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석 Nov 03. 2024

일요일 밤, 월요일을 준비하며 듣는 클래식

월요일 출근길 들어보는 베토벤 9번 교향곡 2악장

곧 몇 시간 뒤 월요일. 사람들과 부대끼는 지하철 출근길, 어색하지만 날려보는 사무실에서의 인사, 상사의 과한 텐션의 준비 못한 업무적 답변들.


월요일은 길고 힘들다. 일요일 밤이 되면 어릴 때부터 극도로 우울해지기 시작했는데, 가끔은 일요일 저녁에 친구들과 술을 진탕 마셔 월요일에 출근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월요일을 극복하는 해결책은 아니었다.


그러다 들었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2악장.

식어버린 열정을 되살릴만한 음악이다. 다들 9번 교향곡 '환희의 송가'만 목 빠지게 기다리지만, 나에게 있어 이 2악장은 정말 소중하다. 일단 한번 들어보자. 앞으로 나아가야 함을, 그리고 죽어있던 것들을 살릴 정도의 생명력이 있는 음악이다.


베토벤 교향곡 9번은 베토벤의 작품 중에 있어 가장 혁신적이고 위대한 작품이다. 그의 인생 마지막 메시지는 '인류애'였고, 이 작품 하나로 자신의 인생을 모두 설명했으며 이 곡의 파급효과는 실로 거대했다.

 공장처럼 찍어내던 고전주의 시대의 교향곡은 이 거대하고 위대한 교향곡 이후 악장 간 연결이 가능한 교향곡들로 발전했다.  어떤 이는 21년간 이 교향곡의 위압감 때문에 1개의 교향곡 작곡에 시간을 소요했다. 그만큼 대단한 교향곡이다.

브람스

사실, 이 교향곡에서 하이라이트는 4악장이다. 1악장, 2악장, 3악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그가 생각하던 인생의 진리가 아니었다.


 1악장은 베토벤 교향곡 3번과 5번에서 볼 수 있는 영웅적 면모와 인간의 승리, 2악장에서는 활기차고 죽어있는 모든 것들을 살려낼 생명력, 3악장에서 말하는 자연의 신비로움과 내면의 순수함도


그의 마지막 메시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악장을 따로 듣는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




활력을 찾는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강렬한 드라이브


매일 같은 반복되고 정형화된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죽어있음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숨만 쉬어도 흘러가는 업무시간에

'오늘 내가 회사에서 무엇을 했을까' 고민하며

스스로 자책하는 것을 피하려면


억지로 내 열정을 끓어올려야 하고

무언가에 영감을 받으며 헌신을 다해야 한다.


  2악장의 템포는

Molto Vivace

매우 빠르고 활기차게


베토벤이 7번 교향곡 3악장에서 보여줬던 축제의 향연을 상기시켜주는,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이 교향곡 2악장이야 말로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 전쟁에서 무기력해져 가는 직장인들을 위한 음악.


누군가에겐 멋진 아빠이고 엄마이며,

자랑스러운 아들이고 똑똑한 딸이다.

다시 활기넘치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

열정의 씨앗이 될 음악이다.


월요일도 윗사람들에 맞춰 나 자신의 하루를

희생하는 것보다 내가 아침 일찍 출근하여

활기차게 주도해 보는 월요일을 만들어보자.

@김대리의 일상랩소디, Kimdaeri_classic(인스타그램)


작가의 이전글 김대리의 클래식음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