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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an 09. 2021

MOVIE DIG [ 미드 나이트 스카이 ]

모르겠다.

내가 왜 이 영화를 누르게 됐는지. 


영화관에 안간지도 한참이 지났다.

이 블로그에 영화 리뷰가 끊어진지도 오래 됐다.

다만 영화가 고팠고 종종 찾은 넷플릭스에서 즐긴 라이트한 영화 중 어떤 작품도 쉽게 글을 향한 걸음에 동기를 부여해주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그냥 운동을 하려고 했다.

볼만한게 필요했고 마침 넷플릭스의 '스위트홈'도 정주행을 마쳤다.

유투브는 너무 단타라 길게 보고 싶었다. 

영화 칸을 찾아서 영화 TOP 10 리스트를 보는데 4위에 이 영화가 있었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뭐, 일단은 SF 장르에 아포칼립스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흥미를 끈다. 

그렇겠지 라는 생각에 영화를 지켜보는데 묘한 끌림에 끝까지 보게 됐다. 

그리고 결국 그동안 쳐져 있던 거미줄을 걷어내고 이곳에 또 한번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끄적여 본다. 




조지 클루니가 만들고 조지 클루니가 열연한 영화


조지 클루니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영화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배우로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 맞다. 커피 잔 들고 'What else'를 외치던 그분이다. 

특유의 잘생긴 외모와 중후함 속에 등장하는 위트가 매력적인 이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온전한 외적 모습을 숨겼다. 덥수룩한 수염과 혹한의 추위 속에서 배우 조지 클루니가 아니라 북극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잔류자인 어거스틴 박사만 남았다. 


지구는 결국 생을 다했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외행성 탐험에 열을 올렸고 어거스틴 박사는 젊었을 때 부터 영화 속 현재까지 우주에 대한 희망을 전 세계인들에게 전달하던 과학자이자 우주탐험가였다. 그의 연구에 가지들이 이어지고 이어져 결국 인류는 곳곳에 탐사선을 보낼 정도로 발전했다. 


그러나 시간은 없었다.

결국 대기의 오염은 심각해졌고 지구는 인류의 생존을 더이상 허락하지 않았다.  

어거스틴 박사는 철수하는 연구팀들을 보내고 홀로 기지에 남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k-23이라는 행성 탐사를 마치고 복귀하는 우주의 우주인들에게 지구에는 더이상 가망이 없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이와 동시에 우주에서도 지구와 통신이 두절된채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가까스로 복귀하고 있는 다섯명의 우주인들이 있다. 이 두 공간에서 교차 되는 이야기로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알 수 없는 긴장감과 먹먹함을 가진채 전개된다. 




재미?

글쎄, 잘 모르겠다.

아마 SF 영화라는 측면으로 접근했다면 상당히 루즈했을 거라고 여겨진다.


근데 한편으로는 이것도 하나의 목적인가 싶다.

SF와 아포칼립스. 누구나 와 정말 짜릿한 소재구나, 재밌겠다!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만큼 자극적인 영화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 만큼은 당연히 추측되는 자극 속에서 담백을 뽑아내고 있다. 


내가 느낀 영화 전체 흐름 속에 가장 큰 키포인트는 바로 '선택'이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생의 마지막에 스스로 결정짓는 선택 말이다. 


어거스틴은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삶의 종착지를 선택했다.

우주선의 사람들도 각자 마지막 순간이 다다르자 선택을 이어간다. 

이 선택의 본질은 무엇일까. 


결국 인간의 마지막에 가장 가치있던 것은 주변의 가장 소중했던 인간이었다.

그들이 그리워 그들의 곁으로 가고, 그들에게 저지른 잘못들이 떠올라 고통스러워 하며 

그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다른 인간이 자신의 가족과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코로나 19가 이렇게나 지속될 줄 누가 알았을까.

내가 이전에 쓴 글을 보면 영화관에서 자유롭게 영화를 보고 싶다는 개인적 바람이 깃들어 있다.

그때까지만해도 그랬다. 곧 좋아질거라, 곧 잠잠해질거라.


그러나 지금 인류는 이 빌어먹을 바이러스를 통해 오히려 인류애를 잊어가고 있다.

물론 사지에서 바이러스와 싸우며 사람들을 살리는 일들을 하는 멋진 분들도 많지만 

궁극적으로 전세계인을 이제 지구촌 이웃이라고 웃으며 외칠 수 있을까? 


국가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국경이 폐쇄된다. 

아포갈립스? 전초전의 서막일 수도 있다. 대개 이렇게 시작해서 멸망하는 스토리 아니던가?


모든 것이 무너지는 세상에서 인간은 결국 본질로 돌아오는 모양이다.

인간이 인간을 정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인간 사이에 있어야 한다는 것

돈이나 물질의 가치보다도 결국 물들고 젖어들 수 있는 나를 나로서 인정해주는 사람들을 그리워 한다는 것

나는 자정의 밤 하늘(미드 나이트 스카이)을 보며 이런 생각으로 마무리 하려 한다. 


그런 날이 있다. 

우연히 산 로또가 갑자기 5만원에 당첨된 날.

햐, 1등도 될 수 있었는데 이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5만원이나 됐잖아, 신기하다. 기분이 따뜻하게 좋아진다. 


이런 느낌이다. 

이 영화는 인간의 본질과 삶의 목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더불어 이제는 불가능한 미래가 아니라 어쩌면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도 한번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좋은 영화를 봤다.

잔잔한 밤에 추천한다. 미드 나이트 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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