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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Dec 14. 2016

그들의 아름다운, 아련한 로맨스

영화 <라라 랜드>

 영화의 시작부터 그 끝에 이르기 까지. 요즘 TV속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그런 말도 안되는 사랑이 아니라, 진짜 진솔한 두 남녀의 사랑이 2시간이라는 영화 속에서 음악과 함께 얽히고 섞이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위플래쉬에서 드럼으로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었던 감독 다미엘 차젤레가 다시 음악으로 그리고 로맨스로 스크린에 '작품'을 내 놓았다.

 나는 이 영화를 정말 작품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세밀한 감정의 묘사와 노래를 통해서 영화 그 이상의 감동을 충분히 주었기 때문이다. 왜 진작에 보지 못했을까 싶기도 하고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이 계신다면 꼭 추천해 드리고 싶다.

 <라라 랜드>는 두 가지 특별한 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당연히도 음악이다.

 재즈 풍의 음악이 처음부터 귓전을 때린다. 꽉 막힌 도로에서 사람들이 달려나와 노래와 춤으로 영화의 시작을 알리며 "지금부터 끝내주는 영화 한편 시작하니까 단단히 긴장하고 있어"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만큼 영화는 끝내줬다.
 재즈를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지망생 미아가 만나 그들의 만남이 있을 때마다 펼쳐지는 음악의 향연은 색다른 느낌으로 무엇보다 세바스찬과 미아의 감정선을 대변한다.

 정말 놀라운 것은 메인 음악으로 자주 등장하는 <CITY OF STARS> 라는 노래가 영화의 흐름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영화 안의 등장인물의 마음에 내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 엄청난 몰입력을 가진 영화가 아니라면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라라랜드>는 그 해결책을 음악을 통해 잘 해소해 낸 것 같았다. 
 
 그 덕분인지 음악 차트에도 라라랜드의 음악들이 몇몇 올라와 있고 라라랜드의 OST를 찾는 글들도 많아졌다. 스토리가 있는 음악은 이래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음악만 들어도 그때의 감정이, 그 장면들이 되살아나니 말이다.



 두번째는 현실성에 있다. 

 요즘 드라마에서 나오는 연애 이야기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진실로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연애사는 도통 찾아보기 힘들다. 세바스찬과 미아의 연애는 그렇지 않다. 그들의 생각하는 삶, 그리고 꿈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찰하고 그를 향해 달려가면서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지탱한다. 그 속에서 연애를 하고 꿈을 이루는 동반자의 느낌으로 사랑을 나눈다. 

 단 하나의 자극적인 표현 없이 진솔한 대사들과 깔끔한 스킨쉽으로 정말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다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그대로 전달한다. 그대로 표현한다. 음악을 통해서 심장을 마음껏 두드려대면서 말이다. 

 특히나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부분부터는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미아는 자신의 꿈처럼 원하던 대 배우가 되었고 세바스찬은 그가 되찾고자 했던 재즈바를 되찾아 클럽을 운영하게 됬다. 다만 그들은 연인이 아닌 남이었다. 미아는 부호와 결혼을 하였고 우연히 세바스찬이 운영하는 클럽에 들어가 그를 만나게 된다. 그들의 추억이 담긴 <CITY OF STAR> 를 세바스찬이 연주하자 그녀는 상상한다. 만약 그와 계속해서 만나 결혼했더라면, 그 생활들의 모습을 미아는 상상한다. 

 5년전 이미 한번의 큰 다툼을 끝으로 이별을 맞았던 그들의 관계에서 미아의 캐스팅 소식을 전하고 캐스팅 오디션이 끝난 뒤 미아가 자신들의 관계에 대해서 물었을 때 그들은 서로 사랑할 것이다 라고 이야기 하며 흘러가는 대로 두자고 말한다. 이것이 연애의 연장선으로 판단할 것 인지, 아니면 결국은 이별로 마무리 된 것인지 둘 중 한가지로 이해한다면 그에 따른 결말이 바뀔 수 있다.

 연애의 연장선으로 판단했다면 결국 미아는 대 배우가 되고 세바스찬과 사랑약속을 배신한 채 헤어져 부호를 따라 결혼을 한 현실적인 여자가 된다. 그래서 자신의 꿈을 이룬 세바스찬을 만나 그와의 결혼생활을 상상하며 현재의 자신의 모습에 어느정도 실망과 안타까움을 느끼는 장면으로 생각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미아는 천하의 나쁜X이 되고 세바스찬은 순정남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이별 후의 5년 뒤 만남으로 판단했다면 아련한 두 남녀의 사랑을 음악을 통해 담아 냄으로서 우리가 언젠가 돌아봤을 때 우리의 마음 속 깊이 남아있는 단 하나의 사랑을 상상하는 모습을 상기 시킬 수 있게 만든다. 아마도 아름답기로는 후자가 더 아름답구나 싶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대단한 결말이라고. 그리고, 대단한 흡입력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했던 사랑을 통해 영화를 이해시키게 만들고 또한 그로 인해서 과거의 향수를 충분히 불러 일으켰으니 말이다.  모두가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지만 결국은 그 사랑을 전부 달성하지는 못한다. 우리는 현재의 불타는 사랑을 충분히 지킬 수 있을거라고 믿지만 그것을 끝내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라라랜드는 사랑에 대한 또다른 모습들을, 우리가 가슴에 깊이 숨겨 놓은 어느날 어느시절의 아름다웠던 연인의 모습을, 그날의 추억들을, 그와 함께 했었을 미래의 장면을 촉촉한 감성과 함께 잘 끌어냈다고 생각한다. 

 단지 음악이어서가 아니라 진실된 이야기와 그 속의 사랑이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당신의 사랑은 지금 어떠한가?


feat. 김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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