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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Dec 15. 2016

평생을 사랑한 두 명의 여자를 위해

영화 <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

기욤 뮈소의 소설이라면 다들 들어봤을 것 같다. 로맨스 소설의 대부이자 냈다 하면 베스트셀러에 이름만 대도 알만큼 유명한 작품들을 많이도 집필해 냈다. 그런 그의 소설 중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가 우리나라에서 영화화되었다. 전에도 말했던 적 있었지만 소설을 읽고서 영화를 보는 편이 아니다 보니 아직 소설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만큼 소설의 내용을 영화로 잘 풀어냈는지에 대해서는 분석해 낼 자격이 없다. 그러나 굳이 이 영화를 거기에 빗대 분석하고 싶지 않다.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소재는 한때 대한민국의 영화와 드라마 계에서 큰 흥행을 일으킨 적이 있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친숙한 소재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소재조차도 새롭게 다가오게 할 만큼 영화는 대단했다. 이 사랑을 지킬 줄 아는 남자 한수현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해보고자 한다.



 그가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러나 그 여자는 이미 죽었고 시간이 흘러 나에게는 또 다른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죽은 여자에 대한 사랑이 가득 남아 있다. 시간을 되돌려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을 만큼. 수현은 그의 사랑 연아와 그의 딸 수아를 평생에 걸쳐 사랑해 왔다.  그런 그의 삶에서 우연히 기적이 찾아왔다.

 그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번의 기회를 얻는다. 시간은 단 20분. 그렇게 그는 연아를 단 한 번만이라도 보기 위해서 과거로 돌아가고 거기서 젊은 자신을 만나게 된다. 젊은 자신과 만나면서 수현은 결국 연아의 죽음에 대해서도 전달하게 되지만 그녀를 살리면 수아의 존재가 없어지게 되기 때문에 수아도 지키고 연아도 지키는 선택을 하게 된다. 

 한 남자가 30년이 넘는 세월을 그렇게 버틴다.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여자를 살리고도 그 이후에 생겨날 수아를 위해서 살려낸 연인을 매정히 무시하고, 자신과 정말 친한 친구도 그의 안위를 위해 삶에서 내버린 채 오직 딸만을 위해 살아간다.

그것이 미래의 수현의 선택이었고 결국 과거의 수현의 수긍이기도 했다.



영화 내내 젊은 수현과 연아는 너무 아름답다. 그들의 사랑은 그것이 연기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청순하고 맑으며 서로를 위하는 진실된 마음이 눈을 통해 가슴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그렇게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서 놓아주어야만 하는 수현의 고통 역시 애잔하게 가슴을 울린다. 

 생각해봤다. 미래의 내가 어느 순간 뜬금없이 나타나서 현재의 나에게 나의 연인이 곧 죽는다고 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녀가 살려면 그녀의 존재를 앞으로의 인생에서 지운 채 살아야만 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괴로운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당장의 젊은 수현에게는 아직 미래에 있을 딸의 존재가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히 전제는 그녀를 위해 떠나야만 한다는 사실이 있을 뿐더러 미래의 딸의 이름이 연아가 자식이 생기면 이름 붙이자고 약속했던 '수아'였기 때문에 더욱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렇게 결국 그 모진 선택을 해내고 만다. 



 그렇게 지켜낸 연아와 온전히 이별하고 곧 찾아온 그의 딸 수아로 그의 30년은 흐른다. 솔직히 조금 끔찍했다. 수아와의 삶이 끔찍한 것이 아니라, 그가 살아 있는 연아를 분명 알고서도 버텨낸 그 30년의 세월이 너무 상상이 되어서 끔찍했다. 

 사랑하는 연인이었기에,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고 싶었기에 더욱 가능했으리라 짐작은 되지만 그것은 내 이성적인 생각일 뿐 감성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수현은 그것을 지키며 살아 냈다. 

 영화는 엄청난 몰입도를 가지고 러닝 타임 내내 그들의 사랑, 수현의 삶을 잘 이끌어 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이어지는 내용들에 보이는 배우들의 감정 선과 그 속에 감정이입되어 쉴 새 없이 소용돌이치는 내 스스로의 내적 파도는 내 주위의 시간들을 완벽히 영화 속으로 던져 내어 흐르게 만들었다. 

 일반적인 로맨스 물이 아니었기에, 한편으로는 생각해 볼만한 여지를 던져준 영화였기에 더 뜻깊게 다가왔던 것 같다. <라라랜드> 보다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연인과 함께 챙겨본다면 좋을 것 같은 영화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일 것 같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내 보면서 이만 글을 마치고 싶다.

 만약 당신에게 지금 사랑하는 연인이 있다면 현재, 지금 이 시간에 충실히 사랑하자. 언제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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