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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Sep 26. 2018

뭐가 어떻게 원더풀 고스트라는 거야

영화 <원더풀 고스트>

사실 좀 손이 떨린다. 추석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 

내가 유일하게 선택한 한.국.영.화가 이 작품이다.<원더풀 고스트>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안시성>도 아니고 뜻밖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협상>도 아니고 대한민국 땅덩어리의 혈투의 명맥을 보여주는<명당>도 아니었다. 게다가 <더 넌>을 보고 알 수 없는 텁텁함을 가진 심신에 유쾌 상쾌 통쾌하길 바랐던 이 영화 <원더풀 고스트> 그러나 지금 오히려 <더 넌> 때 보다 더욱 참담한 느낌을 가지고 영화관을 돌아서 나왔다. 


 당신은 이 영화 어떻게 보셨는가?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혹시 한국 영화 대작(?!) 

<리얼>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배우, 연기 잘 하는 배우 김수현 씨가 나와서 어떻게든, 진짜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했지만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 대작이다. (행여나 볼 생각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소중하니까요.) 그 영화에서 구설수에 올랐던 것이 감독과 배우 간의 가족관계였다. 뭐, 그렇다면 이해를 하겠으나 우리 동석이 형. 마블리 형님. 작품도 많이 쇄도하실 텐데 거를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 여러분들의 마음 다 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동석이 형님을 보러 왔다. 최근 <신과 함께>에서도 그렇고 영화 속에서 참 다양하고 우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진짜 소중한 배우다. 캐릭터 성을 봤을 때 대한민국에 잘 나타나지 않는 배우기에 더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이 작품은 동석이 형이 아니었어도 될 뻔했다. 정말이다. 


 그러니까 형님. 이제는 어느 정도 배우의 위치도 있으시고 팬들도 많으신데 팬들을 위해서라도 작품은 심사숙고하셨으면 좋겠다.



 이 영화는 뻔뻔함 그 자체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하는 것이 오만방자함일 수 있으나 돈 내고 정정당당히 극장에서 개봉날 찾아본 영화의 팬으로서 말하자면 스토리는 이틀이면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혀 정교하지 않고 뻔히 드러나는 내용들을 꾸역 꾸역 이어간다. 아니, 퍼즐을 푸는데 답이 다 보이면 그게 무슨 재미인가? 게다가 성취감조차 없을 텐데. 혹시나 퍼즐의 결과가 멋지거나 아름답다면 또 모르겠다. 결과도 흔하디흔한데 그걸 누가 시간을 들여 하겠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1시간 반이라는 러닝타임의 굴레에 갇혔고 동석이 형님한테 멱살 잡혀서 질질 끌려가고 있다. 


  다들 그럴걸? 극 중에 여러분들은 모두 작가가 되었을 것이다. 다음 이야기를 풀어내 보면 어? 뭐야? 내 생각 그대로 펼쳐지네? 우와 신기하다!는 개뿔. 그럼 안되는 게 정상이다. 나보다 한 단계 위에서 나의 생각을 찌르며 들어오는 작품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 난 코난도 아니고  그렇게 똑똑하지도 않아서 추리 같은 거 잘 하지도 못하는데 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온통 내 생각과 일치한다면 이게 무슨 재미인가 모르겠다. 


게다가 작품의 캐릭터들은 어떻고. 

보통 아역들이 등장하면 아역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충분히 매력 있었던 이 소녀도 그 매력을 다 발산하기도 전에 뚝뚝 장면들이 끊어진다. 진짜 귀엽고 연기도 괜찮았는데 말이다. 동석이 형은 중구난방이고 연기도 사실은 썩 좋지 않았다. 김영광 씨도 너무나 과한 표정 연기가 좀 거북한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아니, 사실은 스토리가 진짜 큰 잘못을 한 거다. 캐릭터들의 느낌을 살리기도 전에 이미 모든 부분을 전부 꿰뚫어보고 있으니 말이다. (관객들을 강제 궁예로 만드는 건가...)



 그래도... 몇십보 양보해서 양산형 재미 요소들 덕분에 빵빵 터지긴 했다. 아무도 못 보는데 나만 보이는 존재 덕분에 겪게 되는 일들을 비추는데 또 그 연기를 우리 동석이 형님께서 하시는데 안 웃기려야 안 웃길 수 없다. 단순한 재미는 사실 다양한 곳에 존재한다. 휴대폰만 들어봐도 웃긴 세상이 사방 팔방인데 개그콘서트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는 이런 세상이기에 더 실감하게 되는 것 아닐까? 그렇기에 이 영화도 그저 그렇다. 웃고 마는 영화는 굳이 영화관을 찾아가야 하는가 싶다.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배우의 팬으로서, 그리고 예고편을 벌써 10번도 넘게 봤을 정도로 재미와 감동을 기대했던 한 명의 관객으로서 이런 전개와 이런 결과가 아쉬울 뿐이다. 좀 더 정교했을 수 있고 좀 더 고민했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 텐데 배우와 캐릭터와 영화 전반에 걸쳐 손대야 할 부분들이 초보적인 나의 눈에도 많이 보였을 정도였다. 


 추석의 막바지에 등장한 영화 <원더풀 고스트> 제목과는 달리, 또 제목과는 상관없이 뽑아진 결과물은 모두에게 참, 안타깝기만 하다.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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