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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Feb 24. 2020

RE-WRITE : FACTFULNESS #2


Chapter 1. 간극 본능


"우리에겐 모든 것을 서로 다른 두 집단, 나아가 상충하는 두 집단으로 나누고

둘 사이에 거대한 불평등의 틈을 상상하는 거부하기 힘든 본능이 있다." - 38p





그렇다.

우리는 당연히 너와 나의 간극을 인정한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너와 나 보다는 우리라는 문화가 강한 동양에서, 대한민국에서 조차 흑과 백의 대립이 나날히 강력해지고 있다. 결국 우리는 하나와 하나 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점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거대한 하나와 또다른 거대한 하나가 있을 거라고 믿고 그 사이에서 저울질 할 뿐이다.


그렇게 교육 받아서 일까?

아니면 그렇게 세상이 자꾸만 우리를 몰아가서 일까.

누군가 아니라고 외쳐봤자 결국 자극적인 결과물만을 원하는 우리의 본성이 우리를 그렇게 길들여서 일까.


이 간단한 진실만을 받아 들이고 이해하면

세상은 참 많은 각도에서 조명된다. 옳고, 그르다. 말고 너도 맞고 나도 맞고 그래, 그쪽에 당신도 맞아. 라는 다차원적인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보다 선할 때가 많다는 것도 납득이 된다. 세상에는 수도 없이 많은 답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 자기 중심적으로 결론을 내리고 아닌 것을 배척해 버린다. 그 사이에 떨어져 내린 보다 나은 선택지들이 있음에도 말이다.


왜 이렇게 간단한 진리는 삶에 이렇게나 적용하기가 힘든지 모르겠다.

조금 더 넓은 시야로 많은 것들을 지켜 볼 수 있는 여유가 세상을 두 분류로 나누지 않는 순간 나에게 찾아 올텐데 오늘의 나는 여전히 아둥 바둥이요, 비교 속에서 살아갈 뿐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손에 잡으려는 억지스러운 노력은 결국 언젠가 본 누구네의 삶을 부러워 하기 때문은 아닌가.


모르겠다.

정곡을 찌른 듯 세상을 둘로 나눈다는 문장 속에 통째로 빠져 들어가 그 속에 잠식되어 버렸다.

두개의 눈동자이기에 항상 두개의 결론밖에 보지 못하는 사람의 숙명 같은 건가 보다.

오해를 청산할 때가 된 것 같다.

세상은 결코 하나와 다른 하나로 마무리되지 않는다. 절대 그럴 수 없다.




"그럼 우리는 그들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명심하라. 우리와 그들 역시 똑같은 오해다.

그들을 뭐라고 불러야 하냐고?

두 집단으로 나누는 행위를 멈추는 것이다. 그런 구분은 이제 말이 안된다. - 53p





저자는 개발도상국이라는 말이 꽤 무례한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나 역시도 아직 세상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나누고 있으니 뭐라 할 말은 없다.


저자가 이제는 개발 도상국이라고 불러서는 안된다고 한다면 강연에 찾아온 청중들은 대번에 이런 질문들을 하는 모양이다.


"그럼 우리는 그들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여기서 조차 간극본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선진국에 사는 우리들은 그들을 우리 밑의 어느정도 수준을 나타내는 말로 반드시 정의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신의 노력으로 선진국이 된 것도 아니면서 선진국 수준의 국가에서 태어나 이미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을 안타까워하고 자신의 아래로 두고자 하는 것이다. 그 모습이 결국은 내 모습인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 상황 속에서 저자가 말하는 네 단계 명명법을 사용하자마자

이 나라에 태어나 사는 나는 정말 얼마나 유복한지, 그리고 지금 내 삶의 질은 또 얼마나 굉장한 수준인지 대번에 느끼게 된다.


소득 수준으로 인류는 네단계로 나눠 보자.


1단계 : 하루에 1달러에서 4달러를 벌고 쓴다. 오늘날 약 10억의 인구가 이정도의 수준에서 삶을 살아간다. 거의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2단계 : 하루에 4달러에서 8달러를 벌고 쓴다. 오늘날 약 30억의 인구가 이정도의 수준에서 삶을 살아간다. 어느정도의 이동수단을 가지고 식사를 하며 삶을 살아간다.

3단계 : 하루에 8달러에서 32달러를 벌고 쓴다. 오늘날 약 20억의 인구가 이정도의 수준에서 삶을 살아간다. 이제는 조금 번듯한 곳에서 교육도 받으면서 보다 나은 삶의 질을 누리게 된다.

4단계 : 하루에 32달러 이상을 벌고 쓴다. 오늘날 약 10억의 인구가 이정도의 수준에서 삶을 살아간다. 대부분의 모든것이 갖춰진 높은 질의 삶이다.


이 단계 분류속에서 내가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 1달러가 한국돈으로 만원 정도에 해당한다고 오해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 삶의 단계는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을 고쳐먹자마자 나의 삶의 단계는 치솟았다. 생각해보라. 1단계의 사람들은 하루에 고작 천몇백원으로 살아간다. 한달 꼬박 벌어봐야 4만원 남짓 되는 돈이다. 대한민국에서 한달에 4만원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 물론 가끔 일주일에 만원으로 살기, 한달에 몇만원으로 버텨보기 같은 이미 누리고 있는 삶에 이벤트성 환기를 부르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마는 10억이나 되는 인구는 이런 삶을 매일 매일 견뎌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절대적으로 4단계의 삶을 살고 있다. 대한민국에도 물론 4단계 이하의 삶을 사는 사람들도 더러 있겠지만 국가적인 지원만 받아도 2단계 이상의 삶을 살 정도로 좋은 나라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1단계에서 2단계 이 단계적 성장을 하는데는 길게 잡아 한 세대의 시간이 지나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또한 단계가 낮을 수록 하루에 버는 돈인 1달러 씩 증가할 때마다 삶의 만족도 역시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이미 4단계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32달러 이상의 가치를 벌어봤자 크게 다른점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이다.

이미 누리고 있던 것들에 감사하지 못하는 삶을 사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지금의 소득이 사실 어디가서 떵떵거릴 수준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쓸수 있는 공간과 편안한 집과 두 대의 차와 두 마리의 고양이를 데리고 결혼까지 해서 살아가는 삶이 누군가에게는 원하고 바라는 삶일 텐데도 말이다. 많은 것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간극 본능을 억제하려면 다수를 보라." - 70p





하나와 다른 하나로 나누지 않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다수를 보는 삶을 산다면 적어도 마음이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나와 다른 상황을 보며 위안을 삼으라는 말은 아니다.

그저 그 속에서 이미 누리고 있는 것들을 잊어 버리며 스스로 옥죄어 숨막히는 삶을 산다면

얼마나 우매한지를 다시 지켜볼 수 있다라는 것이다.


훈련이 필요한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기도 하다.


입에 붙을 정도로 많이 쓰는 우리라는 단어가 다수 역시 포함된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며

간극 본능을 억제하는 오늘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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