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와의 전쟁

우리 부부의 업무분장 불가능 영역

by 킴치만두


결혼하고 제일 많이 들은 질문, "신혼 생활은 어때?"


의외로 둘이 서로 잘하는 분야와 못하는 분야가 겹치지 않고,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의 합이 꽤 잘 맞아서, 서로를 잘 보완해나가며 살고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세탁기를 돌리면 남편이 빨래를 개킨다거나, 내가 요리를 하면 남편이 설거지를 한다던가, 나는 가스레인지 청소를 아주 귀찮아하는데, 남편은 가스레인지 닦으면서 희열을 느낀다던가 같은? 둘 다 치약을 끝에서부터 잘 짜서 쓰기도 하고, 옷은 바로바로 걸어두는 편이라서, 우리는 천생연분이라며 스스로를 칭찬하며 살고 있었다.


집에 왕파리가 나타나기 전까지.


나로 말하자면, 벌레가 내가 자는 사이 우리 집을 후비고 다니는 게 너무 싫기 때문에, 일단 발견한 애는 무조건 죽여야 하는데, 벌레를 만지는 순간 휴지 너머 전해지는 그 까슬함에 소름이 쫙 올라온다ㅠㅠ 그래서 웬만하면 남편이 잡아줬으면 한다. 그러나, 울 남편으로 말할 것 같으면, 모든 생명이 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살포시 잡아서 창밖에 놓아주며, 굳이 나를 해치지 않는 벌레는 잡을 생각도 안 한다. 이러니 벌레 한번 나오면 환장이다. 나는 잡으라고 난리, 남편은 벌레도 생명이다 알아서 죽는다 내버려 두어라 시전.


왕파리 한 마리에 화장실을 3일간 봉쇄해야 했다.


우리 부부, 아직까지 업무 분담 불가능 영역: 벌레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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