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스트레스와 육아 스트레스는 나를 둘러싼 두 개의 무거운 짐과도 같다. 이 둘은 서로 닮은 듯 다르다. 직장 스트레스는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끊어낼 수도, 조절할 수도 있다. 반면 육아 스트레스는 전혀 다르다. ‘책임’이라는 무거운 이름으로 나를 붙잡아 놓는다. 부모로서 아이를 돌보는 일은 선택이 아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를 사랑하기에 더 잘해주고 싶지만, 가끔은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 아이를 마주하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런 날이면 아이를 안아줄 힘조차 없다는 사실에 괜히 미안한 마음이 솟아오른다. ‘오늘은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지만, 아이는 그런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늘 원하는 게 있고, 챙겨야 할 일이 넘쳐난다.
퇴근길에 가끔 나는 생각한다. ‘일을 그만두고 가족에게만 몰입할 수는 없을까?’
내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가족과 나의 안온한 삶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매일 휘둘리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걸까.
답은 알고 있다.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는 것,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하지만 알면서도 그 사이에 간극이 너무 크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작은 실천을 다짐한다.
아이와 보내는 짧은 시간이라도 온전히 집중하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대화하려 노력한다.
퇴근 후 10분, 20분이라도 놀아주는 시간이 모이면 내가 꿈꾸는 삶에 한걸음 더 가까워질 거라고 믿는다.
육아 스트레스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과정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
아이의 환한 웃음 한 번에 힘이 솟고, 잠든 아이의 평화로운 얼굴을 보며 하루의 무거운 짐이 조금씩 풀린다.
직장에서 지쳐도 ‘아빠’라는 부름에 다시 마음이 채워진다.
때로는 ‘다 때려치우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런 생각이 오래 머물지 않도록 나만의 회복법을 만들었다.
운동을 하고,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아내와 대화를 나누면서 나를 다시 일으킨다.
안온한 삶이 정확히 어떤 모습일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나는 그 길을 걷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아이와 함께 웃었던 오늘의 순간, 가족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았던 평범한 시간, 그리고 나를 위해 몸을 움직였던 하루가 그 증거다.
속도가 아닌 방향이 중요하다는 걸 매일 배우고 있다.
삶은 늘 균형을 잡기 어렵다. 직장과 육아라는 두 축 사이에서 나를 잃지 않으려 애쓴다.
나 자신을 조금씩 내려놓고, 가족에게 집중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나도 성장하고, 가족과의 관계도 더욱 단단해진다.
나는 오늘도 실천한다.
작은 걸음이 모여 언젠가 꿈꾸던 그 안온한 삶에 닿을 날을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