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의 세상 읽기, 쓰기
1. 인공지능 시대의 읽기, 쓰기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는 또 다른 변화에 직면해 있다.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체계가 굳건해져 대면보다는 매체 중심적인 관계가 '아주 보통의 관계'가 되어 버렸다. 우리 사회 전체가 오프라인 기반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으로 중심축이 옮겨갔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일상이 매일 펼쳐지고 있다. 빨라지고, 금세 확장되고, 언제 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는 실시간의 세상이 열렸지만, 그만큼 반향실 효과(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서로의 편협한 사고방식을 강화해 주는 효과)라는 부작용도 감수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게다가!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이용 범위가 계속 확장되고 있고, 내가 수업하는 강의실 안까지 인공지능을 활용한 결과물들이 속속 틈입하고 있다.
이러한 외적인 환경 변화는 우리의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해마가 더 이상 기억하지 않게 되고, 전전두엽이 공감에 기능하지 않는다. 뇌과학자들이 입을 모아 '숏폼금지'를 외치고 있는 이유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내가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사고思考하지 않아서
사고事故가 났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우리들! 읽고 쓰는 일이, 말 그대로 일이 되어 버린 요즘이다. 쉽게 쓸 수 있고, 쉽게 읽(보는)을 수 있는 게 넘쳐나고 있으니 스스로 뇌를 움직여 깊이 읽고 고민하고 쓰는 일은 점점 요원한 '작업'이 되고 있다.
2. 그래서!
그래서 소설가, 기자, 미디어연구자인 대학 교수가 뭉쳤다. 각자 읽고 쓰는 분야에 있으면서 서로의 글쓰기와 글쓰기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갖자고 의견을 모았다.
12월 27일 오후 3시 성북구에 있는 하땅세 극장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들, 기사 그리고 소설이 되다>가 열린다. 소극장 무대 위에서 독자들을 만나는 이유가 있다.(아직 비밀이다)
3. 스토리텔링
뇌가 만드는 이야기의 주된 소재는 기억이다. 그런데, 다시 따져보면 이야기는 기억이라는 뇌의 작용을 활용하는, 뇌를 적극적으로 운동시키는 작업이다. 인간의 뇌는 단기와 장기 기억으로 구분해 우리가 일상에서 겪은 것들을 저장하는데, 특히 ‘이야기’라는 형식은 장기 기억으로 가는 하이패스인 셈이다. 바로 사건 기억이라는 것인데, 그 사건 기억의 연쇄가 플롯이며, 스토리텔링의 중심축이다.
4. 그래서!
해마는 우리의 기억에 관여한다. 장소세포들을 통해 어떤 공간을 기억하게 한다. 우리가 어떤 사건을 장기 기억으로 넘길 때, 장소는 아주 중요한 바탕이 된다. 시간과 장소라는 배경이 인물이 사건을 펼치는 무대가 되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은 우리 뇌를 건전하게 자극하고 활동하게 하는 아주 좋은, 극적 장치이다.
그래서, 기억을 다룬 몇 가지 글을 다루려고 한다.
1. 유대근, 진달래 기자 (한국일보)
한국일보 세월호 10주기 기획기사 【산자들의 10년】
https://www.hankookilbo.com/Collect/9110
2. 동해안 납북어부, 국가폭력 피해자 문제, 보도연맹 사건, K팝 아이돌 문화, 안락사 등을 다룬 이주영 작가의 (KBS 소설극장 연출)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 교유서가 2025
3. 130년 한국 언론사(史)를 빛낸 100편의 기사를 소개한 박재영 교수의 (고려대학교 미디어대학) 『좋은 기사의 스토리텔링』 이채 2025
그리고 사당동 다세대 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김봄의 연작소설 『인정빌라』, 민음사, 2025
내러티브 저널리즘, 소설, 그리고 스토리텔링에 대한 무궁무진 대화가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