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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Mar 03. 2020

RE-WRITE : FACTFULNESS #6


Chapter.5 크기 본능


"2016년에 420만 명의 아기가 죽었다. ...420만 명은 2016년의 수치다. 그 전해는 440만 명이었고, 또 그 전해에는 450만 명이었으며, 1950년에는 1440만 명이었다. 오늘날에 비해 해마다 약 1000만 명이 더 죽었다. 이렇게 비교하면 그 끔찍한 수가 갑자기 적어 보인다. 사실 관련 데이터를 측정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 냉정하게 계산하고 효과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186p





저자가 의사였던 시절에 그는 모잠비크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아이의 죽음은 너무나 흔한 일이어서 저자는 자연스럽게 고통스럽지만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죽음의 경중을 따져야 했을 것이다.


스웨덴에서 같은 의사로 일하던 그의 친구가 타향 만리의 그의 일터로 잠시 묵으러 왔을 때 마침 한 아이가 병원으로 실려왔다. 저자는 자연스럽게 늘 하던 대로 나름의 '효율'적인 방법으로 아이를 치료 했다. 스웨덴에서 온 친구는 그의 태도에 크게 실망했고 이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저자는 말한다. 모든 아이들에게 그런 식으로 대했다간 이곳에 의사들은 전부 과로사 했을 거라고 말이다. 그에게는 이곳에 실려온 단 한 아이의 생명보다 모잠비크에서 병원에 도착조차 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모든 아이들의 생명에 대한 책임을 더 크게 지고 있는 듯 했다.


2016년에는 420만명. 그러나 1950년에는 1440만명.

슬프고 비극적인 사실이고 또한 숫자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냉정해서 오히려 잔인해 보이기도 한다.


나는 잠시 책을 내려놓고

당황스러운 마음을 가지며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할 것인가 고민했다.

언뜻 봐서는 저자는 과연 사람인가 싶다. 수치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면 저런 마음이 드는 가 싶다.

그러나 내 인생의 모토가 그렇듯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서 일반 사람이 경험하기 힘든 일들을 우후죽순 거쳐온 그의 삶을 원인으로 삼아보면 저자의 태도가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그는 모잠비크의 모든 아이들의 사망률을 낮추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는 지쳐서는 안된다. 의사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또한 더 위급한 상황에 대비했어야 했을 거고 모잠비크에서 흘러들어오는 조그만 자원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했을 것이다.


눈앞에 단 하나의 생명에 집중할 것인가.

이곳에 오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다른 다수의 생명에 집중할 것인가.


당신은 어디에 집중하겠는가.

a도 옳고 b도 옳다. 어떤 선택지도 쉽게 손을 들어 줄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책에서 거듭 강조하듯 자원은 항상 제한적으로 그것을 보다 다수에게 사용해야 옳다는 것이며세상은 다수보다는 소수에 집중해서 자원의 낭비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감성에 호소하여서 말이다.


읽으면 읽을 수록 내 도덕적인 가치와 맞지 않는 숫자 놀음에 가끔은 이골이 나서 머리를 부여잡게 되지만

현실을 직시해야하는 시선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 쉽게 책을 놓을 수 없다. 또한 내 a라는 선택이 장차 미래에는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나에게도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깊이 알면서도 선택지를 내려 놓을 수 없다는 사실 역시 내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1950년의 신생아는 9700만 명이고, 사망한 아이는 1440만 명이다.

이때 전체 아동 사망률을 구하려면 사망자 수를 신생아 수로 나눈다. 그러면 15%가 나온다.

1950년에는 신생아 100명중 15명이 첫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 전에 죽었다는 뜻이다.

이제 가장 최근 수치를 보자. 2016년의 신생아는 1억 4100만 명이고, 죽은 아이는 420만 명이다.

사망자 수를 신생아 수로 나누면 3%가 나온다.

전 세계에서 신생아 100명 중 첫 번째 생일이 되기 전에 죽는 아이는 3명에 불과하다.

와, 영아 사망률이 15%에서 3%로 줄다니! 사망자 수가 아닌 비율을 비교하니,

최근 수치가 갑자기 놀랍도록 낮아보인다.

인간의 목숨을 놓고 이런 셈을 하는 걸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셈을 하지 않는 것이 되레 부끄럽다고 생각한다.

나는 하나의 수만 보면 내가 그걸 잘못 해석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다.

하지만 수를 비교하고 나눠보면 희망이 보이기도 한다." -197p




그의 마음과 크기 본능의 본질을 돌파하는 구절이다.

15%의 수치에서 3%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420만명의 아이가 2016년에 죽었다는 사실을 다시 들었다고 가정해보자. 뜬금없이 2016년에 420만명이나 되는 아이가 전세계적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보다 덜 마음이 비참해 질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덜 비참한 내 마음이 맞는 건가 하는 심리적인 오류도 경험하게 된다.


그도 말한다. 인간의 목숨으로 셈하는 것이 부끄러운 사람들이 있다고.

나는 어쩔수 없이 대답한다. 아직 내게는 참, 부끄럽다고.

그는 대답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셈을 하지 않는 것이 되레 부끄럽다고.

나도 대꾸한다. 그 말에도 참, 동의한다고.


내가 생각하는 정답은

아이의 죽음에 대한 수를 통해서 우리는 충분히 비통해야 한다.

그것이 1950년의 1440만명이든 2016년의 420만명이든 말이다.

이를 비교해서 15%보다 3%로 준 지금 이 현실이 얼마나 아름다워졌는가! 지구촌은 정말 살기 좋은 환경이다! 라고 헛소리를 지껄일 사람은 없을 거라 믿는다. 15%든 3%든 한 살조차 되지 않은 아이들이 100명중에 아직도 3명이나 죽어가고 있다.


현 실태를 바라보며 아직도 지구촌은 아이의 생명을 위해 고군분투 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우선 가졌다면

무턱대고 나에게 420만명의 생명을 보라고 이야기 했던 진실로 위장한 선동에 휩쓸리지 않고

세계는 여전히 노력중이라는 믿음을 가지며 나의 자원을 보다 안정적으로 효율적인 곳에 어떻게 하면 투자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아니, 420만명이나 죽었다고?

망할 세상 아냐! 하고 앉아서 욕하고 앞장에 나왔던 사람들처럼 아무 생각없이 또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15%에서 3%로 줄었으니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세계적 기구는 어떻게 일하고 있으며, 나는 어떤 부분을 조력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보다 선하다는 것이다.


선동에 있어서 단순한 수로 크기를 비대하게 만드는 전략은 꽤나 잘 통할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본능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으려거든 불편한 사실일 지라도 일단은 다른 더 넓은 범주의 수와 비교해 보아야 한다.


또한 행동해야 한다. 진실된 사실을 붙들고 말이다.

이번 장에서는 특히 아이의 수에 대해서 나오다 보니 감정적으로 납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선동되지 않고 충동적으로 등장한 수치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는 것으로 결론을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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