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차의 첫 번째 취미 : 일본어
난 일본어를 모른다.
9월 22일, 무작정 2024년 12월 JLPT N5 시험을 등록했다.
운명이었을까? 이 날은 시험 접수 마지막 날이었다.
시험 날짜는 12월 1일 시험으로, 현재 54일 남았다.
이 시험은 일본어 능력시험으로, N5~N1까지 있는데, 난 제일 쉬운 단계다.
평소에도 일본어가 배우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래서 시작한 구몬에서 화상학습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15분씩 핸드폰으로 수업을 받고는 있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회사원으로써 모든 수업을 다 참석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일 이 핑계 저 핑계로 설렁설렁 배우다 보니 내 실력은 여전히 제자리였다.
매 달 42,000원은 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데..
구몬 등록한 지 10개월 차, 갑자기 돈이 너무 아까웠다.
독학 못 해요 일본어
난 아직 히라가나, 가타카나 외우는 것에 멈춰있고 시험은 다가오고 있었다.
집에 그동안 혼자 독학한다고 사뒀던 책들을 꺼냈다.
세보니깐 속 페이지는 깨끗한 일본어 책만 6권이더라.
히라가나 가타카나도 모르는 사람이 무슨 문제를 풀겠나..
아무리 책에 독학이다 쉽다 이거 한 권이면 모두 다 해결된다라고 적혀있지만
막상 진짜 열어보면 이 책 한 권으로는 택도 없다.
이 책을 만든 사람들은 정말로 이 책 한 권으로 될 거라 생각한 건지 의문이 든다.
그래서 선택한 게 구몬이었다.
주변에서 일본어 좀 한다 하는 사람들이 추천도 많이 해줬고,
나 또한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기에 빠르게 구몬을 시작했다.
확실히 혼자 할 때보다 긴장감이 있어서 그런지 아님 선생님한테 창피해서인지
어쨌거나 히라가나까지는 손쉽게 외웠다.
근데 문제는 가타카나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다 비슷하게 생긴 모양으로 길쭉하게 선이 나열되어 있는데,
너무 다 비슷하게 생겨서 도저히 구분이 힘들었다.
(진짜다. 믿기지 않는다면 아래 첨부한 사진을 봐봐라.)
여기서부터 멘붕이 온 나는 아직도, 오늘도 가타카나를 외우고 있다.
뭐 어때? 해보는 거지
멘붕이 온 나는 회사 모니터 뒤 벽에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표를 프린트해 붙였다.
내가 집 이외로 제일 오래 있는 곳이 회사이니깐.
지나가다가 한 번씩 훑어만 봐도 분명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다짜고짜 주변에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나 일본어 시험 등록했다고 꼭 붙을 거라고
인스타그램에도 대문짝만 하게 스토리에 올렸다.
그리고 공부할 때마다 스토리에 자랑하기 시작했다.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나, 이렇게 해야 나 자신이 더 열심히 할 것 같았다.
(관종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리고 지금 나는 회사에서 퇴근해 집에 돌아오면 다시 책상에 앉는다.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쓰기 위함과 일본어 공부를 하기 위해.
과정이 어찌 됐던 나는 현재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현재 팩트는 난 시험에 등록했고, 그 시험을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떨어지면 뭐 어떤가?
더 열심히 공부해서 다시 도전하면 되는 것이지.
누군가에게 쫓겨 또는 반드시 붙어야만 하는 시험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나는 이걸 "취미"라 부른다.
겁먹지 마, 취미잖아
세상에 취미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취미의 사전적 의미만 봐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이라고 나와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혹시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일 또는 어려운 도전이라 생각하지 말고, 간단한 취미라고 느꼈으면 좋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도전하다 보면 기필코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겁먹지 마, 취미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