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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기관찰

질투가 느껴지면 친구 하지 말아야 할까?

by 김동해

나는 거의 2년여 친구들을 찾지 않았다. 그냥 혼자 고독하게 좀 지내보고 싶었다. 처절하게 고독해지면 내가 내 모습을 제대로 보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타인의 입을 통해 말해지는 나가 아닌, 나 자신이 느끼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좀 알고 싶었다.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나 자신도 잘 모른다. 더 이상 이래서는 안 될 것 같아서 일부러 자발적 고독을 해봤다.

고독하기만 고독하지, 딱히 나 자신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아서, 이제 그만 친구들을 찾아 만나기로 했다.

이번에 연락을 한 한 친구는, 우리가 연락을 멈췄을 때, 둘이 여행을 하다가 싸운 뒤다. 그래서 싸운 채로 관계가 끝이 나는 것은 적을 하나 만들어 놓은 듯한 찝찝함이 들어, 다시 연락하고 싶지 않았지만, 연락을 넣었다. 별로 할 말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이 나면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말로 대화를 마치려고 했다. 그때 그녀가 한 말.

"나 한국에 없어. 대구에 있는 게 아니야. 호주에 놀러 왔어."

질투가 느껴졌다.


'그냥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사이가 되도록 뒀어야 하나?'

그녀와 세 차례 짧고 긴 여행을 함께 다녔는데, 매번 싸웠다. 그리고 싸운 기억이 좀 가물해지면 다시 연락을 했다.

상대가 잘 지내고 있는 것이 달갑지 않은 이런 사이, 친구 하기를 그만둬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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