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적으로 우리는
하고 있는 일을 문득문득 잊고 사는 것 같다.
그 시간들은 거의 자연 본능,
아니 인간 본능에 의해 사는 것이라 보여진다.
생존을 위한 일.
존재해야 할 이유를 나몰라라 잊은 채
몸의 흐름에 따르는 것이리라.
그래서 우리는
마음이 항상 몸에 종속된 것이라고 느낀다.
과연 그럴까.
몸과 마음은 서로 다른 것일까.
다른 것이라 믿고 싶은 것일까.
사람 이중성이 여기서 출발한다는 말에
다른 이유는 없는 것일까.
마음이 나의 가운데 있을 땐,
몸은 스스로 움직임에 편한 것이고,
몸에 마음이 빼앗겨 있을 때는
몸에 종속되어 매달린 것이 되고.
그럴 것이다.
나의 몸과 마음이 자유롭지 못한 것,
그래서 서로 핑계대고 네 탓 내 탓을 돌리는 일에
삶의 다른 모양은 보이지 않는다.
하나하나 따져 바닥에 펼쳐놓고 바라는 것이
멋진 자신을 확인하는 일임을 알겠거니와,
이러함을 오래 가지지 못하는 것, 내 어찌 하랴.
내 것이 마음일까 몸일까.
몸이 마음일까 나일까.
또 마음이 몸일까 나일까.
세상의 모든 질문은 언제나 나를 지나쳐
제각각 회색영역을 만들어 춤추려는가.
아니면 테두리에 머물러
사람들을 웃고 떠들고 싸우다가 슬프게 하는가.
사람마다 그 차이가 있을 것이다.
마음과 몸 차이를 좁히는 일.
나를 나답게 하는 일이다.
나를 나답게 핑계 삼아 문득
문득 나이도 이름도 잊고 사는 시간마다
나 거기에 있었네라며 팔장을 하겠거니
어찌 숨쉬는 일에 관한 한
처음과 끝이 같기를 바라는가.
내 시간은 그렇게 같기를 바라다가
매번 코앞에서 멈춘다.
살아있는 것은 반드시 사라지는 것.
움직이는 것은 모두 멈추는 것.
아, 그러나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하여
멈춘 내 시간 내 마음껏
반드시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