 밤에 누워서 ‘오늘도 작업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더 그리고 싶은데 시간이 안 되니까요. 그래서 나중엔 개인 작업실 하나 차려서, 거기서 그냥 먹고 자고 그림만 그리고 싶어요. 그게 진짜 꿈이에요.


(워낙 작업량이 많으셔서 살림과 병행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사실 애들 돌보는데 드는 시간은 거의 없어요. 애들이 이제 어느 정도 컸잖아요. 밥도 자기들이 챙겨 먹고, 간식도 알아서 먹고, 씻는 것도 혼자 다 해요. 손이 갈 일이 많진 않은데, 대신 살림이라는 게 있잖아요. 다섯 식구 살림이라 빨래 돌려야지, 청소기 돌려야지, 설거지 매일 해야지, 밥 해야지… 그게 일이죠.


• 명화 님은 그림을 그리는 걸 정말 즐거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명화 님을 그렇게 매료시키는 걸까요?

저는요, 전보다 나아졌다는 걸 느낄 때 그게 제일 좋아요.


몇 년을 작업하다 보면 정체기도 오고 슬럼프도 와요. 내 그림은 못나 보이고, 다른 분들 그림은 막 멋있고 예뻐 보이고 잘나 보이고. 그에 비해 나는 왜 이럴까, 실력이 안 느는 것 같고. 그럴 땐 억지로 안 해요. 일부러 연필 안 잡고 그냥 쉬어버려요. 그림이 싫어질까 봐요. 한 달, 두 달, 길게는 세 달까지 쉰 적도 있어요.


근데 또 신기한 게, 손만 쉰 거지 머리는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더라고요. 핀터레스트나 구글링 하면서 자료 찾아보고, ‘이건 이렇게 그려볼까?’ 머릿속으로 계속 구상하고. 손은 쉬어도 마음은 계속 그리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 어느 날, ‘아, 그리고 싶다’ 하는 날이 와요. 다시 그리기 시작하면 느껴져요. 전에 그렸던 것보다 뭔가 하나는 나아져 있다는 걸. 한 단계 넘어간 느낌. 그 성장의 순간이 정말 좋아요. 그게 저한텐 제일 큰 즐거움이에요.


(그림을 그릴 때 힘든 점은 없나요?)


오래 앉아있다 보니까 목 아프고 허리 아프고 그런 거 말고는 없는 거 같아요.

근데 사실 처음에 가족들이 저를 이해 못했어요.


(어떤 부분에서 가족들이 이해를 잘 못해줬나요?)


아이가 셋이다 보니까 남편 혼자 벌어서는 아무래도 빠듯하거든요. 그러다보니 가족들 입장에서는 제가 나가서 돈을 벌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거죠. 제가 집에만 있은 지도 오래 됐고요. 근데 나가서 일하면 그림을 못 그리잖아요. 그 생각만 해도 너무 괴로워요. 그래서 그냥 “나는 일할 생각 없어. (내가 그림 그리는 거) 뒷바라지 좀 해줘.” 이렇게 말해요.


(그건 어느 정도 자기 확신과 고집이 있어야 가능한 말이네요. 그림이라는 게 성과가 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인데, 아이 셋을 키우는 상황에서 그 시간을 버텨내는 게 현실적으로 쉽진 않잖아요.)


맞아요. 근데 예술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고충이 가족 문제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저한텐 그게 오히려 동기부여가 됐던 거 같아요. '진짜 성공해서 보여줄게.' 오기 같은 거죠. 그리고 제가 원래 누가 뭐라 그래도 “그래, 너네는 떠들어라~”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요.


(내가 옳다고 믿는 걸 꾸준히 밀고 나갈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계시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저는 상처받거나 그러진 않아요. 누가 욕하면 그냥 “그래, 어디 가서 내 욕 좀 많이 해줘.” 그런 생각이에요. 사람들이 오히려 날 더 궁금해하잖아요. 물론 당장 보면 짜증나고 화도 나죠. 근데 시간이 좀 지나면 마음이 식잖아요. 그러면 오히려 “차라리 내 얘기 좀 많이 해줘라, 그게 낫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제가 그림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뒤부터는 가족들도 이해해주기 시작했어요.[웃음]


• 그림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가족들의 이해를 받게 되었다고 하셨는데요. 어떻게 그림으로 돈을 벌게 되셨나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지 한 3~4년쯤 지나고 나서부터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하루에 10시간 넘게 앉아서 그림만 그리는데, ‘이걸로 뭐라도 해봐야 하지 않나?’ 싶었죠. 마침 아이도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래서 초상화 주문을 받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경력도 없고, 시작 단계니까 그림이랑 액자까지 해서 3만 5천 원에 팔았어요. 사실화로 한 장 그리는 데 일주일씩 걸렸는데도 그 가격에요.


(경력을 쌓기 위해 일종의 인턴 생활을 한 셈이네요.)


맞아요. 그리고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그 전엔 연예인들 사진만 보고 그렸거든요. 예쁜 조명 받고 또렷하게 나오도록 찍은 연예인 사진을 보다가, 일반인 사진을 받으니까 확 다르더라고요. 빛이 불규칙해서 얼굴 윤곽도 흐릿한 경우가 많고요.


어렵지만 오히려 연습도 되니까 그림을 그리는 시간도 헛되지 않고, 애들 간식값 정도라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계속 했죠.


(전업주부로 지내시다가 내가 그린 걸로 수입을 올린다는 게 꽤 큰 성취였을 것 같아요.)


맞아요. 처음엔 그림 하나 그리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도 모르고 그냥 들어오는 대로 무작정 다 받았어요. 그래서 3만 5천 원짜리 초상화로 한 달에 160만 원까지 벌어본 적도 있어요. [웃음] 거의 잠도 안 자고 하루 종일 그림만 그리던 시절이었어요.


(정말 힘드셨겠어요!)


그래서 그 뒤엔 좀 쉬자 하고, 그때부터는 체계적으로 계산하기 시작했어요. 그림 하나 그리는 데 몇 시간 걸리는지 타이머로 재고, 하루에 몇 시간 작업할 수 있을지 따져서 그에 맞게 조율하면서 주문을 받았어요. 완전 맨땅에 헤딩한 거죠. 그 당시에는 유튜브도 지금처럼 흔하지 않아서, 자료가 많은 줄 알았으면 더 빨리 배웠을 텐데 아쉬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힘으로 그림을 계속해서 그리시고, 결국 초상화를 팔고, 전시도 하시게 된 거군요.)


네, 이제는 사업자 등록도 하고 본격적으로 영업도 하면서 작업하고 있어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지 6년 차쯤, 그러니까 작년부터 ‘이걸로 진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죠. 그래서 작년에 사업자도 내고요. 그 전엔 주로 지인이나 지인 소개로만 작업을 받았는데, 작년부터는 쿠팡, 크몽, 아이디어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까지 다 입점해서 하고 있어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요.


(본업이 주부이고, 가정도 있는 상황에서 수익이 없는 상태로 7년을 버텼다는 게 대단해요. 그만큼 꾸준히 실력을 쌓아오신 거잖아요.)


저도 제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 근데 제 성격이 원래 그래요. 일할 때도 뭔가 하나에 꽂히면 끝까지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서. 직장 다닐 때는 돈 더 주지도 않는데 쉬는 날 나가서 일하고 그랬거든요.


(약간...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이시군요. [웃음])


어... 네. 그런 것 같아요. 일이 없으면 일부러 만들어서 하는 스타일? [웃음]


(그렇다면 지금은 초상화로 일정한 수익을 내고, 전시도 하고 계신 거군요?)


네. 물론 그냥 그림만 그린 건 아니고요. 페어나 전시도 나갔어요.


두 번 정도 나가다 보니까 경력이 2년쯤 쌓였고, 그 덕분에 ‘신진예술인증명서’를 받을 수 있었어요. 지금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급한 그 증명서로 활동 중이고요. 앞으로는 예술인 경력 5년이 되어야 받을 수 있는 예술인 증명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걸 받으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많거든요.




3. 어쩌다 여기 : 산후우울증에서 작가가 되기까지


• 이른 나이에 결혼하시고 어떻게보면 상당히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하셨습니다. 어떻게 그림을 접하게 되셨나요?

제가 원래는 워킹맘이었는데, 셋째를 낳고 일을 그만두면서 집에만 있다 보니까 산후우울증이 굉장히 심하게 왔어요. 그게 29살 때였는데, 너무 우울하니까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컬러링북을 시작했죠.

처음엔 색칠공부책을 한 권, 두 권 채워가며 했는데, 어느 순간 너무 똑같고 틀에 박힌 작업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정해진 부분만 색칠하는 게 점점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래서 ‘차라리 그림을 내가 직접 그려보자’ 싶어서 애들 연필이랑 종합장 하나 꺼내 들고, 그때부터 그리기 시작했어요.


(이전까지는 미술을 전혀 배운 적은 없으신 건가요?)


네, 전부 독학이에요. 네이버 카페나 오픈 채팅방에서 오가다 알게 된 분들한테 팁을 조금씩 얻고, 계속 질문하고 답하면서 스스로 익혔죠. 누군가 스킬을 알려주면, 그걸 제 것으로 만들려고 몇 달이고 계속 반복해서 그리곤 했어요.


(처음 시작했을 때 그림은 명화님께 우울감과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돌파구였겠네요.)


맞아요. 그림을 그리는 시간 동안엔 다른 생각이 전혀 안 들더라고요.

좋은 기억, 나쁜 기억 다 사라지고 그냥 그림에만 완전히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게 너무 좋았고,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거예요. 그래서 밤을 새면서도 그리고, 하루에 10시간 넘게도 그리고 그랬어요. 아기 밥 먹이고 기저귀 갈고, 가족들 밥하고 빨래하고 그런 시간 빼고는 전부 그림만 그렸던 것 같아요.




4. 삶에 대한 평가 – 나, 그리고 타인


• 현재 본인의 삶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요?

저는 20대에 불만이 많았어요. 친구들 보면서 부럽기도 했고, 내가 이런 선택을 안 했으면 어땠을까 후회도 좀 있었고요. 다들 클럽도 가고, 술집도 다니고, 막 자유롭게 노는데 저는 그럴 수 없었으니까요. 사실 지금까지도 그런 데 한 번도 가본 적 없거든요. 그땐 그게 좀 부럽더라고요.


근데 30대 넘어가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하고 아이 낳고 키우기 시작하는데, 그걸 보니까 ‘아, 나는 일찍 해두길 잘했구나’ 싶더라고요.


제가 40대가 되면 첫째는 성인이 돼요. 그게 진짜 좋아요. 20대에 못 놀고, 애 키우고, 돈 벌고… 그렇게 고생했던 게 40대가 되면 끝날 거 같은 느낌?


앞으로는 애들이 다 크면 저는 더 그림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것도 더 해볼 수 있잖아요. 그리고 요즘 40대면 한창 젊은 나이죠.


(그럼 20대엔 좀 힘들었지만, 지금은 더 만족스러운 시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이 그냥 너무 좋아요. 애들만 빨리 좀 커서 나가주면 더 완벽할 것 같아요. 그럼 완전 퍼펙트! [웃음]


• 다른 사람들이 나를 평가한다면 어떤 식으로 평가하거나 또 할 것 같나요?

그림을 시작하고 나서 만난 모든 분들이 칭찬을 되게 많이 해주세요. 처음에는 저를 이해 못했던 가족들도 소득이 좀 생기고 하니까 인정해주고요.


• 혹시 명화 님을 칭찬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흐뭇한 부분도 많이 있긴 한데, 그래도 저는 아직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재능이 전혀 없거든요.


(명화 님은 재능이 없다고 하셨지만, 저는 명화 님이 수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그림을 꾸준히 그려올 수 있었던 것도 아주 멋진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으신 가요?

저는 10년 안에 국내에서 소묘 작가로 탑텐 안에 드는 게 목표예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열정과 마음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작업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해요. 물론 어쩌면 자만일 수도 있지만요!


(근데 원래 꿈은 크게 가지는 게 맞다고 하잖아요.)


그리고 해외 진출도 해보고 싶어서 외국어 공부도 시작하려고 하고 있고요.

또 제가 주로 흑백 소묘를 하다 보니까 단체전에선 눈에 잘 안 띌 때도 있거든요. 그래서 소묘에 포인트 칼라를 입히는 작업이나 칼라 그림도 시도해보려고 해요. 이번에 전시한 그림에도 태양에 색을 살짝 넣어봤는데, 그런 식으로 포인트 칼라를 조금씩 넣어보려고요.

KakaoTalk_20250519_092022793.jpg 명화님의 전시 작품

(계속 도전하고 변화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져요.)


그냥 저는… 죽을 때까지 그림만 그리고 싶어요. 물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림만큼은 끝까지 놓지 않을 것 같아요.




5. 후회하는 일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 지금 여기에 이르기까지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 있을까요?


사람이 죽을 때 가장 많이 하는 게 후회라고 하잖아요. 암에 걸리든, 자연사하든, 어떻게 죽든 간에.

그 얘기를 듣고 나서 ‘그럼 난 후회 없는 삶을 살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니까, 후회할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냥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내가 나중에 미련 없게, 후회하지 않도록.


그래서 지금도 제가 하는 일이나, 자녀들한테나, 남편한테 늘 “나는 너희한테 해줄 만큼 다 했어. 그래서 후회 없어.” 항상 그렇게 말해요. 실제로도 그렇고요.

• 반대로 내가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을까요?

그림이죠. 네, 그림이에요. 전혀 생각도 안 했던 걸 하게 됐는데, 그게 지금의 저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거니까요. 결국은 그림이 저를 만들어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진짜, 그림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림을 만난 건 우연일지 몰라도, 그걸 계속하기로 선택한 건 명화님이니, 정말 멋진 선택이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네, 제일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6. 기타 질문


• 명화님은 이미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하셨습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듣고 싶습니다.

결혼은 진짜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그렇게 좋아서 결혼했는데도 어느 순간엔 숨 쉬는 것도 꼴 보기 싫고, 밥 먹는 것도 보기 싫을 때가 와요.


근데 그걸 지나고 나니까, 이제는 싸울 일이 없더라고요. 나와 상대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까지, 한 10년은 걸린 것 같아요.


결혼이라는 건 결국 가족을 만드는 거잖아요. 내 선만 지키려 하고 “내 거 건드리지 마” 이런 식이면, 그건 가족이 될 수 없어요. 이 사람의 상처도 내가 안아주고, 나도 내 상처를 내어주면서 “네가 좀 안아줘” 할 수 있어야 부부인 것 같아요.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세요?)


서로를 마음으로 감싸 안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해요. "네 거, 내 거" 따지기 시작하면 끝도 없어요. 감정 상하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선을 긋게 되거든요. 그래서 진짜, 마음을 잘 먹어야 돼요.


(그럼 아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저는 아이를 좀 일찍 가졌거든요. 그래서 배가 불렀을 때 사람들이 “애가 애를 낳는다”면서 손가락질도 많이 했어요. 물론 그 사람들이 키워줄 것도 아니고, 결국엔 제 선택이니까요. 주변 시선이 따갑긴 했지만, 전 원래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는 성격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걸 다 견디고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까, 진짜 행복하더라고요.

아이를 갖는 행복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몰라요. 물론… 잘 때가 제일 예쁘긴 하지만요. [웃음]


그래서 저는 아이는 꼭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출산을 추천해요.


• 명화 님이 생각하는 우리나라 저출산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러니까…… 우리 부모님 세대랑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저 어릴 때만 해도, 90년대까지만 해도 학교 운동장이 애들로 바글바글했거든요. 근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는 게, 사교육비 부담도 너무 크고요.


아이를 키우려면 우선적으로 안정된 기반, 그러니까 집 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요즘엔 집값이 몇억, 몇십억 이렇게 해버리잖아요. 우리가 평생 모아서 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결국 다 빚이 되는 거죠. 결국은 내 집이 아니라 은행 집인 거고요.


그래서 그런 이유들이 저출산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아요. 애 키우는 게 진짜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 같고요.


한동안 부동산값이 막 치솟았잖아요. 아마 그때 젊은 친구들이 많이 생각했을 거예요.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런 고민들. 40대, 50대 분들은 실감 많이 하셨을 것 같고요.



7. 자기PR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어필하고 싶은 게 있나요?

제가 소속된 국제평면미술협회와 제게 초상화를 주문할 수 있는 정보를 소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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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평면미술협회는 전세계의 평면미술작가들이 모여서 서로 교류하고 성장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협회예요. 전통미술이랑 현대미술을 잘 섞어서 새로운 흐름도 만들고, 그걸 세계로 알리려는 거죠.

작가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권리도 보호해주고, 전시나 작품 판매 기회도 넓혀주고요.

미술 교육이나 문화 교류 같은 것도 활발하게 하려고 하고, 한국 미술을 해외에 알리는 활동도 많이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전통미술을 현대적으로 다시 풀어보려는 노력도 하고 있어서, 저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그리고 사실화 초상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편하게 연락주세요! 예쁘게 그려드릴게요.



| 명화님 인스타그램 @myeonghwai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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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화님 오픈 채팅방




8. 마침


• 혹시 오늘 인터뷰 소감 여쭤봐도 될까요?

아, 저 인터뷰가 처음이라서 되게 막 기대도 되고 그랬는데, 작가님께서 말을 흐름 좋게 잘 이끌어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했던 것 같아요. 부담도 없고,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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