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다음으로 배우고 싶은 언어는 일본어다. 왜 일본어가 배우고 싶은 것인지 나도 모른다. 중국어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할 쯤에 한국에서 중국어 학원을 잠시 다닌 적이 있는데, 그 학원에 마침 일본어 수업도 있어서, 동시에 수강을 한 달여 했었다. 일본어가 중국어보다 더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동사 어미의 다양한 변화에 '나처럼 게으른 사람이 배울 수 있는 언어가 아니군' 하고, 포기했었더랬다. 지금에 와서 다시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들다니 나 자신이 참 기특하다.
나는 가난해서 일단 인터넷으로 혼자 학습할 수 있는 자료들을 좀 찾아봤다. www.nhk.or.jp가 찾아졌다. 기초를 쌓는 데는 충분할 것 같다. 히라가나는 고등학교 때 배운 것이 아직도 기억나서 읽을 수 있다. 가타가나를 외우기 시작했다. 가타카나, 정말 외우기 어렵다. 나는 한두 시간 용써서 외우면 기억이 될 줄 알았다. 웬걸! 날마다 날마다 반복해서 외우는데도 20%는 계속 틀린다.
다행히, 좋은 소식이 있다. 조카 소현이가 중3이 되면서 일본어 과목이 새로 생겨났다는 거다. 조카가 인문계 고등학교를 못 갈 정도로 바닥을 기고 있어서, 내가 날마다 온라인으로 공부를 돌봐주고 있는데, 일본어를 가르쳐주다 보면 나도 일본어 공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 신난다!
한국어를 하는 나와 중국어를 하는 나는 다르다. 뭐가 다르다고 똑 부러지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르다. 일본어를 배우면 또 다른 내가 탄생할 것이다. 빨리 배워서 어떤 모습의 내가 또 탄생할지 보고 싶다.
언어공부의 핵심은 지속하느냐 마느냐인데, 조카덕에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