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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들 Dec 18. 2024

시절인연

너는 늘 따뜻하고 편안했어


오랜만이야,

잘 있지?

그곳은 어때?

답답하지는 않니?

옷장 한구석에 손을 뻗다

문득 네 얼굴을 봤어


그 시절 나를

묵묵히 견뎌줘서 고마워

부푼 나를 감싸주던 너는

늘 따뜻하고 편안했지

우린 참 잘 어울렸는데 말야


넌 여전하구나

여전히 부푼 나를 받아줄 것 같은

여유로운 모습을 하고 있구나


다시 만난 너는

우리가 함께였을 때 보다

더 크고 넉넉해진 것 같다.

우리, 너무 멀어진 걸까?


너도 봤을 거야

내 땀방울과 허기짐을 참아냈던 날들

우리는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었어


러닝머신 위에서

너와의 이별을 다짐했던 순간들을

후회하기도 했어

치킨 한 조각에 마음이 흔들릴 때

네 품이 간절했던 적도 있었어.

그렇지만 결국 우린 여기까지야


몸도 마음도 이제 가벼워

지금 만난 친구는

작지만(55) 멋있거든


고마워, 안녕

다신 보지 말자.





고이 접힌 바지하나, 바지 둘, 바지 셋

한때 내 허리를 감싸던 너,


다이어트 성공자가 30인치 바지에게 건네는 시입니다.

성공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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