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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봉길 Feb 15. 2022

언제나 변화의 출발점에 서자

다음은 웨스터민스터 사원에 묻힌 성공회 대주교의 묘비명이다.


"젊은 날,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그 무한대의 날개를 펼쳤을 때,

나는 한때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그러나 좀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내 시야를 약간 좁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마지막 시도로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아아,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앞둔 이 자리에서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만약 내가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내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을.

누가 아는가,

그러면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지 말이다."


그렇다.

修身齊家治國平天下!


즉, 나 자신을 스스로 깨끗이 갈고 닦을수록

자신이 책임져야 할 가족을 제대로 거느릴 수 있고,

나아가 친구나 선후배 등과 사회 생활을 잘 할 수 있는 것이며,

이로서 역사를 볼 수 있는 안목을 바탕으로

세상 삶의 모든 일에

거침없는 행동이 정정당당하리라는 믿음이다.


문제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살아오기 위핸 나도 모르게 만든 벽이요 상처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개인의 그것들이 모이고 얽혀

이 사회의 더 큰 벽과 상처가 만들어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과연 내 자신을 얼마나 갈고 닦아야 할까.

그래서 나와 사회와의 벽을 새로 만들지 않고,

현재 벽을 넘을 수 있는 자신을 지켜볼 수 있을까.


얼마나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들여다봐야

'지금 이렇게 새롭게 달라졌다'라고 확인할 수 있을지,

바다와 산과 강과 들판에 사는 우리는

어느 누구도 행복하게 웃어 장담하지 못한다.

다만, 자신의 뜻을 향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부단히 애쓰는 순간마다

수신(修身)과 제가(齊家)와 치국(治國)과 평천하(平天下)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느껴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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