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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Feb 02. 2019

극한 직업 vs 뺑반 무엇을 보실래요?


민족의 대 명절이라고 부르는 설이 곧입니다. 


이 시즌만 되면 영화계도 한참 분주한데 아무래도 가족들이 많이 모이고 모인 가운데 많이 찾는 곳이 영화관이기 때문에 소위 한참 빨아먹어야 할 시즌이 바로 이맘때인 것 같습니다. 이 시기에 맞추어서 가족적인 영화들과 액션이 가미된 영화들이 개봉을 하곤 하는데 이번에는 두 한국 영화가 붙었죠?


둘 다 설날에 개봉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장르에서 너무나 다른 평가를 받고 있기에 나도 다소 궁금했던 차였습니다. 약간의 시간을 두고 두 영화를 모두 봤는데 왜 이렇게 엇갈리는지 단연 눈에 보였고요. 한쪽은 너무 아쉬웠고 한쪽은 너무 즐거웠어요. 지금부터 이 두 영화를 두고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영화 <극한 직업>과 <뺑반>은 분명 같은 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등장하고 적을 추격합니다. 마약단속반과 뺑소니 전담반으로서 각자의 임무에 충실하여 대한민국에 존재해서는 안 될 범죄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죠.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면 분위기입니다. 


 <극한 직업>은 한마디로 개그 덩어리입니다. 작정하고 만들었다 싶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웃깁니다. 캐릭터들의 특성을 너무 잘 살려냈고 그들의 우당탕탕 연기력에 감탄합니다. 분위기도 침침하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소재 자체를 황당하게 잡아놔서 그런지 그부터가 모든 상황을 즐겁게 만들어냅니다. 


 <뺑반>은 그에 반해서 다소 칙칙하고 어두움 속에서 영화를 끝까지 이어가는데요. 재미를 추구하기보다는 카체어싱과 영상 쪽의 도전정신이 강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놀랐던 것 같아요. 우리가 레이싱 영화 하면 떠오르게 만드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처럼 비슷한 느낌의 박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즌에 등장한 영화이나 색깔이 너무나 다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속빈 강정이었던 <뺑반>보다는 내용적인 측면의 알맹이까지 채웠던 <극한 직업>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뺑반>은 전형적으로 보이는 것에만 집중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연출도 나쁘지 않았다고 보고 카체어싱에 대한 도전도 멋졌습니다만 스토리가 말할 것도 없이 완벽하게 꽝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을 벗어나지 않는 스토리에 개연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평점에는 다 배우들의 칭찬 일색입니다. 동의하지만 영화의 전부가 배우"빨"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봐요. 그렇다면 그 안에서 찾아낼 수 있는 보석 같은 내용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뭐, 제대로 비벼지지도 않았는데 숟가락 들고 퍼먹기만 하니 체할 것 같고 더부룩했습니다. 


 <극한 직업>은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내실까지 갖춘 영화입니다. 마약만이라는 특성을 살려냈고 캐릭터 성에 반전을 주었습니다. 배우의 연기는 핵심 요리에 들어가는 각종 조미료라고 봅니다. 굵직한 스토리가 흐려지지 않고 직진성으로 달려나가니 그 속에서 버무려진 배우들의 연기력은 한층 더 밝은 빛을 발합니다. 아름답죠. 누가 들으면 유치하다고 할 수 있을까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해가 안 되지는 않습니다. 그 속에 재미까지 붙잡았으니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고 봐요.


 영화가 끝나고 나올 때 생각을 하게 만들거나, 곱씹게 만드는 작품이 있다면 "내가 뭘 본 거냐"라고 스스로에게 되묻게 만드는 작품도 있습니다. <극한 직업>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즐겁게 웃으며 나왔던 것 같습니다. 대박이다, 대단하다, 진짜 웃기다는 말들이 관객들의 입에서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극한 직업>은 전형적으로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 영화였고 곱씹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홍보했던 대로 "재미"라는 핵심을 놓치지 않았고 "스토리"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관객과 함께 호흡했으며 끝까지 흥미를 포기하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뺑반>은 내가 보여줄게, 보이는 것만 보고 나머지는 잊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크레디트가 올라가면서 글쎄 하고 머리를 긁적이게 됐고 난 손뼉 치지도 못했는데 먼저 떠난 느낌이었습니다. 핵심이 무엇인지, 그것이 과연 옳게 비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쉽고 안타까웠어요. 



 <극한 직업>은 연일 고공 행진 중입니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하늘을 찌르며 아마 이대로라면 1000만도 넘지 않을까 싶은데요.  2월 1일 기준으로 500만을 돌파했으니 설 연휴가 끝나는 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봅니다. 이렇게 승승장구할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입소문일 것 같아요. 저도 주변 사람들에게 진짜 재밌으니 꼭 봐라라고 말할 정도고 두 번 보고 싶은 영화니까 말입니다. 


설에는 어떤 영화를 '먼저'봐야 할까 고민하신다면 주저 없이 <극한 직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즐거운 설 명절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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