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횟수 : 18화
감독 : 리무어(李漠[lǐmò])
여주 : 쫑추시(鍾楚曦[zhōngchǔxī]), 천하오위(陳昊宇[chénhàoyǔ])
남주 : 수양(孫陽[sūnyáng]), 한똥쥔(韓東君[hándōngjūn])
(대사가 어째, 《장강계시록(裝腔啓示錄, 2023)》*느낌이더라니, 역시나 이 드라마의 감독, 바로《장강계시록(裝腔啓示錄)》을 찍은 감독이다. )
마카오에서 펼쳐지는 두 커플의 사랑이야기와 한 커플의 우정이야기다. 첫 번째 커플은 광고를 찍는 회사에서 유능한 직원으로 일하는 여자 마이요우꺼(麥又歌)와 전직 스포츠카 선수였던 남자 쉬쥔러(徐君樂)가 우연히 만나 사랑을 한다. 두 번째 커플은 마카오의 스포츠카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온 남자 한쥔하오(韓俊豪)와 마카오의 화랑에서 일하는 여자 천지아훼이(陳嘉慧)의 사랑이야기다. 세 번째 커플은 호텔에서 일하는 여자 Casey가 상사의 8살짜리 아들을 호텔 고객으로 받아 매 일정을 따라다니면서 둘 사이에 우정이 싹트는 이야기다.
이 중심커플들 외에도 남주 쉬쥔러(徐君樂)의 형과 여자 친구의 싼혼(閃婚, 깜짝 결혼), 그리고 두 집안의 부모님들이 보여주는 중년의 애정라인도 곁들어 있다.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마카오에 여행을 가면 낭만적인 사랑을 만날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이 드라마 한 마디로 마카오에 대한 우리들의 환상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고나 할까. '마카오의 생활리듬은 여유롭고 한가하다!', '마카오 사람들은 인정미가 넘친다!'로 포장되어 있다.
첫 번째 커플 마이요우꺼(麥又歌)와 쉬쥔러(徐君樂)의 대화 속에서 드라마가 마카오를 어떻게 포장하려는지 엿볼 수 있다.
여주 1 : 내가 방금 밥을 먹은 그 식당의 사장님 사람 참 좋으세요, 정말 귀여우세요. 나는 그저 한 명의 관광객일 뿐인데, 그는 나와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당신 알아요? 내 느낌은 마치 마카오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게 없는 것 같은.... (我剛剛吃飯的那家餐廳裡的老闆人很好,很可愛。我一個遊客坐在裡面,他跟我聊了好多好多。你知道我的感覺是好像在澳門人跟人之間沒有.....)
남주 1 : 경계심이 없는 것 같다는 거죠? (沒有防備心?)
여주 1 : 맞아요! 경계심이 없고, 따지지도 않고. 그리고 사람과 사람들이 쉽게 친해지고.(對,沒有防備沒有計較,然後人跟人很容易親近。)
내가 본 마카오의 느낌은 이렇지 않았다. 도박에 재미가 든 동생의 일정을 따라 거의 호텔 순례만 했기 때문에 이런 인상이 남은 것인지도 모르겠는데.... 나의 마카오에 대한 인상은 돈 많은 중국 사람들이 서방을 비웃듯 서방의 건축물들을 키치로 옮겨놓은 '괴상한' 도시였고, 관광객들로 붐벼서 본토 사람들 냄새를 맡기 어려운 주객전도의 도시였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는 '마카오를 제대로 한번 돌아보고 싶군'하는 마음이 들어버렸다. 이 드라마의 제작의도가 적어도 나한테는 성공적으로 발효되었다.
이 드라마 볼 때, 조금 아쉬운 점은, 광동어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보통화를 학습 중인 나로서는 달갑지 않지만, 같은 대사라도 광동어가 주는 느낌과 보통화가 주는 느낌은 상당히 달라서, 마카오의 여유로움과 인정미를 표현하기에는 참으로 적합했다.
이 대사는 마카오의 한 호텔 홍보 영상을 찍는 여주 1과 마카오 지역을 잘 알아서 조수로 알바를 하는 남자 1이 촬영현장에서 나누는 대화다. [12화 24분 쯤]
여주 1 : 그렇게 피곤해요? 밤을 새워 다크서클이 다 나왔네요.(這麼累啊?熬得黑眼圈都出來了。)
남주 1 : 저 지금 하루에 세 몫의 일을 해요. (我現在一天打三份工。)
여주 1 : 세 몫의 일요? 사장님이 두 분이나 더 있다고요? (三份工?還有兩個老闆?)
남주 1 : 하지만, 당신만 돈을 지불하는 사장님이에요. 다른 둘은 의무노동이에요. 하나는 당신의 창꺼(強哥)(창꺼(強哥)는 제법 유명세 있는 식당을 운영하는 남주의 아버지다)인데, 그는 요새 매주 나한테 요리 마스터 수업을 해요.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당신의 쉬(徐) 사장(쉬(徐)는 남주의 형이고, 여주에게 광고를 맡긴 갑(甲)이다)이에요. 제 형이랑 아버지가 사이가 틀어져서, 제가 매일 중재를 맡아야 해요. 아, 인생이 너무 어려워요. 저는 정말 더 이상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숨 푹 잤으면 좋겠어요. 날 좀 살려주세요,마이만펀(麥滿分)!(마이만펀(麥滿分)은 여주의 성에 만점을 붙인 것으로 남주 1이 여주 1을 부르는 별칭이다) (但是,只有你這個老闆是付錢的。另外·兩個呢·是義務勞動。一個是你強哥,他現在每週給我上這個烹飪大師班。還有另外一個你徐總。我哥跟我爸,他們鬧矛盾了, 我每天還有當和事佬,人生太難了。我真的搞不動了。我好想睡覺,救救我啊。麥滿分。)
여주 1 : 어머 당신도 투정하고, 불평할 줄 아는군요. 난 당신이 영구동력이고, 태양열이고, 영원히 힘들다고 말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原來你會發牢騷, 會抱怨啊?我還以為你是個永動機,是個太陽能,永遠不會喊累。)
남주 1 : 이거 불평한다고 할 것까진 아니잖아요? 전 그냥 최근에 발생한 일을 당신에게 서술해서 들려주는 것뿐이에요. (我這不算是發牢騷吧。我只是陳述給你聽我最近發生的事情而已。)
여주 1 : 투정 부려도 괜찮아요.(發牢騷也沒關係啊。)
남주 1 : 하지만, 난 너무 기뻐요. (但是我很開心。)
여주 1 : 투정 부려서 너무 좋다고요? (發牢騷所以很開心?)
남주 1 : 아뇨. 투덜대니까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고 거기다가 위로까지 해줘서요. 만약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 아무런 감정적 출구가 없었을 거예요. 남들이 물어보면 그저 '괜찮아 괜찮아, 어젯밤에 잠을 못 잤을 뿐이야'라고밖에 할 수 없었을 거예요. (不是. 因為我發牢騷,有人聆聽我而且安慰我。如果沒有你的話,可能我就沒有任何情緒出口了。別人問我, 我只會說'沒事沒事沒事我只是昨天晚上沒睡好'。)
여주 1 : 그럼 이제 좀 나아졌나요?(那你現在好點了?)
남주 1 : 네, 매우 많이 좋아졌어요, 고마워요 당신. (嗯,好了非常多。謝謝你。)
여주 1 : 나한테 감사할게 뭐 있어요,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謝我什麼,我什麼都沒做。)
남주 1 : 당신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요, 당신은 나타나기만 하면 돼요. (你什麼都不用做, 你只要出現就可以了。)
* 《장강계시록(裝腔啓示錄, 2023)》은 중드 보는 행복한 시간 15 화를 참고하시길. https://brunch.co.kr/@kimdonghae/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