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혼내혼외(婚內婚外, 2024)

by 김동해

방영 횟수 : 24화

감독 : 까오시시(高希希)

여주 : 차이원징(蔡文靜[càiwénjìng])

남주 : 펑쌰오펑(馮紹峯[féngshàofēng])


이 드라마는 한 여자가, 자신의 행복하고 안정적인 결혼 생활이 남편의 교묘한 통제 속에서 자신에게만 보여지는 허상임을 발견하고, 남편의 실체를 파헤치며 이혼을 쟁취하는 이야기다. 지료우마(姬流螞)의 소설 《아화혼인적전투(我和婚姻的戰鬥, 나와 혼인의 전투)》를 원작으로 한다.


이 남자의 통제욕

남편 후청(胡成)의 아내 닝위에(寧悅)에 대한 통제욕은 <매괴적고사(玫瑰的故事, 2024)>에서 린껑신(林更新)이 연기했던 여주의 남편과 닮았고, <호단원(好團圓, 2024)>에서 막내 샹난(向南)의 남편과 닮았다. 이 남자들은 모두 기업의 CEO이고, 회사에서만 권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아내마저 자기 손 안에서 좌지우지하려 한다. 그렇지만, 아내가 자신의 통제하에 놓여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교묘한 수단을 쓴다. 그러니 타인의 눈으로 보면 경제적 풍요를 보장해 주고, 친절하고 다정한 남자인데, 아내는 철없이 이혼 하겠다고 몸부림치는 꼴이다. 교묘히 통제를 당하는 여자 본인은 안다, 남편의 통제 속에서 서서히 '자신'을 잃어가는 중이라는 것을. 트루먼쇼의 주인공이 트루먼 세계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무리 이상적이라고 한들 그건 진짜가 아니기 때문에.

남편 후청(胡成)이 한 일을 몇가지만 예로 들어보면 이렇다.

1. 그는 집에 손님이 오거나 하면, 아내에게 '자기는 치파오 입을 때 몸매가 가장 아름답다'라고 하면서 치파오를 입으라고 한다. 옷장은 남편이 선물해 준 치파오로 가득하다.

2. 그는 아내가 미미한 산후 우울증을 겪은 후로, 아내가 큰 병이 난 것처럼 야단을 떨며 아내를 통제하게 쉽도록 꾸준히 약을 먹인다.

3. 또, 아내는 출산 후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남편은 아내의 직장 상사에게 출산 우울증으로 일을 하는 것이 힘들다며 아내를 대신하여 사표를 제출했다. 남편은 아내가 집에 남아 둘째나 낳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4. 아내가 너무 일을 하고 싶어 하자, 공익변호사 봉사일 자리를 알아봐 주고 일하도록 하는데, 남편은 자기 부하직원을 아내 옆에 붙여 아내를 감시하게 한다.


펑쌰오펑(馮紹峯)은 이 드라마에서 남편 후청(胡成) 역을 하면서, 네티즌들로부터 '쓰레기남을 연기하는 실력파 샛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펑쌰오펑(馮紹峯)이 지금껏 정의로운 남자 주인공역을 맡아왔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악역을 맡은 것은 좀 외외다. 그가 짜오리잉(趙麗穎)과 이혼 후, 연예계에서 하향곡선을 타고 있어서 악역이라도 맡은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 잠시, 펑쌰오펑(馮紹峯)에 대한 빠과(八卦, 가십)를 좀 이야기해 보자면. 펑쌰오펑(馮紹峯)과 짜오리잉(趙麗穎)은 드라마 <지부지부응시녹비홍수(知否知否應是綠肥紅瘦, 2018)>를 함께 찍은 후, 급작스럽게 결혼 발표를 해 팬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 당혹함은 짜오리잉(趙麗穎)의 팬 입장에서 그렇다는 거다. 왜냐하면, 펑쌰오펑(馮紹峯)은 좀 바람둥이로 알려져 있어서, 스캔들 하나 없는 짜오리잉(趙麗穎)과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짜오리잉(趙麗穎)은 시골 출신으로, 카오싼(靠山, 후원자) 없이 자기 노력으로 연예계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밟아 자기 연기력으로 대스타가 된 노력파로 알려져 있다. 펑쌰오펑(馮紹峯)은 돈 좀 있는 집안 출신인데, 그의 엄마가 시골 아가씨 짜오리잉(趙麗穎)을 못마땅해해서 고부갈등으로 3년 만에 이혼했다. 이혼 후에 짜오리잉(趙麗穎)은 변함없이 잘 나가고, 펑쌰오펑(馮紹峯)은 상황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다지 비중 있는 역을 맡지도 못했고, 맡은 역에 대한 평가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러다 맡은 역이 혼내혼외(婚內婚外)의 악역이다.


이 여자의 수사력

여주는 차이원징(蔡文靜)으로, <양광지하(陽光之下, 2020)>, <불기이지(不期而至, 2022)>, <장강계시록(裝腔啓示錄, 2023)>등에 여주로 나온 인물이다. 차이원징(蔡文靜)은 수사물이 아닌데, 수사물 냄새가 나도록 하는 류의 드라마에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서로 사랑하는 관계인데, 상대의 앞에서는 아무 일 없는 듯 웃는 얼굴을 하면서, 뒤로는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외도의 증거를 찾거나, 배반의 증거를 찾거나 하는 수사물 냄새가 나도록 하는 연기 말이지.

tempImageBRb0JD.heic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반숙남녀(半熟男女,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