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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Jan 17. 2021

RE-WRITE : 강신주의 감정수업 #11


Chapter 10. 박애


* 공동체 의식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 *

"박애란 우리가 불쌍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친절하려고 하는 욕망이다." - 121p



자유, 평등, 박애.

어떤가? 세계사라던지 근현대사에서 많이 들어봤을 법한 세 단어 아닌가?

자유와 평등은 이 시대에 참 많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박애는?


아마 많이 아는 단어지만 그 뜻을 제대로 모르고 있을 수도 있고, 몇년만에 들어본 케케묵은 단어일 수도 있다. 인간이 인본주의로 돌입하면서 인류사는 엄청난 소용돌이를 맞게 되었다. 노예 제도의 폐지가 우후죽순 파도처럼 밀려오다가 국가와 국가간의 이념 차이가 생기기 시작하고 서로의 옳음을 주장하며 지구가 불바다, 피바다가 되기도 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가 승리 노선을 타면서 자유와 평등은 현대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가치가 되었다. 인간은 자유로워야 하고 또한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선에서 평등해야 한다. 그럼, 마지막 핵심 가치였던 박애는 어디갔는가?


이번 박애 편에서는 고전 문학 [레 미제라블]의 장발장을 통해 진정한 박애주의자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장발장이 박애주의자라고? 에서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다. 그는 범죄자 출신이기 때문이겠지. 그의 젊은 시절은 형제들을 구하려다가 잡혀들어간 19년의 옥살이 속에 분노만이 남아있었다. 빵을 훔쳤다고 19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해? 이가 닳을 정도로 증오했을 것이다. 세상 자체를.


그런 그가 성당에서 신부님에게 큰 은혜를 받고도 은집기들을 훔쳐 달아날 수 있었던 것은 19년간 마음속에 쌓인 분노 때문이었으리라. 그러나 저자가 말하듯 신부의 박애에 의해서 장발장은 다시 태어난다. 우리가 익히 아는 모두에게 선함 그 자체이자, 고아를 자신의 친 딸만큼 아꼈던 박애주의자로 말이다.


박애에는 대가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도 우리가 박애의 감정을 갖게 되는 대상과 비슷한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레 미제라블 /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을 붙였는지 이해가 된다. 내 삶이 가장 비참해질 때, 인생이 바닥까지 떨어질 때, 그만큼 모든 사람들 품어 줄 수 있는 역량을 기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좌절하지 말고 그 바닥을 차고 올라오는데 성공한다면

우리는 마침내 박애의 감수성을 배우게 되니까 말이다." - 123p



처음 알았다. 레 미제라블이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걸.

사람은 경험을 바탕으로 시간을 보내고 늙어가기에 내 바운더리에서의 최악의 경험들을 겪고 성장한다. 술 한잔 하면서 돌이켜 봤을때 고개를 절로 저으며 한숨 쉬게 되는 일을 타인이 지금 이순간에 겪고 있다면 당신은 아마 측은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것이다. 그 사람이 내가 이겨낸 것 처럼 이겨내기를 바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바랄 것이다.


그것이 박애다.

당신이 이겨낸 그 시간이 박애라는 감정의 순수한 발동조건이 되는 것이다.

장발장의 19년은, 이 비참한 시간들은 그에게 바다와 같은 박애 정신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아, 어쩌면 장발장의 박애 정신은

빅토르 위고가 알려주고 싶었던 그 시대의 모든 비참한 사람들을 향한 마음이었을 수도 있다. 장발장에 눈에 보였던 비참한 사람들 때문에 장발장은 박애라는 감정을 계속해서 쌓고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서두로 돌아가서

세상은 자유롭고 평등하다. 몇몇 국가들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인류가 만족해 마지 않은 가치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속에서 마지막 막내, 박애를 잊고 살고 있다. 박애는 대가가 없다. 내 마음에 박애라는 감정이 들어오면 우리는 대상을 자꾸 바라보게 되고 돕고 싶게 된다. 그것을 실천해 내는 것이 굉장히 어려울 뿐, 해내고 나면 알수 없는 뿌듯함이 몰려온다.


인류사가 발전하며 뿌리내린 가치 속에 왜 박애는 여전히 뿌리 내리지 못한채 여기 저기 듬성 듬성일까. 대가 없는 친절은 오히려 독이라고 말하는 시대여서 그런 것일까? 개인주의에 젖은 우리의 삶 때문일까. 아쉽고 안타깝다.


당신의 고통이 오늘의 당신을 만들었다.

당신이 고통스러웠던 순간에 당신에게 박애의 감정을 보였던 사람을 잊지 말아라.

그 사람의 박애가 당신에게 또다른 박애의 기회를 만들어 줬으니 말이다.


장발장이 은촛대를 받아 들고 한 순간에 삶을 바라보는 시야를 바꿨던 것 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삶에 박애라는 감정을 숨기고 억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박애, 그것은 또다른 순수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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