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아픔은 하나에 집중하게 한다

by 김봉길

점심을 먹다가 귀에 익숙한 풍물소리를 들었다. 소리를 따라 걷는 내리막길 위로 한 여름 햇볕들자리다툼의 열기가 뜨겁다. 뜨거운 열기를 누르는 소리, 장애우들 마음을 훑어내는 시원함은 임시로 이번 캠프의 본부로 쓰이는 건물 현관이며 자판기며 플랜카드며 나무며 잔디며 구경꾼들을 들썩거리게 했다.


12인조 장애우와 자원봉사 국악인으로 구성된 국악마당꾼들이 펼치는 흥겨움이 땀과 즐거움과 자랑스러움으로 솟아올라 캠프 참여자 모두를 환영하는 무대로도 손색이 없었다. 그들은 두드리며 소리치며 하늘을 향해, 아니 나를 향해 노래하는 것이었다.


풍물 소리를 듣는다.

나를 두드리는 소리.

너를 두드리는 소리.

내가 두드리고 내가 듣는 소리.

이것은 나다.

이것은 너 해라.

산다는 것은 누구를 두드리는 일,

내 것이 아닌 이것을 두드리는 일.

사랑이라거나 노여움이라거나 그래도 살아가야 하라거나,

어허,

이렇게 꿈틀거리고 있는 것들을 울게 만드나 보다.

꿈틀거리게 만들어 놓게 우는 엄마도 아빠도

그래도 함께 두드려야 해.

혼자는 아니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걸, 왜 이리도 늦게 말해야 하느냐.

왜 여기서에서만 확인해야 하느냐.

그래, 보이는 저곳으로 나를 몰고 가고 싶어.

내가 앞에 서서

또, 내가 아닌 내가 뒤에 서서 쫓고 쫓는 놀이를 하고 싶어.

어디 있느냐 텅텅텅 뒤 돌아 쫓아가면

아니 나도 몰라 둥둥둥 달아나는 놀이

그냥 서 있으면

나도야 안고 싶어 달려드는 놀이

어허, 그러다 죽는 놀이.

keyword
이전 03화2. 내 아픔은 나만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