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오늘'로 마음이 몽글몽글
올해의 마지막 연휴가 끝났다. 2주 연속 3일을 쉬고 나니 새삼 주 4일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보다 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 준비를 한다. 급한 마음에 두 아이 입에 번갈아 가며 밥을 밀어 넣는다. 느릿느릿 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속이 터진다. 서둘러 우유 한 잔씩 먹이고 곧바로 칫솔에 치약을 묻혀 건넨다. 화장하고 나와서 보니 칫솔은 내려놓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진심 가득한 '버럭'이 나오기 직전이다. 우여곡절 끝에 마스크를 씌우고 신발까지 신겼다.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시계부터 본다. 오늘도 빠듯하다. 제발 오늘은 신호라도 잘 받아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선다.
나는 첫째를 데리고, 남편은 둘째를 데리고 각자 차를 탄다. 매일 아침 우리 집 모습은 비슷비슷하다. 5분만 일찍 나오면 여유로울 것 같은데 10분을 일찍 일어나도 5분 일찍 나오기가 어렵다. 참 이상한 일이다. 유치원 앞에서 만난 다른 아이들은 다들 여유로워 보인다. 우리 집만 아침마다 전쟁인 건지, 아니면 우리도 남들이 보기엔 여유로워 보이는지 새삼 궁금하다. 하지만 궁금해할 시간 따윈 없다. 아이가 유치원 문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다시 차로 뛰어간다. 출근 시간이라 다른 차 운전자들도 모두 급하다. 평소보다 운전이 거칠어진다.
오늘따라 차가 더 막힌다. 자세히 보니 저 앞 중앙선 쪽에 사람이 서 있다. 사고라도 난 모양이다. 눈치껏 차선을 옮긴다. 3중 추돌사고였다. 종잇장처럼 찌그러진 범퍼를 보니 내 마음도 불편하다. 연신 사고 현장 사진을 찍어대는 운전자를 뒤로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조금 일찍 나왔으면 오늘 저 가운데 끼인 차가 내 차였을 수도 있었겠지. 5분 일찍 나오지 못해 다행이다.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하다.
정신없이 출근을 마치고 물을 한 잔 마시는데 구글 포토에서 '추억 속 오늘'을 확인하라는 알림이 뜬다. 오늘 아침 나의 혼을 쏙 빼놓은 녀석들이 사진 속에서 웃고 있다.
'이게 겨우 1년 전이라고? 2년 전엔 완전 아기였잖아?'
출근 준비부터 잔뜩 예민해졌던 내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짜증이 났던 게 미안해진다. 구글포토가 알려주는 '추억 속 오늘'은 반가울 때가 많다. 내 사진첩에 있는 사진이 대부분 아이 사진이기 때문이다. 구글포토는 마치 관광지에 있는 '느린 우체통'처럼 잊고 있던 추억을 선물한다. 고작 1, 2년 전 아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느끼는 게 많다. 아이는 참 빨리 큰다는 것,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소중하다는 것. 그렇게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면 오늘도 아이를 있는 힘껏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