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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희 Mar 09. 2019

WeWork 위워크에서 5개월간 일하며 느낀 장단점

위워크에서 일합니다

나는 위워크(WeWork)에서 일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국에 코워킹 스페이스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것 같은데, 스타트업과 1인 창업자들이 위워크에 둥지를 틀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자리 잡은 것 같다. 아직까지도 누군가에게는 생소한 개념일 수도 있으나, 스타트업 업계를 좋아하고 몸 담고 있는 나로서는 위워크에서 일해보는 경험이 참 탐났다.


내 첫 번째 회사인 굿닥에서 일했을 땐 신사동에 굿닥 사옥이 있었다. 그저 하얗고 파티션이 쳐있고 딱딱해 보이는 일반적인 사무공간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곳저곳에서 일할 수 있고 공간마다 컨셉이 있는 사무공간에 로망이 있었던 대표님 덕분에 가로수길 한복판에 3층짜리 주택을 리모델링해서 (그것도 우리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해서!) 우리 입맛대로 꾸며진 공간에서 일했다.

사무실 같지 않았던 굿닥 사무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카페인줄 알고 들어오기도 했다.
카페 공간도 좋았지만 건물 뒤 테라스(?) 공간을 좋아했다

그러다 두 번째 회사인 오늘의집으로 이직을 하면서 위워크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굿닥 사옥이 멋진 공간이었던 것 만큼 위워크도 멋진 공간이었다. 입사하고 한 달간은 위워크에서 일한다는 아주 작고 쓸데없는 부심에 취할 정도로 위워크는 참 잘 갖춰둔 코워킹스페이스였다.


지난 5개월 동안 위워크에서 일하면서 직접 느꼈던 위워크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위워크 뽕이 빠져나간 상태라 단점도 보이기 시작하더라 하핳 아, 참고로 나는 위워크 강남점에서 일한다.






1. 분위기가 힙하고 젊다

위워크 강남점은 한국에서 가장 첫 번째로 생긴 지점이라 (그리고 땅값이 비싸서 그런지) 다른 지점 보다 크기가 작고 협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워크에 들어서면 와- 하고 감탄이 나올 정도로 공간이 예쁘다. 왠지 외국에서 일하는 것 같은 힙스러움(?)이 있다.

출처 : 위워크 홈페이지

틀에 박힌 사무공간이라기 보단 오픈된 사무공간이라는 느낌을 주게끔 인테리어가 되어 있어, 내가 마치 실리콘밸리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스타트업이 많이 입주해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도 스타트업이고) 젊은 사람들도 많고, 회사 분위기도 젊다. 햇빛이 잘 들어오고, 강남역 한복판이 훤히 보이는 뷰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카페 라운지, 폰부스, 로비공간 등 다양한 공간을 옮겨다니며 일할 수 있는 것도 재미!


2. 관리가 꼼꼼해서 공간이 늘 쾌적하다

위워크에 와서 놀랐던 것은 쓰레기통까지 비워준다는 것이다. 스태프 분들이 층마다 청소를 해주고 쓰레기통을 비워주고 컵들을 식기세척기로 씻어준다. 내가 먹은 컵을 직접 설거지 할 필요가 없다니..정말 편리했다. 이전 회사는 청소업체가 일주일에 두번 방문하여 청소를 해주는데도 불구하고 사옥을 관리하기 위해 직원들의 손이 필요했다. 휴지가 떨어지면 채우고, 세면대에 물기를 치워주고, 다 쓴 책상을 정리해주고, 먹은 컵은 그때 그때 설거지해주고. 사무실을 관리하는데 정말 손이 많이 가는데, 일하면서 공간 관리까지 하기란 쉽지 않다. 위워크 와서는 스태프 분들 덕분에 편리하게 일하고 있다.


3. 이벤트가 다양하다

위워크엔 TGIM(Thanks God It's Monday) 이라는 시간이 있다. 월요일 아침 10시마다 아침간식을 주는 이벤트다. 매주 다른 간식을 주는데, 단호박스프, 도넛, 홍루이젠 샌드위치, 샐러드, 모닝죽 등 종류가 갖가지다. 월요병을 상쇄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얼마 전에는 핸드마시지를 신청해서 마사지를 받았고, 연말엔 핫초코와 마시멜로우 그리고 쿠키를 먹는 타임도 있었다. 뷰티업체, 푸드업체, 다른 스타트업과의 제휴도 활발해서 혜택 받기도 좋다.


VR을 처음해보는 나의 모습..

VR기계가 들어와서 난생처음 VR체험을 해보기도 했다. 와인 파티나 네트워킹 시간도 자주 열려서 서로 교류하기도 좋다(물론 난 참여 안해봤지만)


매주 위워크 앱으로 어떤 이벤트가 열리는지 살펴보고 업무하다가 중간중간 참여하는 것도 쏠쏠하다!


4. 카페라운지가 잘 갖춰져 있다

10층은 라운지고 층마다 로비공간이 있는데 이 공간이 정말 잘 갖춰져있다. 일단 앤트러사이트 커피가 있고, 차 3종 세트가 있다. 강남점은 오설록과 제휴해서인지(이 건물 2층에 오설록이 있거든) 오설록 차를 주는데 나는 이 차가 너무 좋아서 하루에 3잔씩 먹는다. 라떼용 우유와 두유도 냉장고에 넉넉하게 있어서 라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또 맥주도 있는데, 층마다 맥주 맛이 다른 게 포인트!

난 이 레몬물도 너무 좋더라..


5. 접근성이 좋다

이전 회사도 신사역에서 5분거리에 있어서 나는 딱히 잘 못 느꼈는데, 위워크가 접근성이 좋긴 좋다. 전 지점 위치를 보면 늘 역세권에 자리잡고 있다.


출구 앞에 회사가 있당

노른자 땅만 잘근잘근 골라 들어선 덕분에 지하철에서 내리면 바로 회사에 도착한다! 날이 춥고 더울 때 이게 어찌나 좋은 점인지.... 직장인들은 다 알 거야.


위워크에서 입주시들을 이렇게 관리해준닼ㅋㅋㅋㅋ

이 이외에도 위워크 입주사 혜택이 있고, 다른 회사에 교류할 수 있고, 글로벌 코워킹 스페이스를 써본다는 경험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등등 장점이 많다. 심지어 오늘의집이 구글 플레이 베스트 앱에 선정되었을 땐 커뮤니티 매니저들이 오늘의집 케이크와 피자를 들고 축하해주러 왔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1. 밤에는 춥고 덥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6시만 되면 냉난방 시스템이 꺼졌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위워크에 들어선 회사들이 9-6시를 시행하는 대기업도 아니고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는 사람이 대부분일텐데, 그리고 우리 회사는 더군다나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늦게 출근했다가 늦게 퇴근하는 사람도 많은데, 9-6에 맞춰 냉난방을 돌리다니..?


추워요....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했는데 위워크도 전기세는 만만치 않은가보다. 다행히 여러 사람들의 컴플레인으로(?) 냉난방 시간이 더 늘어나긴 했지만, 동료들의 지난 날을 들어보면 여름에는 에어컨이 6시에 꺼지면 너무 더워서 다들 로비에 나와서 일했다고 한다. (신기하게 사무공간은 에어컨이 꺼지는데 로비공간은 에어컨을 틀어준다고 함 나는 아직 여름을 안 겪어서..)


2. 책상이 작다

위워크 책상 솔직히 너무 작다! 전에는 너비가 1400인, 폭도 꽤 깊은 책상을 썼다. 그런데 위워크 책상은 너비가 1000이고 폭도 꽤 얕다. 번번히 반대편 사람과 다리가 부딪히기도 하고, 옆 사람과 너무 가까워서 모니터가 훤히 들여다 보인다. 책상에 노트북, 듀얼모니터, 몇가지 사무용품을 두면 책상이 꽉 차버려서 조금 답답하다.


3. 공용복합기 사용법 은근 어렵다

위워크는 복합기를 공용으로 쓰기 때문에 회사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프린트를 하고 그 계정으로 프린트 값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프린트를 할 때마다 로그인을 해줘야 한다. 이게 한 번 자동로그인하면 편할텐데, 프린트를 할 때마다 컴퓨터에서 로그인하고, 프린터기에 가서 프린터기 로그인을 해줘야 한다. 이제 ID/PW를 외워놔서 손에 익긴 했는데 까먹으면 다시 자리에 가거나..메모를 키거나 해야지 뭐. 프린트를 잘 안하는 사람이면 오랜만에 프린트 할 때 어려움을 먹는다.


4. 크레딧이 비싸다

위워크는 크레딧으로 회의실도 예약하고 프린트도 하는 시스템이다. 크레딧이 위워크의 돈인 셈이다. 매월 크레딧을 할당받긴 하는데, 아무래도 부족하다. 1크레딧 = 2만원 정도인데 1크레딧으로 1시간 회의실을 예약할 수 있다. 차라리 카페에서 커피 두잔 시키는 게 훨씬 절약될 정도로, 크레딧이 비싸다. 늘 크레딧에 굶주리는 우리들...

크레딧 없엉..




위워크의 장점이 무뎌지긴 했지만 그래도 위워크는 좋은 공유오피스긴하다. 이런데서 일하다가 다른 사무공간에서 일하는 게 두려울 정도로! 요즘 핫하고 컨셉있는 위워크 지점이 생기는 중이라, 위워크의 다른 지점도 체험해보고 싶다.


Q. 위워크에서 일하시는 분들, 어떻게 일하고 계신가요? 위워크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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