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빛나고 싶다.
내가 브런치 작가에 도전한 이유
30대 중반. 애 둘 엄마. 육아휴직 중. '반짝반짝'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 그게 바로 나다.
5개월 둘째가 잠에서 깨 울면,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젖을 물리기 시작한다. 내 하루는 이렇게 시작한다. 잠에 반쯤 취해 수유를 하다 보면 어느새 첫째가 일어나 "엄마!"하고 부른다. 남편은 출근 준비를 하며 집 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갔다 올게"라는 말과 함께 현관문 밖으로 사라진다. 첫째를 먹이고 씻기고 옷 갈아 입혀 어린이집에 보내는 일은 모두 내 몫으로 남는다. 그 사이 둘째는 계속해서 엄마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그 신호는 읽씹 되고 만다. 동생이 생긴 뒤로 예민해진 첫째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둘째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그렇게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돌아오는 길, 품에 안긴 둘째는 어느새 자고 있다. 예쁘다. 이 작고 사랑스러운 아기가 아침 내내 엄마를 찾았는데 엄마라는 사람은 눈길 한 번 못줬다. 미안하다. 전쟁 같은 아침 뒤에 찾아온 평화는 반갑지 않은 죄책감을 데려왔다. 그러고 보니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첫째의 표정도 어두웠던 것 같다. 아침에 첫째를 너무 재촉했나? 좀 더 기분 좋게 보낼 수도 있었을 텐데. 하원 해서 집에 돌아오면 더 잘해줘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자는 둘째를 눕히고 욕실에 들어선다. 거울에 비친 내 꼴이 우스꽝스럽다. 기름진 앞머리에 넓어진 모공, 펑퍼짐한 옷을 입어도 가려지지 않는 살들, 내가 절대로 되기 싫었던 바로 그 '아줌마'가 거울 속에 서 있었다.
한 때는 내가 특별한 존재라고 믿었다. 30대에는 대단한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 능력 있고 매력 있는 사람이 되어있을 줄 알았다. 결혼해서 애를 낳고 키워도 20대의 외모를 유지하면서 일과 가사, 육아 모두를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남들보다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거울 속에서 나를 비웃는다. 두 번의 출산과 육아로 휴직을 반복하다 보니 복직해도 일을 잘할 수 있을까 두렵다. 그렇다고 일을 그만둘 수도 없다. 두 아이를 키우려면 돈이 많이 드니까. 집안일도 육아도 내 뜻대로 되는 건 없다. 내가 집을 정리하는 속도는 두 아이가 어지르는 속도를 당해내질 못하고, 내 한 몸은 두 아이의 욕구를 모두 채워주기에는 부족하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저마다의 색으로 빛나고 있는데 나 혼자 고장 난 전구처럼 꺼져있는 것 같다. 이제는 반짝반짝 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나라는 전구에도 빛이 들어와 주기만 하면 좋겠는데 그것조차 쉽지 않다. 마음이 어지러워 글을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