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너 간지럼 태울 줄 알아?
너 : 근데 무서워.
나 : 간지럼 놀이 해. 자, 가위 바위 보!
나 : 네가 이겼네. 이겼으니까, 네가 간지럼 태워 봐.
너 : 싫어. 나 무서워.
나 : 어서 손 내밀어, 겨드랑이로.
너 : (옆을 보며) 어디 갔었어? (다시 나를 보며) 나를 놀려.
나 : (섬뜻, 목소리를 키우며) 다시, 간지럼 놀이. 자, 가위 바위 보!
너 : (옆에 사람이 있는 듯) 너가 함께 간지럼 태워. 알았지?
나 : 누구야? 함께 왔어?
너 : 그래, 함께 가야 해.
나 : (섣불리 달래 듯) 혼자는 왜 싫어?
너 : 아니야. 함께 사는 거야.
혼자 이야기 하는 장애우 아이는 세상에서 볼 것이 너무 많다. 그 많은 것들과 만나 악수하고 간지럼 태우고 또 태움을 당해야 하는 일은 어쩌면 누구나 가슴 벅찬 일이다. 그랬다. 그래서, 악수하는 것도 싫고, 보는 것도 싫어 보였다. 울고 웃는 일도 그저 밥 먹는 거나 오줌 눕는 것도 모두 같아 보이는 듯, 그렇게 아이는 내 얼굴을 뚫어지게 보았다.
나 : 처음 보는 눈매네! 뽀뽀해줘.
너 : 싫어.
나 : 손 예쁘다, 악수.
너 : 바보, 슬픈 척 하지마.
나 : (머뭇거리다 손을 슬그머니 감추며) 누가 슬픈데…
너 : 쳇, 무서우면서…
나 : ?
너 : 가까운 척 하지 마.
내가 무서운 걸까? 아니, 진정 무서운 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인 것을, 섬뜻 말이다. 무섭다, 무서운 내가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