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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an Nov 14. 2016

유쾌하고 즐겁다. 유해진표 코믹!

영화 [럭키] 

 럭키 럭키 많은 사람들이 호평한 영화. 유해진씨가 주연을 맡았고 킬러가 기억을 잃는다는 흥미로운 소재로 충분히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보고 싶었지만 개인적인 일들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챙겨 보게 되었다. 역시 호평 일색인 영화는 누가 봐도 그러한가 보다. 

 정말 재밌고 즐겁게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즐길 수 있었다. 이 매력적인 영화에 대해 몇가지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이준이 맡은 배역 '재성'은 정말 답없는 캐릭터이다. 그러나 밉지만은 않다. 목욕탕에서 처음 본 사람의 외향적인 부를 보고 그가 사고가 나자 마자 담대하게 그의 모든 것을 자신의 것인양 사용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도입부일 수도 있지만 그 배경에는 벼랑 끝까지 내몰린 자신의 모습이 있다. 단역 배우로 삶을 이어가지만 돈은 들어올 곳도 없다. 천성이 게을러서 그렇지 마음만은 여리고 착해서 자살 한번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세상 사는 것이 지옥과도 같은 그가 마지막으로 씻고 죽자고 다짐하며 찾은 목욕탕에서 만난 부자 아저씨의 사고는 개과천선하고자 하는 하나의 기회가 아니라 '어차피 죽을 거 떼깔 좋게 살아보자'고 하는 하나의 시위 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돈놀이는 방탕으로 연결되어 부자아저씨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 당당해져 간다. 그의 정체를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단지 짐작만으로 그의 행세를 한다. 돈을 쓰는 재미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돈 앞에서 당당해지는 그의 모습이 어떻게 보면 우리가 원했던 "로또"맞은 모습은 아닐까? 하는 생각해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킬러인 유해진이 맡은 배역 '형욱'은 목욕탕에서 우연한 사고로 기억을 잃는다. 자신을 후송시켜 줬던 구급대원 '리나'의 도움으로 회복되고 나와 자신이 원래 뭐하는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살아간다. 그렇게 천천히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겪는 그의 삶은 킬러의 삶보다 의미있다.

 사람을 죽이면서 돈을 번다. '재성'이 보여준 '형욱'의 차, '형욱'의 집, '형욱'의 악세사리. 그 모든 것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돈의 힘이 깃들어 있다. 멋있어 보이고 대단해 보인다. 삶은 저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하고 생각한다. 그렇게 '재성'도 우리와 같은 생각으로 '형욱'인 척 살아간다.

 그러나 기억이 돌아온 '형욱'은 이야기 한다. 자신이 '재성'이 되어서야 [꿈]이라는 것이 생겼다고. 허탈하게 웃으면서 말한다. 그 멋진 집에서, 으리으리한 삶 속에서 살았을 '형욱'이 비루한 단역배우가 되어서 살아가며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삶이 더 재밌고 즐거웠노라 말한다. 

 종종 우리는 과정이 아닌 결과를 보고 산다. 세상에서 가진 것이 전부인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어딘가에서 감명 깊은 말을 듣고 오면 나는 왜 그렇게 살지 못하는지 비관하고 행복은 어디 있는 것인가 불만만 뱉어내곤 한다. 만원만 가져도 행복하다는 사람의 말을 비난한다. 그러나 행복은 마음가짐에 있다. 내가 살아감에 즐겁고 유쾌하다면 그곳이 어느 위치가 되었든지 행복하지 않을까? 

 집 한구석에 5만원짜리 돈이 몇백개씩 말려있는 박스가 몇십개가 있어도 그 집에 홀로 있는 자신보다 사람들과 함께 부딪치며 사람답게 살아가는 자신이 더 마음에 들었던 '형욱'에게는 적어도 행복의 기준이 그랬으리라.


 그래서 이 영화 제목이 럭키 인 것 같다. 키 하나로 시작된 작은 우연이 정말 행운(럭키)이 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잔혹한 킬러가 끝내 잔혹한 킬러로서 삶을 마무리하기 전에 그에게 진정으로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행운과도 같은 키가 아니였을까?

 유해진 표 개그 연기, 사실 개그라고 하기에는 자연스러운 느낌의 연기였기에 더 좋았고 재밌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난 이준도 정말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고 중간 중간 카메오로 출연한 배우들도 반갑고 좋았다. 영화를 보면서 행복하다 즐겁다라고 느끼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다. 

 스플릿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자극적인 것에 익숙한 우리에게도 가끔은 이렇게 행복하고 즐거운 영화들도 서클링을 해줘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혹여 아직까지 럭키를 보지 않으셨다면 영화를 내리기 전에 꼭 한번 보고 오시길 추천해 드린다. 2시간동안 즐겁게 몰입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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