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법이 두개라서 헷갈려
熟, 우리나라 한자음으로 읽으면 '익힐 숙(熟)' 또는 '익숙할 숙(熟)'인 이 한자는, 중국에서는 대체로 슈(shú)라고 읽고, 대만에서는 쇼우(shóu)라고 읽는다. 대체로 그렇게 발음된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렇지는 않아서, 대만에서도 어떤 단어 안에서는 슈(shú)라고 발음한다. 그래서, 아무리 단단히 기억해 둬도 매번 헷갈린다. 또, 중드를 보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것은 중국 쪽 발음이라 이 한자의 발음은 영원히 헷갈릴 운명에 놓여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뭘로 발음하던 다들 알아듣는다.
熟은 우리나라 사전에서는 '익다', '익히다', '익숙하다', '성숙하다' 등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중국어 용법에는 이 밖에도 뜻이 더 많다. 한국에는 없는 뜻으로, 숙면(熟睡)에서는 '안온(安穩)'의 뜻이고, 심사숙고(深思熟慮)에서는 '자세하다, 상세하다'의 뜻이다.
뜻이 여러 가지라서 되는 말장난
한 글자가 이렇게 여러 가지 뜻을 가지는 점을 이용하면 재미있는 말장난이 된다. 7-ELEVEN이 바로 이 점을 이용해 만든 깜찍한 광고가 많다.
먼저, 한자 熟를 이용한 광고. 이 광고의 깜찍한 점이 뭔지 이해하려면, 먼저 熟가 음식이 '익다'라는 뜻도 있지만, 사이가 '익숙해지다'의 뜻도 된다는 것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광고의 내용은 이렇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덥혀먹는 음식을 고르고, 전기렌즈에 데우기 위해 그 앞에 줄 섰다. 둘은 그러면서, '어머, 이 남자!', '어머, 이 여자!' 하면서 눈길이 부딪힌다. 남자가 음식을 데우면서 하는 하는 소리가 이렇다.
“부쇼우......, 이에회이삐엔쇼우(不熟, 也會變熟, bùshóu, ye huǐ biàn shóu)"
음식으로만 집중해서 보자면, “덜 익었네..., 하지만 익을지도.”가 되지만, 남녀의 관계에 집중해서 보자면, “익숙한 사이가 아니지만…, 나중에는 익숙한 사이로 변할지도.”가 되는 것이다. 글자 熟때문에 이렇게 두 가지 뜻이 될 수 있다는 게 너무 귀엽다!
7-ELEVEN의 또 하나의 귀여운 광고. 차이(菜, cài)가 '요리, 반찬'이라는 뜻도 되지만, '내 스타일’도 되는 것을 이용한 광고다. 남자와 여자는 7-ELEVEN의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여자가 도시락 뚜껑을 여는데, 밥만 있고 반찬이 없다. 그걸 본 남자가 이렇게 말한다.
“너, 반찬이 없잖아?(你沒有菜啊?)”
여자가 상대 남성을 손가락으로 쿡 찌르며, 애교스러운 눈빛으로 답한다.
“있잖아, 여기에(在, 這裡啊)”
그리고 이어 '네가 바로 내 스타일이야(你就是我的菜)'라는 자막이 뜬다. 아, 깜찍!.
마지막으로 하나 더. 리엔슈(臉書, liǎnshū)는 한자(漢字)를 하나씩 뜯어서 해석하면 '얼굴(臉) 책(書)'이라는 뜻이지만, 두 한자가 하나의 단어가 되면 '페이스북(facebook)'을 뜻한다.
“슈(書, shū) 좀 찾아줘.”
“뭔 슈(書, shū)?”
“너의 리엔슈(臉書, liǎnshū).”
여자에게 페이스북을 알려달라고 작업하는 멘트가 되는 것이다.
내가 잘 전달을 했으려나? 당신도 어디가 귀여운지 느낌 잡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