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을 하교 시간에 쫒겨
늘 같은 머리만 고수하다가
큰 맘먹고 미용실에 갔다.
비싸보이지만 거기서 거기겠지.
아니,
샴푸하고 나왔는데 더럽게 비싸다.
망했다.
자꾸 클리닉도 하라며 부추긴다.
조용히해요. 좀.
밝은 미용실 조명 아래
거울 속 민낯은 유난히 추레해 보였다.
늘 편하게 신던 운동화도 먼지 투성이.
하루쯤 옷차림이야 그럴 수도 있지만,
난데없이 비싼 가격을 듣고는
주눅이 들어버렸다.
아니요, 그 가격은 부담스럽습니다.
기본 시술만 해주세요..라고 말하지 못했다.
오늘만 가고 안가면 그만인거,
그 한마디를 못해서 아무렇지 않은 척
그것도 해주세요 라며 허세를 떤다.
그지허세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