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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Apr 16. 2018

곤지암?! 이 영화가 진짜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나는 이미 <곤지암>이라는 영화를 봤다세간이 떠들썩했기에 도저히 안보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그 이유가 제일 컸다팝콘을 사지 말라느니 하는 다양한 평가들이 쏟아졌고 무섭다는 홍보가 너무나 많이 되어서 기대감도 자연히 높아졌고 높아졌던 기대감이 무너져내리는 것도 한 순간이었다세상 정신없고 지들끼리 물어뜯는 상황 속에서 도저히 공포라는 것이 스며들 수 없었다몰입은 당연히 포기였다갑자기 튀어나오는 시각적인 공포효과들은 이미 수도 없이 많은 영화에서 사용하고 있었고 효과들은 전부 무료했다현실감을 높이기 위해서였다지만 나는 전혀 그 부분에 공감할 수 없었다그래서 보고도 도저히 쓸 말이 없어 리뷰를 하지 못했다그냥공포영화였다단지 곤지암 정신병원을 등에 엎은 허세 좋은 속 빈 강정이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다르다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이 녀석은 진짜다정말 진짜다올 후반기까지 어떤 영화들이 개봉할지 모르겠지만 이 분야에서 올해 최고의 영화는 이 녀석이다분명하다만약 아직도 보지 않았다면 반드시 보기 바라며 이렇게 글을 쓴다진짜는 누구나 알아보는 법이다그 진짜가 여기 있다.



 # 관전 포인트 1. “소리
  
 공포를 주관하는데 오감의 요소는 빠질 수 없다가장 지대한 부분이 아무래도 시각이다눈에 보이는 공포가 단연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그러나 그와 더불어 나머지 감각들이 포함되고 합쳐져서 더욱 자극적이고 사실적인 공포효과가 드러난다이 영화는 사실 시각적 공포는 없다그러나 시각적 효과 따위 개나줘도 우린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표본 같은 영화다
  
 “소리는 정말 엄청난 역할을 해냈다고요한 가운데대사도 많이 없다당연하다괴물이 소리를 듣고 죽이러 오는 마당에 대사라니 말도 안 된다주변의 소리가그 자연스러운 노이즈 속에서 인물들은 이야기를 전개해간다숨통을 조여 오는 느낌은 그 덕분에 배가 된다배우들의 소름끼치는 연기(한분 빼고-적어도 내 기준에서는)가 한 몫 톡톡히 했다내가 봤던 영화관에서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고요했지만 아마 사람들이 많았더라도 영화관 내부가 고요했을 것이다내가 다 소리를 낼 수 없었다입을 틀어막고 발버둥 쳤다그럴 수밖에 없었다미친 듯이 몰입했고 영화 속에 내가 있었다
  
 “소리는 공포에 있어서 빠져서는 안 되는 존재이며 이 영화를 계기로 오감의 왕으로 군림하던 시각은 더 이상 왕 노릇을 못 할 것 같다



 # 관전 포인트 2. “섬세함
  
 굉장히 섬세했다어떻게 하면 극단적인 스릴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고심했던 결과가 드러난 포인트들이 많았다일단 기본 소재를 소리로 잡았기 때문에 이와 관련 되어 인간의 심장을 조여 올 수 있는 요소들을 넣었다. “소리라는 것을 듣지 못하는 첫째 딸그녀는 소리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심성이 떨어진다태생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으며 보는 우리는 소위 ” 걸리게 하는데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게다가 임신한 아이들의 어머니는 등장과 동시에 내 입에서 헉 소리가 나오게 만들었다출산의 고통에서 소리를 지를 수 없는데다 아기가 태어나면 자연히 울기 마련이다도대체가 무슨 생각인지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진행이어서 숨이 막혔다이 둘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슬기롭게 이러한 상황들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들 속에서도 고민의 모습들이 보였다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서 사용한 부분들기본적으로 수화의 사용부터 큰 소리 뒤에 숨어 작은 소리들을 내는 것오래된 마룻바닥에 소리가 나지 않는 부분을 표시해 둔 것태어날 아기를 위해 방음이 되는 지하방을 준비하고 아이를 숨겨야 하기 때문에 산소 호흡기를 아이용으로 준비하고 꽉 막힌 작은 공간을 마련하는 것 등 진행되는 스토리 별로 보는 사람이 연출에 의문을 품지 않게끔 세심하게 각 부분의 개연성을 잘 조립해 놓았다.



 # 관전 포인트 3. “스토리와 가족” 
  
 고난의 순간에 한 가족이 주요 이야기를 끌어간다. “?” 이런 괴물들이 등장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으나 그편이 더 났다고 생각한다자질구레한 부가적 이야기들을 펼쳐놨다가 수습도 못할 바에 이 가족의 생존일기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그리는 편이 훨씬 좋았다더 몰입할 수 있었고 이들을 응원할 수 있었다. (한명만 빼고
  
 세 명의 아이와 함께 살아가던 이들이 고난을 이겨내던 중 막내아들이 첫째 딸의 잘못된 선택에 의해 괴물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 후에 벌어지는 가족 간의 갈등 양상과 부모로서의 고민아이들 사이의 분열대부분의 인물들이 주어진 역할에서 할 수 있는 표현을 충분히 해냈다다만 아까부터 계속 이야기 하는 그 한 명사실 제일 중요한 인물임에도 연기력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많이 본 것 같다바로 첫째 딸 래건 애보트 역의 배우 밀리센트 시몬스소리가 없기에 표현력이 많이 필요했던 영화였고 무엇보다 듣지 못하는 역을 해야 했던 그녀였지만 그 배역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 한 것 같다표정이 많이 어색했고 다른 배우들에 비해 몰입이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약간의 스포겠지만 아버지가 자식들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내놓았던 장면이 있다동료와 함께 영화가 끝나고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다자식들을 위해 이러한 상황에서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가실제로 자식이 있던 동료의 대답은 쉽지 않을 것 같다.”였다물론 뜬금없이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는 모든 부모들이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그러나 이미 막내아들을 잃어 자식을 잃은 슬픔에 시달렸고막 갓난아기가 태어났으며 아내에게 반드시 부모로서의 역할을 해달라며 아이들을 지켜 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그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선택이었다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영화 참 잘 만들었구나

  
 공포이자 스릴러이며 전반적인 스토리와 요소들까지 놓친 부분이 없었던 수작이다서두에도 이야기 했지만 아직까지 보지 못한 분들은 꼭 영화관에서 보기 바란다. “소리가 주는 소름 돋는 공포와 이들의 생존기를 통해 내가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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