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가 있는 고향집에 5개월 아기와 2주동안 지내기 위해 내려왔다. 고향집은 내가 초등학교 5학년때 이사를 와서, 22년째 부모님이 살고 계신 작은 아파트이다. 언니와 나와 함께 살 때와는 가구배치도 달라지고 도배도 여러 번 새로 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그대로다.
지금은 엄마방이 된 작은 내 방에 누워있으면 ,
방안에 천장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의 내가 문득 생각이 난다. 작은 방안에 초등학교 일진들이 나에게 시비를 걸어 무서워하던 날도 생각이 나고, 성시경에 미쳐서 하루종일 노래만 듣던 나도 떠오른다. 엄마랑 싸우고 울면서 자던 일 공부를 해보겠다고 새벽에 앉아있다가 결국 잠들던 , 여러 가지 감정과 일상을 보내던 내가 이제는 아기 한 명을 데리고 방에 누워있다.
아기와 나란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니, 나도 엄마가 나를 이렇게 키웠겠지 생각해 보기도 하고, 이러다가 우리 딸도 초등학교를 가고 중학교를 가고 고등학교를 가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다시 애기가 태어나겠지? 상상도 해본다. 그러다 부모님이 여전히 계시고, 엄마가 밥을 해 주고, 아기를 봐주시는 지금.
육아휴직비를 받아서 당장에 돈을 걱정하지 않고, 아기가 낮잠을 잘 때 같이 잘 수 있는 오늘이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일지 모른다는 걸 다시금 생각했다. 지금도 행복해하지 않으면 행복하려고 그러나 싶은데 금세 또 까먹고 또 걱정하고 있는 나를 만난다.
다시 오지 않을 내 인생 가장 아름다운. 가장 편안한 순간이란 걸 알때에도, 걱정을 하고 불안해하는 내 모습을 보니 한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행복이라는 걸 알아차린후에도 어떻게 해야 하루를 온전히 행복 할 수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뭘 어떻게 해야할까 ? 엄마에게 아빠에게 더 사랑을 드리고, 내 자신을 더 사랑해주고, 딸아이를 더 살뜰히 챙기는 것이겠지? 아니면 지금을 상세하게 나열을 해서 지나고 이 순간을 그리워 해야할까?아니면, 행복일때 행복인지 모르는 바보같은게 인간이니 그냥 흘려보내야할까? 뭘 해야할까?
행복을 기다릴 줄 만 알아봐서, 발견했을 때 뭘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글을 남기면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