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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Oct 23. 2019

RE-WRITE : 자기관리론

데일 카네기 : 자기 관리론 #3


Chapter 3. 행복해지는 방법


"아들아, 먼 곳으로 떠났지만 여전히 괴롭지 않니? 네 안에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 ... 아직 닥치지도 않은 일에 지나치게 걱정하기 때문에 괴로운 거야." - 105p



나는 가끔 무슨 일이든 무턱대고 해내는 사람들이 부럽다.

나는 여전히 그 용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런 경우다.


고등학교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사회복무요원을 끝내고 훌쩍 남미로 떠나버렸다. 나는 당시 월급쟁이로서 이미 일찍 사회 생활을 시작했고 착착 다음 단계를 위한 걸음을 내딛을 때였다. 친구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을 남미에서 사용하기로 했지만 결국 몇년이 지난 뒤에야 대한민국에서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녀석이 20대 초반에 남미로 떠났고 이제 20대 후반의 끝자락에 만났으니 꽤나 오랜 시간을 남미에서 보낸 셈이다.


많은 친구들이 물었고 나도 물었다. 하필 다른 곳도 아닌 남미였냐고. 그리고 굳이 그렇게 긴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어야만 했냐고. 친구는 개의치 않았다. 원하는대로 삶이 풀리진 않았지만 그곳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반려자도 만나고 고국에서 새로운 직장도 구해서 철없던 시절의 추억들을 뒤로한채 현재의 삶에 열중하고 있었다. 내심, 그것이 부러웠다.


20대 초반 사회로 던져진 나의 삶에는 항상 '만약'이 존재했다. 20대의 열정이 '만약'을 이겨내는데 조력했지만 이제는 30대를 바라보며 '만약'은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을 때 하늘을 바라보며 미래를 꿈꾸던 나는 어느새 사라졌다. 그 '만약' 때문에 나는 오늘의 안정감을 포기하지 못한다.


혹자는 이런 삶을 위해서 치열하게 오늘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고,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마인드는 바로 "비교"에 있고 그 비교 속에서의 욕심을 내려놓으라고 재차 강조하지만 확신하건데 데일 카네기 조차도 이런 고뇌 속에서 살았으리라. 그만큼 쉽지 않기에 나는 오늘도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고 걱정하며 현재를 살아간다. 쉽지 않은 굴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이런 사실을 다시금 각인하며 내려놓음을 실천하는 오늘이 되야 될 것 같다. 


녀석은 하루 하루 피곤하지만 아마도 당당히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또 언젠가 필요하면 훌쩍 다른 곳으로 떠날지도 모를 일이다.

그 언젠가가 되면 나는 또 어떤 삶을 살며 녀석을 바라보고 있을까? 다만 그때에 나는 조금 더 큰 결단을 내릴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잘 것 없는 작은 피리라도 삶의 교향곡을 멋지게 연주해 낼 수 있다." - 138p 




그릇이 아무리 커도 담긴 음식이 형편없다면 사람들은 혹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아무리 작고 형편없는 그릇이라도 그 맛이 기가 막히다면 그 그릇은 더욱 가치 있어 질 것이다.

그릇의 크기는, 아름다움은 중요하지 않다라고 들릴 수 있지만 이 부분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맛있는 요리를 가졌다 하더라도 그릇의 아름다움은 반드시 수반해야 한다.

세상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보잘 것 없는 작은 피리라 할지라도 삶의 교향곡을 멋지게 연주해 낼 수 있다.

그러나 기왕이면 다홍치마.

피리로 만족하는 삶보다는 피리가 주인공이 된 합주곡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혹은, 피리 이상의 아름다움을 가진 악기를 다루면 좋지 않을까?

만족이라는 것이 이렇다.


조금 더, 조금 더, 하다보면 진짜 더 올라갈 수도 아니면 그릇이 깨지거나 가지고 있던 피리가 몽둥이가 되거나. 

성인 군자들이 세상 천지에 널려있다면

SNS는 진작에 망했을 거다.


"이젠 그저 삶의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 147P



이 말을 직접 한 인물은 삶의 바닥까지 치고 왔던 사람이다.

24살의 나이에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지만 휠체어를 타고 미소를 잃지 않는 남자였다.

남자는 말한다. 24살 자신의 삶은 미쳐있었고 본연의 모습을 찾기 힘들었으며 절망의 나락 속에 있었노라고.

그러나 이제는 그때 그 사고가 불행이었냐는 질문에 이런 멋진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세상을 살다보면 필연적으로 작거나 큰 사건 사고들이 지나친다.

누군가는 작게 베인 것 같은 상처도 누군가에게는 가슴 깊이 찔린 자상이 되곤 한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사람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짐승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는 '사람 스컹크'라고 하기도 하더라만) 이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이면 저런 멋진 말을 나도 할 수 있을까?


나에게도 분명 이런 사건과 사고들이 있었다.

불과 엊그제에도 있었고 내일 혹은 모레에도 있을지 모른다.

24살 그 청년에 비하면 세발에 피일지라도 나에게는 큰 사건일테지만 말이다.


이런 일들이 모여서 누가 나에게 과거의 일들이 불행하지 않았냐 묻거든

"그냥 스쳐가는 일이지 뭐, 허허."

하고 웃어 넘기는 성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 미숙해서 성인이 되기에는 멀었다.

허허 하고 웃는 법도 배우기에는 멀었다.


그래도 오늘은 허허 하고 웃어보련다.

내일봐,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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